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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울산광역시북구 주최,주관 /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
관람시간 / 화~금_09: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토_09:00am~03: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소금나루 작은미술관 울산 북구 중리11길 2 북구예술창작소 Tel. +82.(0)52.289.8169 cafe.naver.com/bukguart
나는 사고를 이미지화하고, 눈앞에 실재하는 대상을 화폭으로 옮기는 과정에 이루어지는 차원의 넘나듦이 다시 한번 완결된 형태로 전시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데에 관심이 있다.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되는 회화, 다각도에서 체험이 가능한 회화를 위한 실험은 그림이 벽에 걸리지 않고 추가로 제작된 구조물에 의해 전시장의 가운데에 놓이거나, 직육면체 구조물의 앞, 뒤, 윗면에 설치되는 방식을 통해 드러난다. 또한 그림으로부터 파생된 이미지를 합판이나 클레이와 같이 물성을 지닌 재료들로 반복, 왜곡하여 제시함으로써 화면 안에서 이루어진 평면-입체의 뒤섞임이 화면 밖으로까지 이어지게 하였다. 화면에 그려진 프레임 속에는 일상에서 수집한 이미지들을 중첩하여 배치했는데, 구상의 단계에서부터 의도적으로 그 자리에 놓인 것들도 있는가 하면 화면의 빈구석에 즉흥적으로 놓인 대상도 존재한다.
동그라미를 떠올려보자. 그것은 덩어리 감을 가진 구일 수도, 동그랗게 잘린 얇은 두께의 종잇 조각일 수도 있고, 어떤 표면에 그려진 색 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에 입체라면 어딘가에 그것을 두거나 매달리게 할 수 있을 것이고, 평평한 면이라면 또 다른 면 위에 붙여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대상을 그리기 전에 그것이 어디에, 어떻게, 어떤 장치와 함께 그곳에 존재하는지를 먼저 상상한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캔버스 틀을 짜고, 그 위에 천을 고정하고, 밑 작업이 필요하듯이 환영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도 물질세계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고, 중력이 작용하며 그것을 거스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도구가 필요하다. 무엇이든 가능한 평면 세계에 굳이 현실의 법칙을 끌어오는 것은 그러한 방식을 통해 2차원의 화면이 3차원으로 확장되게 하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벽에 기대어 있거나, 바닥에 놓이거나, 무언가에 의지해 걸쳐진 대상을 둘러본 다음, 다시 캔버스 위의 화면과 마주한다. 바라보고 있는 것이 환영임을 다시금 인식한다. 단단한 틀에 팽팽하게 고정된 천, 그 위에 그려진 점, 선, 면과 명암, 양감, 질감으로 짜인 화면. 회화를 외부의 장치와 함께 물리적 감각으로까지 확장 시키고자 한 지금까지의 시도는 결국 주어진 사각형의 화면에 눈속임을 불러일으키는 일련의 시각 장치로서의 재현의 회화를, 관습적 틀에서 벗어나게 해 그 한계를 허물어보고자 함이었다.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조금 더 과감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흥미와 고민이 다음 작업을 위한 과제이자 원동력이다. (작가 노트_2021) ■ 강정인
Vol.20210911i | 강정인展 / KANGJUNGIN / 康瀞仁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