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덕展 / KIMSANGDEUK / 金相德 / photograhpy   2021_0707 ▶ 2021_0719

김상덕_정민란선진헤도네현서_검프린트_50×70cm_202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갤러리 인덱스 GALLERY INDEX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5 인덕빌딩 3층 Tel. +82.(0)2.722.6635 www.galleryindex.co.kr

휴머니티 없는 신체와 복제 없는 사진 ● 발터 벤야민이 『사진의 작은 역사』에서 썼던 아우라, 초기 사진에 나타났던 아우라가 사진의 산업화와 함께 무한 복제의 시기에 들어서자 사라졌다고 언급했던 그 아우라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지금 시대에 있을 수 있을까? ● 사진을 찍고 이미지를 얻는 데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우리 손안에 늘 있는 스마트폰은 고성능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고 스마트폰은 찍은 사진을 자유롭게 변형하고 가공할 수 있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인스타그래머블 시대는 찰나의 순간을 찰나의 순간에 변형하고 저장하고 공유하여 넘처나는 이미지가 현실보다 더 현실이 된 시대이다. 분칠한 이미지가 보편인 시대에 왜 김상덕은 쉽게 수정할 수 없고 상당한 양의 장비가 들어 찍기도 어려운 콜로디온 방식을 선택했을까? 콜로디온 방식은 인화할 때마다 달라지는 인화의 조건 때문에 동일한, 혹은 균질한 사진을 얻을 수 없다. 사실상 인화된 사진은 그것 한 장이 유일한 셈이다. 이미지는 동일하나 현상기법이 주는 의도로 인해 사진의 육체성(인화된 결과물)은 각기 다르다.

김상덕_정민란언덕현서_콜로디온 암부로타입_13×18cm_2020
김상덕_정민모어_콜로디온 암부로타입_13×18cm_2020

김상덕은 동시대 사진 기술을 최대화하는 방식을 버리고 지금의 기술이 드러낼 수 있는 세부들을 오히려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김상덕의 피사체는 인간의 몸이다. 인간의 몸이긴 하나 피사체의 디테일을 지움으로써 사람 냄새를 지워버린 몸이다. 이는 인간의 몸이 주는 정념을 지우는 효과를 가져온다. 김상덕의 사진 속 신체는 휴머니티를 지움으로써 본연의 존재로 돌아간다. 금기의 대상도, 찬양의 대상도, 쾌락의 대상도, 학대의 대상도 아닌 물리적 존재 자체로서의 인체가 된다. ● 사진 속 몸은 관념에 갇힌 몸을 벗어나 작가의 말대로 '단백질 덩어리'로 제시됨으로써 그 무엇도 아닌 단지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몸'에 머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과대 격상된 인간의 지위를 자연의 일부로 위치 조정시킴으로써 우리의 몸을 '몸'으로 볼 수 있게 한다. 김상덕이 아날로그 중의 아날로그 방식의 기술을 자신의 작품에 적용시킨 것은 존재 본연의 것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이를 복제 불가능한 원본의 본성을 가진 사진으로 만듦으로써 이미지의 육체성과 사진의 육체성을 만나도록 했다.

김상덕_정민민정_콜로디온 틴타입_60×60cm_2021
김상덕_정민소행현서_검프린트_50×70cm_2019

어쩌면 김상덕은 벤야민이 말했던 '아우라에 상응하는 기술적 등가물'에 대한 추구를 위해 이 오래된 기술로 돌아가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것의 창조적 가능성들은 대부분 낡은 형식들, 낡은 도구들과 형상화의 영역들에 의해 서서히 발견된다'고 했던 모홀리 나기의 언급처럼 지금의 김상덕은 낡은 도구와 형식을 통해 새로움이라는 효과를 가능성의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 오현미

Vol.20210706d | 김상덕展 / KIMSANGDEUK / 金相德 / photograhp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