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재)은평문화재단 주관 / (재)은평문화재단_(주)아트숨비
관람시간 / 09:00am~08:00pm / 일요일 휴관
아트숨비센터 갤러리 ART SOOMBI CENTER GALLERY 서울 은평구 은평로8길 9 2층 Tel. +82.(0)2.973.1023 www.artsoombi.com
이 전시는 3명의 작가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대화하면서 엇갈리게 도착한 목적지가 모이는 전시입니다. 이상현과 주기범, 그리고 강현구 작가는 각자의 일상에서 마주치는 공간에서 인식한 감각을 구현하는 작업을 합니다. 세 작가는 공간에서 느껴진 감각을 쫓아간다는 공통된 지점은 있지만, 각자가 사유하는 감각과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지닙니다. 이상현 작가는 지도상에 명확히 표기되지 않은 공간을 캔버스에 그려내는데, 기록된 이미지를 보고 그리지 않고 현장에 머무르면서 실시간으로 체험되는 공간의 리듬을 시각화합니다. 주기범 작가는 각각의 공간에서 포착한 일부를 평면화한 후 재조합하여 다른 장소를 만들어냅니다. 강현구 작가는 공간으로부터 감각한 시각과 청각의 경험을 연계시켰을 때 발생하는 상호작용에 대해 주목하며, 이를 통해 인지하고 있는 익숙한 대상의 새로운 이면을 들추어냅니다.
3명의 작가는 이 전시를 위하여 대화해나가면서 각자의 작업의 목적지를 공유해나갔습니다. 하지만 동, 서, 남, 북처럼 나누어진 개개인의 목적지를 향한 방향을 하나로 모으지 않고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서 서로가 교차하고 비껴가는 모든 길을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이상현 작가가 오감으로 마주했던 공간에서 감각한 리듬의 붓질이 기록된 작업이 벽면에 설치되어 작가가 직접 머물렀던 현장의 시간이 흐르게 되고, 주기범 작가의 평면 작업은 벽면에서 떼어져 나와 바닥에서 새로운 입체적인 공간으로 조성됩니다. 강현구 작가는 화면을 점유하는 시각요소와 부유하는 사운드로 전시장이라는 공간을 공감각의 무대로 연출합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작가들의 작업은 전시장 안에서 중첩되면서 일정하게 뻗어져 있는 길이 아닌, 다양한 길을 통해 작가들이 인지하는 공간을 만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번 전시는 새로운 공간을 제시하기 위한 한 가지 목적성의 구현이 아닌, '서로 공존할 수 없는 것들이 같이 있음으로써 생성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연구입니다. 때문에, 작가들이 마주했던 공간들은 전시장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어서 다층적인 공간이 생성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공간이 하나의 방향으로만 보이게 하지 않고 흐르는 물결에 조금씩 밀려서 떠다니는 배처럼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이를 통해 3명의 작가가 나아가던 목적지에 대한 길 안내보다는 넓게 펼쳐진 물길에서 관객과 작가들이 엇나가기도 마주치기도 하는, 정처 없는 부유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 주기범
Vol.20210908j | 4를 벗어난 ∞의 방향에 대한 연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