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류병학_유엠갤러리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유엠갤러리 UM GALLERY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64(신사동 546-2번지) 3층 Tel. +82.(0)2.515.3970 www.umgallery.co.kr
1. 부동적태도 不動的 態度 Obstinate Stance ● 기산지절 箕山之節 자유의 본성을 무시한 채, 신념을 저버린 채, 줏대를 잃어버린 채 인간으로서 타인의 요구와 유혹에 흔들려 변하는 과정 자체가 내 자신에게는 치욕스러운 그 자체다. 용납하면 할수록 스스로가 자신을 버리는 행위이다.
2. 기생 ● 나라는 존재는 그 누구와도 다르다. 어쩌면 그 누구와도 다른 각각의 존재들이 세상에 공존하기 위해서는 변함에 적응되어 살아가는 것이 원초적인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그들의 본능이라면 나의 본능은 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세상에 '적응'이 아닌 '적용'시키며 살아가는 것이다. '적용시킨다'는 것은 내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세상에서의 이탈자가 된다는 의미 한 아니다. 내 본인이 맞는 곳에, 내가 끌리는 곳에,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나를 포함시켜 내 본성 그대로를 유지하며 또 다른 존재와 상생하고 공존하는 과정을 뜻한다. 그 때문이다. 나에게 변함은 일방적인 타협을 의미하고, 타협은 곧 나를 버리고 타인에 빌붙어 사는 '기생'과도 같은 의미라는 것. 나는 탄생의 순간부터 나의 의지 자체가 '무'인 상태로 탄생하였기에, 내가 성인으로 자라나는 시간 속 함께한 타인들은 나를 그들에 맞춰 키워 냈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이 나에게는 굉장한 불쾌감을 전달한다.
3. 강압 ● 복종, 감시, 타협, 규칙, 집단, 명령 등등의 단어들은 듣고 떠오르기만 해도 발바닥 저 아래 굳은 각질에서부터 근질근질 뜨거운 열이 올라왔다. 내 자발적 선택이자 사회에 대한 도발의 끝은 결국 정신병자로서 낙인 되는건가? 문득 두려움이 몰려왔지만 다시 한번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 누구도 모를 뿌듯함과 더불어 더욱 집요해진 반항정신이 내 마음 속에 소용돌이쳤다.
4. 재건 ● 본성은 변하지 않으며, 내 자아는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또한 침범하려는 타인들과 함께 살아왔으니, 인간의 유년기와 청소년기 가장 가까운 가족 일원들 혹은 학교에서의 주된 마찰은 이 과정속에서 일어난다고 본다. 한 인간으로서의 삶이 아닌 마치 기계로서의 삶을 강요받는 것, 나 본인도 그 과정 속 피해자이다. 그 속에는 무한 반복되는 이질감이 내 영혼을 괴롭혔고, 끝내 나는 자신을 세상에 '적용'시킨다는 마음과 함께 살아가기로 했지만, 때로는 유혹에 흔들려 '적응'이라는 과정에 발을 넘기는 자신을 보며 스스로 배신감과 자괴감을 새기고 지워 나감을 반복한다. 일종의 수행이란 이렇게 고된 행위일까 질문해본다. (작가 '작가노트' 2021) ■ 임재성
Vol.20210830a | 임재성展 / LIMJAESUNG / 林栽成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