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요란

김연태展 / KIMYEONTAE / 金娟兌 / fabric.installation   2021_0705 ▶ 2021_0720

김연태_An Unforgettable Evening_ 벨벳 천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 자수_118×92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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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 홈페이지_www.mikakim-art.com

초대일시 / 2021_0709_금요일_06:00pm

주최,기획 / 예술공간 세이_대안예술공간 이포

관람시간 / 01:00pm~07:00pm

예술공간 세이 art space SAY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 417 (문래동2가 2번지) 2층 Tel. 070.8637.4377 www.artspacesay.com www.facebook.com/ArtSpaceSay @artspacesay

대안예술공간 이포 ALTERNATIVE ART SPACE IPO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26길 9 (문래동3가 54-37번지) 2,3층 Tel. +82.(0)2.2631.7731 www.facebook.com/spaceipo

천에게 말을 걸다. ● 천에게 말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그러다 천이 내 말에 답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김연태의 천 작업을 보면 어릴 적 빨래 줄 위에서 휘날리던 이불, 여러 종류의 천들이 가볍게 휘날리며 나른하게 움직이던 아스라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데 왜 천들이 바람에 조용히 나부끼던 소리와 모습들이 슬프게 남아있을까? 그의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어릴 적 천에게 말을 걸고 그러다 어느새 천이 내게 화답해오던 외롭고 슬픈 것 같은 잔잔한 감정의 물결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천과 대화하는 이 외로운 작업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 어린 날의 침구, 처음 가본 시장의 포목점, 그 아스라한 기억의 편린들을 김연태의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머무르지 않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변해가는 오래된 정원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작업들 속에서 되찾는다. 비밀의 정원의 열쇠를 어딘가 감추어 놓은 것 같은 그의 작품은 천들이 꽃이 되어 피어나는 정원이다. 그는 다양한 천의 재질 색 패턴들이 좋아서 세계 곳곳을 여행했다 한다. 나라마다 고장마다 다른 색과 재질과 패턴들의 천을 사서 모으는데서 그의 작품의 여정은 시작된다. 이미 먼 길을 돌아 온 천들 위에 그는 그림을 그리고 판화를 찍기도 하고 천들을 두 개 세 개로 겹치거나 묶어서 입체적인 설치작업으로 만들어 나아간다. 천의 늘어지고 펄럭이는 자유로운 형태는 덤으로 얻어진 결과라고 작가는 말한다. 천 위에 그리거나 수를 놓은 형태는 꽃의 슬픔 같은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피어나자마자 스러지는 꽃의 아름다움, 그 일회성을 천 위에 그리거나 수놓은 것 같다.

김연태_CONTEXT Art Miami에 설치_2019
김연태_Velvet Drawing Series_벨벳 천에 아크릴채색, 자수_ SCOPE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Show, Miami에 설치_2018

그려져서 겹쳐진 천들의 하모니는 우리들의 인생을 반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갓 시집 온 할머니의 오래된 꿈이라든지 어머니의 오래된 혼수 옷가지들, 혹은 오래된 영화 무도회의 수첩을 생각나게 하는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사랑의 흔적, 그 색색의 천들에 새겨진 그림들이 도시의 오래 된 건물 옥상 위에 어린 시절의 이불처럼 널려 우리에게 잠시 머무르라 말을 걸어온다.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잠자리 날개들의 기억이 그 천 위에 겹친다. 순간 오래된 건물의 옥상 위에서 널린 천들의 흔들림은 조용하게 수런거리는 모네의 정원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는 자신의 예술로 인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꿈이라기 보다는 작업을 하는 시간의 팽팽한 집중력, 그 과정을 즐기는 행복감을 사랑하는 작가라고 말한다. 사실 이 소박한 진술이야말로 예술가의 시작이며 끝일지 모른다. 결과는 예술가의 몫이 아니다. 그의 천 설치 작업 앞에서 오래 귀 기울이면 천들의 술렁임이 온 도시를 휘감아 증폭되는 천의 메아리의 환청을 듣기도 한다. 천 위에 무엇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니까 그가 그리는 천의 이야기는 의도된 내용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얼음 위에서 저절로 미끄러져나가는 피겨스케이팅이나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그려져 나가는 자동기술법과도 같은 작업이다. 작가의 기억과 상상과 경험과 지각과 느낌 그 모든 것들이 천 위에 새겨진다. 겹치기-layered 라는 제목은 복잡하고 내밀한 여성성을 내포하기도 한다. 서양에서 패티코트라 불리는 부풀린 속치마, 우리의 한복 안에서 조용히 흔들리는 여러 겹의 고쟁이. 동서양을 아우르는 여성의 오래된 복식사, 터키 궁전의 하렘에서의 밀회를 떠올리게 하는 섹슈얼함, 궁전의 수많은 방들처럼 그의 작업은 열린 상상력을 지닌 수많은 방을 지닌 겹치기- layered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김연태_대안예술공간 이포 옥상에 설치_2021
김연태_Peacock_천에 아크릴채색, 자수_125×152cm_2019

페미니즘의 연장선상에서 '겹 layer'은 복잡 미묘한 여성의 마음, 여러 겹의 꽃잎을 감춘 꽃의 생태, 알 수 없는 세상사, 이 작은 지구를 겹겹이 품은 우주의 모습까지 연장된다. ● 그 안에서 자유하리니, 김연태의 '겹치기, layered'의 세계는 한 섬세한 예술가가 거대한 우주를 품는 방식, 천을 통해 삶을 노래하는 그림 '시'다. ■ 황주리

김연태_The Man with a Bird_천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 자수_109.2×110.5cm_2019

백화요란: 온갖 꽃이 한꺼번에 滿發(만발)하여 아름답게 핌. ● 각기 다른 천들에 실크스크린, 자수, 아크릴 등으로 드로잉하여 실내와 옥상에 자유롭게 설치하는 유기적인 방식의 fabric installation 전시입니다.

김연태_Velvet Drawing_벨벳 천에 아크릴채색, 자수_275×149×299cm_2019

예술의 역사를 다시 쓰고 세상을 바꾸는 예술가가 된다는 큰 꿈이 있지는 않아요. 그저 작업하는 활동이 즐거워요. 작업할 때에는 최고의 집중력, 즐거움, 파워가 고르게 나오며 내 안의 힘을 느끼게 돼요. 자신감과 고민, 결정 등이 교차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순간들이 짜릿해요. 작업하는 동안 모든 감정들을 느낄 수 있어서 몸과 마음이 흥분 상태가 됩니다.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과정을 즐기는 타입이에요. 작업에 필요한 여행을 하고 천을 사고 책을 읽고 작업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좋은 에너지로 소통하고 드로잉하며 컬러를 입히면 작업이 완성되어집니다. 무엇을 그려야겠다 라고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스스로 말을 걸어 오더라고요. 어릴 적 고전무용, 성악, 피아노를 했어요. 대중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것 보다 전시는 정신세계와 물질적인 나의 분리로 발표할 수 있어서 제게 더 잘 맞는 예술 활동입니다. "춤추는 사람들", "잊지못할 밤", "코끼리", "우주소녀", 등 각각의 작품들에 제목과 무한한 이야기가 있으며 복합기법으로 실크, 벨벳, 비닐, 천에 드로잉하여 홀로, 겹겹이, 또는 다같이 설치되어 평면에서 입체로 설치로 확장되어집니다. ■ 김연태

Vol.20210705a | 김연태展 / KIMYEONTAE / 金娟兌 / fabric.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