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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아트레온 갤러리 초대작가展
후원 / (주)아트레온 주최 / 아트레온 아트센터 기획 / 아트레온 갤러리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아트레온 갤러리 Artreon Gallery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129 (창천동 20-25번지) B1,2 Tel. +82.(0)2.364.8900 www.artreon.co.kr
최선길 작가에게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작가는 긴 시간 대상을 지켜보고 관찰하며 긴 호흡으로 그 대상을 그려낸다. 늘 그자리에 있지만 햇빛과 온도, 계절, 상황에 따라 다양한 옷을 입는 대상을 포착하여 작업하는 그의 작품에서 세잔을 보기도 하고, 모네를 떠올리기도 하는 것은 그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또한 작가는 긴 시간 속에 묵묵히 자신을 내어맡기는 자연 속에서 삶에 대한 통찰을 길어 올린다. 오래도록 한 대상을 지켜보는 일은 삶을 묵상하는 일일게다. 지난한 시간, 때로는 더위와, 달려드는 벌레와, 모진 추위와 사투하기도 하며 붓을 들었을 작가. 그가 대상과 호흡하며 길어올린 통찰은 붓질 하나하나에 담겨 작품에 녹아들었다. ● 저 무수한 잎들 중 어느 하나의 이파리도 똑같지 않다. 다양한 인간 군상 같은 이파리를 모두 떨꿔버리고 앙상하게 남은 나뭇가지와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요동치 않는 800년 나무의 침묵 속에서 인생이란 담기도 하고 버리기도하며 그렇게 시간이 흐르 듯 그저 흘러가는 것이라는 걸 생각하게 된다. As time goes by... ■ 아트레온 갤러리
서리가 멎고 눈이 녹을 무렵 숲에 들어가면 가지만 앙상히 남아 있는 나무들 사이사이로 어느 틈엔가 봄이 성큼 다가와 있음을 볼 수 있다. '人生'의 시작은 이 무렵의 모습과 흡사하다. 햇살은 눈부시고 그 시린 눈 사이로 보이는 것은 앙상한 잔가지 들 뿐이지만 그 속에선 새로운 생명력이 꿈틀대는 모습을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인생의 시작도 그렇다. 새싹처럼 여리지만 희망과 벅찬 꿈들로 설레이므로 서릿발 내리는 찬바람도 춥지 않다. 이제 서서히 싹이 돋고 꽃이 피면서 봄은 여름을 향해 빠른 몸짓을 한다. ● 어느덧 녹음이 우거지며 풍성한 입새들 사이로 숲은 가장 요란하게 그 대단한 위용을 뽐낸다. 일찍이 성공한 사람을 보고 세간에선 '人物' 났다고 하는데 청춘의 성공은 여름과 같다. 푸르름과 싱그러움이 일찍 성공한 사람의 모습처럼 화려하고 위풍당당하다. 짙푸른 녹음과 온갖 새들이 찾아와 지저귀며 젊음을 노래한다.
하지만, 가을의 풍성한 열매 맺음처럼 결실이 있어야 비로소 사람은 '人間'이 된다. 온 들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온 강산을 다채롭게 수놓는 나무들은 저마다의 완성된 모습을 뽐낸다. 사람도 이 가을처럼 열매를 맺고 자기 색을 분명하게 보여 줄 수 있어야 만이 참된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아이가 성장하여 신랑이 되고 아비가 되듯이 인생은 인물이 되어 인간으로 다듬어져 가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 혹독한 눈보라, 살 끝을 에이는 찬바람,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흰 눈 아래서 숲은 다 잠든 것 같고 죽은 듯 고요 하지만 이 긴 겨울의 시간에 사람의 '人格'은 다듬어 진다. 빙어의 찬 대지 아래서 그 모진 한기를 견뎌내며 인고의 시간, 성찰의 시간, 실패와 절망의 아픈 시간들을 겪고 나면 인격도 한층 성숙해 진다. 겨울을 지나 봄, 여름, 가을을 살아가면서 비로소 인격체가 되는 것이다. ● 재주를 멈추고 덕을 쌓을 시간이다. 시간 앞에 서서 나를 돌이켜 본다. 사람의 유비인 나무를 통해, 인생의 거울인 산을 통해... as time goes by... ■ 최선길
Vol.20210721c | 최선길展 / CHOISEONKIL / 崔先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