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 Capturing Mythology: The Flame That Never Dies Out

강은구_권민호_박경근_이창운_임봉호_장민승_허수빈展   2021_0914 ▶ 2022_0109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21_1026_화요일_04:00pm

관람시간 / 하절기(4-10월)_10:00am~07:00pm 동절기(11-3월)_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관람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

포항시립미술관 Pohang Museum of Steel Art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10 1~4 전시실, 초헌 장두건관 Tel. +82.(0)54.270.4700 poma.pohang.go.kr/poma @poma_museum

포항시립미술관은 개관 이래 세계 유일의 스틸아트뮤지엄을 지향하며 미술관 운영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는 포항시립미술관이 위치한 도시 특성과 정체성을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경상북도 포항은 포항제철소를 기반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 최고의 철강 산업 도시이다. 인구 5만의 어업 도시에서 인구 50만의 도시가 되기까지, 그 과정에는 포항제철의 역사가 함께한다. 포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철강도시와 포항제철일 것이며, 이것은 어느 누구도 반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장민승_입석부근_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 00:49:14_2015~7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장민승_입석부근_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 00:49:14_2015~7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철강도시 포항에서 철강 산업은 여전히 도시의 발전 동력원이지만, 과거 제철산업 성공은 시대적 소명을 마친 듯 역사에 잠들어 있다. 눈부신 국가 발전을 가능하게 한 역사적 사건이나 그것의 성공에 기여한 인물들이 여러 경로와 방식으로 전달되고 그것은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도시 사회 곳곳에 여전히 많은 흔적이 남아있고, 그 파급력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의 철강도시 타이틀은 과거 명성에 기대어 이미 지나간 이야기(역사)의 한 챕터처럼, 혹은 신화가 되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서사로 존재한다.

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展_포항시립미술관 2 전시실 입구_2021

50여 년 전 철강업은 산업의 쌀로 불리며 근대화를 앞장서 끌고 왔으며 고도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냈다. 한국의 근대는 오로지 성공과 목표 달성을 위해 앞만 보며 달려온 세계이자 그저 앞에 놓인 결과물에 집중할 수밖에 없던 시대였다. 삶의 목표가 '잘살아 보세'로 대동단결 되던 시절을 살아온 세대들의 노동력이 바탕이 되어 이뤄진 결과가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 포항이다.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는 과거의 역사, 시대적 상황과 결부시키지 않고는 정의 내릴 수 없다. 역사는 우리의 삶이자 일상이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 그 자체이다.

이창운_공간지도_스테인리스 스틸, 동력장치_가변크기_2021
이창운_공간지도_스테인리스 스틸, 동력장치_가변크기_2021

이런 도시의 역사적 서사는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낯설고 먼 과거사일 뿐이다. 그래서 정서적 공감을 유발하는 기념 혹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의미 번역을 도모하지 않으면, 과거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만다. 과거를 현재와 이어주는 것이 기억이라면, 우리는 기념을 통해서 이 기억에 생생한 기운을 계속해서 불어넣어야 한다. 기념 혹은 애도라는 개념은 시대와 사회적 맥락에 따라 그 형태와 양상 그리고 기능이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나며, 그것은 사회가 추구하는 정신적 물질적 가치와 분리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역사적 담론들은 귀결된 상태로 남아있기보다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다가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로서 문을 두들긴다.

권민호_포항제철+당인리 발전소_트레이싱지에 연필, 목탄, 포토 콜라주, 디지털 애니메이션, 프로젝션 맵핑_2019
권민호_포항제철+당인리 발전소_트레이싱지에 연필, 목탄, 포토 콜라주, 디지털 애니메이션, 프로젝션 맵핑_2019

『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은 포항과 결부할 수 없는 철강업의 신화, 영일만의 기적을 이뤄낸 도시와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이 전시는 50여 년 전 영일만에 세계 최고의 제철소를 세운 수많은 '이름 없는 영웅들'의 서사로써 영일만의 신화를 직접 경험한 세대에게는 그 시절의 향수를 그 이후 세대에게는 시대를 관통하는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역 정체성과 도시·사회의 역사를 어떠한 방식으로 기념하고 애도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시도로써 다가가고자 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그리고 오늘의 포항이 있기까지 헌신한 세대의 삶을 작품으로 그려냄으로써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보편적 삶의 가치를 공유하고 세대를 넘어서는 공감의 장이 형성될 수 있기를 바란다.

강은구_제철소의 밤_스테인리스 스틸, 조명_90×230×15cm_2009
임봉호_부ㄷㅎ다_2_다채널 영상, 사운드, 설치_가변크기_2019

『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전시는 세계 최고의 제철소를 기적처럼 세운 도시 '포항' 그리고 그 도시의 출발점이자 새 지평을 개척했던 정점에서 개인보다 국가와 사회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세대를 오늘의 현장에서 증언하고, 영일만의 기적이자 신화를 만들어낸 인물 '박태준'과 '이름없는 영웅들'을 현재화 하여 삶의 의미와 가치를 재고하고 시대를 관통하는 영웅의 의미를 되새긴다. 전시는 1, 2, 3, 4전시실, 초헌 장두건관에서 진행되며 세 개의 갈래로 구성되어 있다.

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展_포항시립미술관 3,4 전시실_2021
박경근_철(鐵)의 꿈_3채널 영상, 사운드_00:13:00, 가변크기_2013
박경근_마지막 연설_영상, 사운드_00:11:07, 가변크기_2014_포스코미술관 소장
허수빈_빛_로고라이트_가변크기_2017(2021)

1전시실에서는 삶의 서사를 펼쳐 보인다. 장민승 작가의 「입석부근」 작품을 통해 개인의 내면과 공동체의 연대 즉, 자기 발견을 넘어 삶을 사유하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나간다. 두 번째 공간에서는 강은구, 이창운, 권민호 작가가 지금 현재 우리의 삶이 지속되고 있는 도시와 사회를 펼치며 산업화 시대의 상징이자 산업도시 포항을 증언하는 현장을 통해 개인과 시대를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마지막으로는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수용하고 순교자적 사명감과 공(公)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인물과 함께했던 존재들을 마주하며 오늘날 영웅의 의미와 주체로서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 김한아

Vol.20210914j | 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