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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아터테인 ARTERTAIN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63-4(연희동 717-14번지) Tel. +82.(0)2.6160.8445 www.artertain.com
판화를 하고 사진을 하면서 보이지 않던 과정적 행위를 눈에 보이도록 서서히 드러낸다. ● 25년 정도 넘게 해 온 그러한 행위-감각들이 몸 안을 떠돌다가 조금씩 흘러나오게 되었다. ● 바닥에 펼쳐놓은 캔버스의 중력과 몸 전체가 수직으로 만나는 행위, 캔버스의 겉면 또는 마땅히 이미지가 있어야 할 자리에 선오브제(테이프)를 붙이고 떼어내는 행위, 화면의 마티에르와 건조한 목탄이 만나는 순간의 압력과 속도의 세기 등. 이러한 행위를 판화와 사진작업을 하면서 왜 오래도록 지속해 왔을까. 내 몸을 존재 증거로 삼아 세계의 경계를 인식하고 그 경계의 확장을 경험하고 있던건 아닐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현실은 직접적인 소통과 관계가 차단되고 숨 쉬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되었다.
자아, 관계, 불완전, 경계, 연속 같은 내 작품의 키워드에 '몸'이라는 단어를 넣었다. 몸을 그린것도 아니요, 몸을 소재로 한 것도 아니다. 생명이 연속하는 세계에서 몸(의 흔적으로 이루어진 그림들)을 매개로 그러한 경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계의 공존을 말한다. ● 선은 경계를 나누기도 하지만 어느 한 세계로 편향되지 않는 공존의 태도를 지닌다. 작가로서 내게 중요한 것은 선의 방향성보다 그 접촉면인데 이것은 본인이 세계에 대해 가지는 소통 방식이자 태도이며 작품의 조형 요소 중 중요한 부분이다. ● 전시제목 『확장하는 몸』은 그간 머리로 인식하고 눈으로 보아온 세계의 확장을, 스스로 확장하려는 몸의 능동성, 드러나지 않는 행위들의 연결성으로 나타내려는 의도이다. 그 안에 세계(의 경계)가 가지는 생명 요소간의 관계성과 예측불가능성의 선이 있다. ● 경계위에 선. 그 위에서 오늘도 확장하는 몸. (2021. 10.) ■ 김지혜
확장된 경계에 놓여진 몸 혹은 선 ●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 보면, 당연히 숨이 차다. 하지만 그렇게 차오른 숨은 엄청나게 산소를 소모하게 되고, 그 반대로 많은 양의 산소를 흡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이는 간혹, 결핍이라는 것이 채움의 이유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숨가쁘게 깨닫게 해 주는 순간이기도 하다.
우리의 신체 혹은 몸으로부터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는 것. 여전히 우리는 우리의 몸을 움직임으로 인해 생각해야만 하는 수없이 많은 과제를 떠안아야 한다. 해서 누군가는 육체와 정신의 분리적인 사고를 했고, 누군가는 그것은 분리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을 그 오랜 시간에 거쳐 해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그것보다는) 무엇을 위해 이 답이 없는 질문들이 왜 여태껏 끊임없이 이어져야만 했을까. 그건, 어쩌면 우린 생명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기는 하다.
김지혜 작가는 우선, '몸'을 통해 생명을 그리고, 그 근간이 무엇인지 한번은 바라봐야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 하다. 작가는 그것을 흑백의 대비가 강한 순간의 감정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면서 찾고자 하고 있다. 몸은, 단순하게 물리적으로 연구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지만 물리적으로 여전히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을 수 밖에 없다. 왜냐면, 몸의 구성을 물리적으로는 충분히 연구될 수 있으나 영혼과 같은 정신적인 부분, 몸을 움직이게 하는 생명은 단순히 연구만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는 몸이 의미하는 다양한 생명의 단서를 찾기 위해 몸의 의미를 넘어 그 의미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연구하고, 그리는 행위로 실험하고 있다.
몸은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인식되는 '나' 다. 이는, 나와 너를 구분 짓는 경계이기도 하다. 각각의 몸은 서로를 대변하는 역할을 통해 서로를 대변하고,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부딪힌다. 그 몸의 부딪힘은 곧 삶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에너지가 다시 다른 에너지들과 관계하면서 생명이 형성되고, 생명은 곧 희망을 의미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또한, 그 에너지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소통하고 싶다고 말한다.
몸이 없으면 생명도 없다. 반대로, 생명이 없으면 몸 역시 없다. 육체, 신체와 몸의 의미는 같으면서도 정말 다른 것 같다. 육체, 신체는 나름 물리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읽혀진다. 하지만 몸은 우리의 정신성까지 담보하고 있는 듯 그 의미가 확장된다. 작가는 그러한 몸의 확장된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그리는 행위 즉, 움직임의 흔적을 통해 선을 표현하고, 그 선의 중첩은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에게 몸은 생명이라는 희망을 만들고, 그로 인해 적당한 환상을 가져다 주는 가장 순수한 언어이면서 동시에 가장 확실하고 명확한 표현의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 가장 순수한 언어인, 몸을 통해 우리는 더 많은 대상과 관계하고 그를 통해 사고하고, 느끼게 되는 다양한 감정과 삶의 희망을 한번쯤 찾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 임대식
Vol.20211003j | 김지혜展 / KIMJIHEA / 金智惠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