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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광주문화재단_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일,월요일 휴관
미디어 338 MEDIA 338 광주광역시 남구 천변좌로333번길 7 빛고을아트스페이스 2층 www.gjmp.kr/index.php?mid=page_XdFX38
2020년 봄 코로나로 인해 거짓말처럼 세상의 국경은 닫혔다. 코로나 시대에 타인은 경계의 대상이 돼버렸다. 우리는 코로나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세상의 국경이 닫힌 이후 나는 비행기를 타는 대신 커다란 연을 타고, 가벼운 벌룬을 타고, 깨질듯한 유리병을 타고 내 상상 속 기이하고 화려한 미래로 날아갔다. 그곳에선 내 키 만한 수박과 내 몸 만한 딸기가 흔하다. 우주복 같은 방호복을 입은 아이들은 도시와 정글이 뒤섞인 세상을 뛰어다닌다. 바이러스로 인한 좀비마저 창궐하니 세상이 끝났다며 종말의 나팔을 부는 이도 보인다. 신인류가 등장하고 세상을 비관하고 생을 마치는 이들도 생겨난다. 2021년 여름, 내가 상상한 미래의 모습이다.
재난의 시대, 몽상 판타지아는 코로나 시대, 기후 재난 시대에 꿈꾼 우리 모습에 관한 전시다.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며 마주한 몽상을 통해, 외계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귀신고래의 눈으로 바라본 미래를 통해, 후광을 단 신의 모습을 한 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서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를 그린다. 재난으로 인한 어둡고 기이하지만 화려한 미래다. 인류의 잘못으로 인해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지만 인류는 언제나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았던가? 세상이 병들어도 새 생명은 태어나고 삶을 이어갈 것이다. 지구가 어떻든,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인간은 살아가야 하기에 암울한 미래 속에서도 미를 추구하고 사랑할 것이다. ● 철로 만들어진 3점의 만다라와 만다라 주변을 떠다니는 작은 조각들, 기후 재난 시대를 그린화려한 연에서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며 꿈꾼 우리의 모습을 본다. 하얀 소금밭에 설치된 100여점의 작은 조각들 역시 유토피아 또는 디스토피아, 혹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이들의 행렬이다.붉게 부식된 철과 화려하게 채색된 나무, 투병하게 반짝이는 아크릴 등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은 재료들이지만 사실 어울리지 않는 이가 함께 살아가는 우리 세상을 그렸다.
작업을 준비하며 하늘로 점프하는 꿈을 꿨다. 국경이 닫힌 지금 비행기를 타는 대신 커다란 벌룬을 타고, 연을 타고, 하늘로 올랐다. 가벼운 연에 몸을 싣고, 깨질 듯한 유리병에 몸을 싣고, 상상 속 기이하고 화려한 미래로 날아갔다. 연을 타고 올라 드넓은 세상을 그린다. 기후 위기, 재난의 시대에 벌룬처럼 우아하고 가볍게 사는 꿈을, 벌룬 타고 재난의 장벽을 사뿐히 넘는 꿈을 꾼다. 좁은 방에서 나와 연을 날리며 답답한 현실을 박차고 다시 출발한다.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메세지를 연에 담아 날려 보낸다.
미래에 관한 내 작업은 오로지 절망적이라고, 희망적이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인간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 없지만 삶을 지속한다. 내 그림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기후 재난이 언제 끝날지 아직 잘 모른다. 하지만 내 여정은 계속된다. ■ 이승연
Vol.20210729e | 이승연展 / LEESEUNGYOUN / 李承娟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