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기획 / 컬쳐솔루션 협력 / 박애병원_거붕백병원_동두천 시립도서관
2021_0726 ▶ 2021_0809 관람시간 / 08:3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박애병원 경기도 평택시 평택2로 20번길 3 Tel. +82.(0)31.652.2121 bagaehospital.com
2021_0816 ▶ 2021_0916 관람시간 / 08:30am~05:30pm / 주말,공휴일 휴관
거붕백병원 경상남도 거제시 상동동 943-5번지 Tel. +82.(0)55.635.2187 gbh.or.kr
2021_1102 ▶ 2021_1114 관람시간 / 08:3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동두천시립도서관 경기 동두천시 상패로 60 Tel. +82.(0)31.860.3261 lib.ddc.go.kr
예술은 층위가 있는가. 계량의 법칙이 다를 뿐 분명 예술에도 층위가 있다. 그렇다면 예술 향유의 층위는 있는가. 예술은 분명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 감상하고 즐기는 향유의 층위를 넓히려 하며 정책적으로 이를 지원한다. 『신나는 예술여행』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으로 예술을 감상하고 참여하는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 향유 취약층 국민의 예술 향유기회 확대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시각예술은 대도시 중심, 즉 자본중심으로 움직인다. 당연한 일이다. 전문창작예술가라면 그에 맞는 층위가 형성되고 그것이 높을수록 규모와 자본은 상승되고 응당 상응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렇기 때문에 향유의 취약계층이 생겨난다. 필자는 코로나19 이전 신나지 않은 『신나는 예술여행』을 여러 차례 목격한 바 있다. 조건과 상황이라는 변명 뒤에 숨어도 가려지지 않는 예술적이지 않은 예술여행을 보며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인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향유자에게 이것이 예술이니 즐거워야 한다고 강요하는 듯한 환경은 현대시각예술에 대해 '알지 못해서 어렵다'고 말하는 예술 향유 취약층에게 더욱 시각예술과 멀어지는 데 일조하는 듯했다. ● 신나는 예술여행을 만들기 위해 설명이 필요 없는 좋은 작품을 걸기로 했다. 사실, 국내 정상급 작가들에게 코로나거점병원에서 전시를 하자는 제안을 하기 쉽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영업이 정지된 카페는 조명이 꺼진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고, 확진자와 의료진만 출입하는 통로는 아이러니하게 유리벽이라 더욱 적나라하게 무겁고 애통했다. 그 공간에서 각 장르별 국내정상급 작가를 섭외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고백과 용기는 도리어 부끄러워졌다. 전시를 제안받은 시각예술창작자 모두 부연설명 필요없이 전시의 취지와 의의를 간파한 후 단번에 전시참여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불 꺼진 공간에 가벽을 세우고 작품을 설치하는 내내 지친 의료진에게 또 다른 불편을 주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었다. 역시 기우였다. 설명 이전에 "좋아요"라는 감상의 말에 진정성이 담길 때 깨알 같이 작은 글씨로 적힌 작가 설명과 소개 영상을 살피는 향유자가 저절로 늘었고, 아름다운 소통의 가치는 유의미하게 커졌다. 향유자에게 이것이 예술이니 즐거워야 한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모두들 웃었고, 즐기며 그야말로 향유했다. 그 향유의 웃음은 참여해준 작가들이 만든 소통의 결과였다. 신나는 예술여행이었다. ■ 김최은영
ART CUBE展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기에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예술로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기획된 전시다. 즉, 일상공간 속 화이트 큐브(White Cube)를 통해 삶 속에서 예술과의 만남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랜기간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 온 권지은, 박현진, 변대용, 이동기, 홍경택의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채로운 구성의 현대미술 작품들을 선보인다. 본 전시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게 미약하게 나마 작은 힘이 전달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권지은은 불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전통 회화의 맥을 잇는 작가로, 작가의 작품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선형과 색채의 유려함은 불화 특유의 섬세하고 깊은 인내와 견고함을 담고있다. 작품에 담긴 세밀한 필치를 보고 있노라면 작가 고유의 깊은 통찰력이 느껴진다. 「남객」 시리즈 작품은 조선의 왕궁이었던 창경궁이 1909년 동물원으로 격하된 비운을 담고있다. 동물원에 갇힌 공작새는 본연의 모습으로 아름다우나, 주체적일 수 없다. 그 눈빛에서 느껴지는 강한 의지와 굳건함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강렬함에 압도당하게 만든다. 그러나, 좁은 단상 위에서 꼿꼿하게 날을 세워 서있는 모습이 이내 안쓰러워 보인다. 욕망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린 국가 왕실의 역사적 아픔을 조형적 언어로 승화시켰다.
박현진은 일상 속 사물에 대한 편견과 규정을 재해석하여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 전선(Electric Wire)을 주요작업소재로 삼아 양, 선인장, 늑대 등 동화적 이미지를 구현한다. 특히 다양한 크기의 알 전구 빛을 활용하여 각 개체마다 고유의 빛을 갖게 한다는 점이 인상 깊다.빛은 작품들이 저마다 그 자체로 생명력을 발하며 그만의 분위기를 풍기게 돕는다. 대상물의 온기가 피부로 전해지고, 그곳에서 전하는 내재된 서사를 귀담아듣게 하는 부드러운 빛의 힘은 보는 이를 강렬하게 압도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따듯함을 풍겨낸다.
변대용은 삶에 대한 고찰을 사람과 동물의 이미지로 진솔하게 녹여낸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과 장면을 꾸밈없이 우화적으로 풀어낸다. 「북극곰」시리즈는 욕망과 결핍을 가진 현대인들의 모습을 비유한 작품이다. 파스텔 톤의 색감과 유려한 곡선으로 나타난 북극곰들은 자칫 사랑스럽고 친근하게 보여질 수 있으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밝지만 않은 저마다의 명징한 장면서사가 내포되어 있다. 이는 인간이 각자의 세계관을 가지며 삶에 갖는 지표가 상이할 수 밖에 없음을 깨닫고, 상대방을 본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했던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는 진솔한 작가의 모습을 닮았다.
이동기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톰과 미국의 디즈니 캐릭터 미키마우스를 결합한 '아토마우스(Atomaus)'라는 캐릭터를 만든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가는 2000년대 매스미디어와 소비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지속적으로 도기독(Doggy Dog), 박스로봇(Box Robot), 프로이드 박사(Dr. Froid)와 같은 서브 캐릭터를 만들며 작품을 전개해왔다. 동시대적 감수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이미지를 회화매체를 통해 차용 및 편집하는 작가의 작업은 특정 내러티브를 담고 있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 디지털 매체로부터 무자비하게 받아내는 이미지와 사회로부터의 자극점을 포착하며 그 단면들을 여과 없이 풀어낸다.
홍경택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을 화려한 패턴과 색채를 통해 나타낸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훵케스트라(Funkchestra)'는 펑크(funk)와 오케스트라(orchestra)의 합성어로, 세속적이면서도 종교적인 상반된 음악적 감성을 한 화면 속에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흐, 비틀즈, BTS와 같은 시대의 문화적 아이콘을 중세화의 성인 뒤에서 빛나는 광채와 함께 패턴화하며 작가는 영원한 동시대성을 추구한다. 강렬한 화면구성과 한치의 오차 없는 옵아트(Optical Art)적 표현이 주는 시지각의 힘은 평면에서 청각적 울림을 자아내게 만든다. ■ 윤슬채
Vol.20210726d | ART CUB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