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울산광역시북구 주최,주관 /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
관람시간 / 화~금_09: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토요일_09:00am~03: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소금나루 작은미술관 울산 북구 중리11길 2 북구예술창작소 Tel. +82.(0)52.289.8169 cafe.naver.com/bukguart
최민영은 서양화를 전공하고 2016년부터 벌써 4번의 개인전을 치른 작가이다. 울산은 작가가 학교를 다니며 지낸 곳으로 북구에 있는 레지던시는 처음 보는 생소함이나 낯선 경험보다는 익숙하지만 모르고 있던 내부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해 작가가 늘 상 주목하는 자신의 일상의 여러 시간과 경험을 상기시킨다.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동양화의 기본 재료인 광목천을 사용한다. 아크릴 물감을 아주 물게 사용한 그림은 언뜻 보면 수묵 채색화 같기도 하고 벽화 같기도 하고 하다. 이렇게 채도를 낮추는 방식이나 재료는 전체적인 톤을 만들어 도리어 작업에 영향을 주어 작업의 의도를 담는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앙다문입과 다부진 표정의 인물의 얼굴, 각종 도상적 기호, 시간의 한 지점을 나타내는 지표, 그리고 주변의 흔한 물건들이 담긴 화면들이 눈에 들어온다. 은유, 물음 혹은 서사의 단면으로 재현되어 여기에서는 어떤 연결점이나 관련성 없이 혼재한다. 전시 제목이자 작품명인 「00:00」은 자정(子正) 즉, 자시(子時)의 정가운데로 자시가 시작하는 그 순간인 자초(子初)라고도 일컬어지는 지점으로 어제, 그리고 오늘과 내일의 분리 기점이다.
또한 자정은 적절하게 오염이 되어도 스스로 정화되어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뜻인 자정 작용이라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늘 이 시간에 작업하는 작가에게 매일 돌아오며 반복되는 자정은 자기 실존에 대해 자각하고 다시 깨어나는 각성의 시간이다. 다시 말해 자신을 돌아보는 자아 성찰의 시간이자 존재의 자립에 대한 증거이며 한편으로는 시간의 선상에서 추출되어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작가에게 새로운 공간을 마련해 준다.
그렇다 보니 작품은 제목과 달리 대체적으로 어두운 밤보다는 밝은 아침을 닮아 있다. 또한 작가는'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문자 기호인 '단어'로 분리되는 시간들에서 시제들을 자유롭게 풀어서 작업 속에 담는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잘려 나간 기억들은 한 작품에서 보여지기도 하고 때때로 순서가 바뀌거나 일어나진 않은 일을 먼저 보여줌으로써 인과 관계를 뒤틀기도 하며 혼재되어 나타난다.
작가는 여기서 분리된 의미로 사용되는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단어 하나하나에 갇혀 분리된 시간의 경계가 아닌 하나의 지점에서 전방위적으로 자라난 시간속의 사건을 모두 포함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점차 자신에서 주변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이는 작가가 작가노트에서 인용한 "과거에서 배우되, 현재에 살며, 미래를 희망하라.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라는 아이슈타인의 말과 매우 닮아 있다.
「각성#2」, 「힘-력( 力)」은 힘을 상징하는 조각난 이미지들이 혼재되어있다. 깨어 정신을 차린다는 뜻의 각성은 흔히 우리가 잠을 깨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때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담은 무언가 가 발촉되는 순간을 포함한 상태를 말한다. 작가는 이를 화면 속의 인물이나 혹은 주변 사물들을 활용해 표현하는데 여기에 활용되는 오브제는 그 뒤섞인 작가의 심상과 상태를 대변하듯 불쑥 튀어나와 보는 이를 당황하게 하고 궁금증을 자아 낸다.
최민영의 작업은 이렇듯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관심에서 시작한다. 개인의 시간을 문자로 기록하는 미디어가 일기라면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삶의 시공간을 기록하는 미디어로 작업을 선택한 듯하다. 작가는 이처럼 자극을 가져오는 그러니까 후각, 청각, 미각 등의 감각으로 과거를 떠올려 주는 여러가지 주변의 사물들과 상황으로 말미암아 과거(안)의 자신을 발견하고 그 곳에서 현재의 상황을 곱씹는다. 나아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 장소를 옮겨 과거가 될 현재를 돌아보며 과거의 나를 포함해 그 시간들에 존재했던 여러 명의 자신들을 발견하고 마주한다. ● 발터 벤야민은 『역사의 시간』에서 시간은 일반적인 기계적인 시간 즉,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향하는 유토피아를 향해 끊임없이 다가가는 근대적 시간관과는 다른 역사의 시간을 추구하는데 이는 중요한 시간적 포인트는 과거에 있으며 과거는 죽은 시간이 아닌 현재와 대화하려는 시간으로 해석된다. 작가에게도 이 과정은 일종의 자정 작용 같은 역할을 하며 지금과는 다른 현재의 모습을 미리 경험하면서 도리어 현재의 소중함을 이끌어내며 다시금 밀려나갈 미래로 인해 그 소중함을 더욱 증대 시키는 역할을 한다. ■ 박소희
Vol.20210924e | 최민영展 / CHOIMINYOUNG / 崔珉瑛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