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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수성아트피아 SUSEONG ARTPIA 대구 수성구 무학로 180 멀티아트홀 Tel. +82.(0)53.668.1566 www.ssartpia.kr
김조은 작가의 금먹(金墨) 수묵화로 그린 찬란한 바다 풍경 ● 김조은 작가의 개인전이 2021년 8월 수성아트피아 갤러리 멀티 홀 전시장에서 초대전으로 열린다. 그동안 설치미술과 멀티-아트에 접근하며 장르를 넓혀오던 작가가 2006년 대학원 졸업 전 이후 거의 15년 만에 다시 본격적인 먹 작업을 시도한다. 그래서 전시회의 타이틀은 "다시 먹먹하다."로 했다. 신작을 위해 장지와 패널 바탕에 그린 수묵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독특하게 '금먹(金墨)'을 주재료로 사용해 그린 찬란한 바다 풍경화들이다. 그다지 넓지 않은 전시장을 100호 이상 크기의 대형 다섯 점과 나머지 소품 10여 점으로 채울 계획이다. 그동안도 회화 매체의 수묵 드로잉 작업은 중단없이 계속한 편이지만 한동안 오브제 작업과 설치미술에 더욱 전념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전시는 금먹과 금박 재료를 중심에 놓고 실험한 수묵화들로써 오로지 평면 회화에 국한해 작품들을 선보인다. ● 영남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조은 작가는 99학번으로 입학해 2003년 졸업 후 바로 같은 대학 대학원으로 진학해 동일 전공을 이어나갔다. 2006년 대학원 졸업 전시회까지 수묵화를 기본으로 한 표현 주제를 계속 탐구했고 최종 결과물로 「치다...」라는 제목의 전시를 개최하였다. 아마도 그 명제는 서양화의 페인팅과 다른 동양화에서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서 따온 말일 듯하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그의 표현 주제를 반영한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도 생각된다. 그는 한국화에서 물의 표현 방법을 놓고 오랫동안 탐색해왔고 전통 회화 속에서 많은 사례를 연구했다. 그때 그가 추구하던 그림들은 파도가 치는 바닷가 풍광을 담으면서 바위를 때리는 물살의 거침과 부딪쳐 부서지는 포말 등을 떠올리게 한다. '치다'는 붓을 거머쥔 손과 팔의 액션을 또는 종이 위에 먹물이 닿는 순간의 장면 혹은 일렁이는 물결의 환영을 생각나게 하는 단어다.
종이와 먹 붓을 기본으로 하는 수묵 작품은 다른 장르의 매체들이 지닌 표현력과 비교하면 좀 소극적이거나 평면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수묵 고유의 작품세계가 지닌 장점들 예를 들면 오랜 전통 속에 발전해온 민족양식이란 점과 자연 친화적인 감수성 그리고 정신성 등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재료나 기법의 범위를 벗어나려는 노력과 정체성에 관한 고민은 한국화 전공자들이 대개 경험하는 문제이다. 학생들은 재료를 다변화하거나 혹은 방법적 실험을 통해서 이 부분을 돌파해보려고 하지만 결국 난항에 부닥치면 추상적인 실험이나 개념적인 표현 행위로 방향을 모색하기도 한다. 소위 양식의 현대화로 서양화 장르와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마찬가지의 갈등을 겪게 된다. 김조은 역시 화단을 첫발을 내딛던 그 무렵 바다나 폭포 혹은 상징성 짙은 풍경을 소재로 사실적인 작업을 추구하면서도 재현에 한계를 느끼거나 현대적인 표현에 갈망을 경험했다. ●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안으로 김조은 작가는 전공 과정 외에 다시 교육학 과정을 이수했다. 현실을 직면하면서 작품활동의 활로를 현장에 부닥쳐 적응해보려 애썼던 것 같다. 이후 전개된 그의 작업 양상은 여러 매체를 넘나들면서 다양한 양식을 섭렵하게 되었다. 민화 강사를 하면서 또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그 자신 입주 작가로 젊은 작가들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현실을 내용으로 수용하는 적극적인 방법들을 탐색했다. 자연스럽게 작품은 평면과 드로잉 수단을 벗어나 오브제 작업으로 조형 설치작업으로 확장되면서 복잡한 정신적인 주제까지 수용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작업의 바탕에는 언제나 한국화의 재료와 매체에 대한 근본적인 감성이 토대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전시가 비록 오랜 간격을 두고 다시 시작하는 회화작업 전시회 같기는 하지만 수묵 작업을 완전히 놓은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시도는 아닌 것 같다. 다만 그동안 입체 분야나 혼합 매체로 표현하던 주제와는 다른 감수성에 집중해서 강렬하게 표현 욕구를 느껴오던 작업이었다고 한다. 전시를 앞둔 작가는 오래 억눌러 왔던 잠재된 포부를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주제는 처음과 같이 기억의 풍경을 먹으로 그려보는 것이라고 했다. 우선 수묵화의 '먹빛'에 관하여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데 전시 타이틀에서부터 이 단어를 중첩해 사용하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다시 먹먹하다."라는 전시 제목은 처음 한지에 먹으로 그렸던 정서로 되돌아가서 그려보고 싶다는 것이 첫째 의미다. "먹빛을 입힌 그림, 먹빛 위에는 내가 바라본 가족과 타인에 대한 시선이 조용히 내여 앉아 있다. 먹빛의 겹겹의 시간을 통해 흐릿함은 느림과 신중함으로 다가올 것이고 강약이 분명한 그림은 마음의 강력한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다. 위로를 전할 수 있고 힐링하고 삶을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수묵의 장르에서 다시 한번 느껴 보고 싶다." ● 이러한 요지로 의도를 밝혔는데 김조은 작가는 그동안 개인의 경험과 현실의 여러 사회적 현상들을 성찰하고 발언하는 내용으로 매체의 다변화를 꾀하고 다양한 장르로 확장해오던 중에 화가 본연의 매체인 수묵으로 관심을 집중해보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번에 출품하는 작품들은 모두 검은 바위와 그 위를 덮치는 파도의 흰 포말! 그리고 금빛에 물들어가는(혹은 오는) 망망한 바다의 장면들을 조망하고 있는 그림들이다. 그것들은 재현적이라기보다 상징적이다. 그만큼 작가에게는 깊은 인연이 있는 모티프이고 많은 성장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술적으로 그의 작품세계의 출발점이기도 했던 이 주제를 다시 마주함으로써 현재로의 발전 과정과 그 원천을 이해하고 조형적 화해와 긍정을 통해 새로운 창조적 영감을 얻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2021.8.4.) ■ 김영동
Vol.20210808c | 김조은展 / KIMJOEUN / 金祚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