玄垂幕(현수막) 프로젝트 : 검게 드리운 막

나광호展 / NAKWANGHO / 羅鑛浩 / project   2021_0701 ▶ 2021_1231

나광호_玄垂幕 프로젝트 관찰하는 사람들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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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블로그_blog.naver.com/art36936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1 서울문화재단 생활을 바꾸는 예술지원 사업

후원 / 서울문화재단 기획 / 나광호 도움작가 / 포트폴리오 연구반 (권민주_김하영_이가은_이봄_이채은_장혜린) 촬영 / 서울문화재단_한희원 인터뷰 / 서울문화재단 디자인 / 빅무드 디자인_김정민

서울문화재단 SEOUL FOUNDATION ARTS AND CULTURE 서울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82.(0)2.3290.7000 www.sfac.or.kr

玄垂幕(현수막) 프로젝트 : 검게 드리운 막 ● 검다는 뜻도 있지만 '아득히 멂'의 뜻도 담고 있다. 주 인터뷰이 대상은 부동산, 부동산 컨설팅, 기획부동산, 현수막을 디자인 해 본 디자이너, 작가이다. 이는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성격은 상이하다. 각자가 동일한 대상, 장소, 곳을 어떻게 다르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 그 욕망의 관점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드러나게 하고 싶은 것이 향후 프로젝트의 목적이자 계획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 권력은 자본에 넘어갔다는 말이 있다. 다수를 위한 좋은 정책이라도 그 결과는 다르게 흘러가기도 한다. 수도를 틀 때 온수 쪽으로 레버를 돌려도 따뜻한 물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듯 말이다.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그 사이 너무 많은 일이 벌어졌다. ● 이번 프로젝트는 탐색지원인데, 실행지원을 준비 중이다. 이후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泫垂幕(현수막) 프로젝트 : 뒤섞여 드리운 막을 진행 할 예정이며 포트폴리오 연구반의 도움을 받아 팀으로 결과전시 및 적극적인 캠페인, 해프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광호

나광호_玄垂幕 프로젝트 관찰하는 사람들_2021
나광호_촬영하는 사람_2021

Q.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수막을 거짓이 난무한, 불법으로 대하시는 게 각별해요. 숱한 현수막 사이에서 힘, 권력, 정책이라는 키워드를 선별해 프로젝트를 기획하셨는데요. 앞서 『현수막(懸垂幕) 프로젝트』를 진행하셨고 후속 작업인 이번 『현수막(泫垂幕) 프로젝트』로 이어졌다고요. 음은 같되 뜻이 다른 '현' 자가 눈에 띄어요. 이에 관해 자세히 소개해주실래요? ● A. 프로젝트나 전시 제목을 정할 때 한자를 자주 사용해요. 같은 음이지만 유연하게 변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죠. 그래서 유연하고 말이 되는 프로젝트명을 정할 수 있는 듯해요. '현수막'은 내걸어 드리운 막이라는 의미인데요, 현재, 먼, 검다 등의 의미를 달아 '현재 드리운 막', '멀리 드리운 막', '검게 드리운 막'으로 제목을 변형해가며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어요. 현수막은 정체성을 반영하지 않아요. 반면 빵집, 미용실, 세탁소, 마트 등의 간판은 그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봐요. 예전에 진행한 지도 프로젝트에서 지도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얘기를 자주 했어요. 개발, 합목적성에 따른 힘, 정책, 권력이 우선시 되다 보니 실제 그 지역을 살아가는 사람의 목소리는 담기지도, 들리지도 않는다고 느껴요. 그런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 내렸고, 프로젝트가 다루어야 할 지점이라고 여겼어요. 그래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죠.

나광호_인터뷰이 (부동산)_2021
나광호_인터뷰이 (굴지의 디자이너 김씨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_2021

Q. 공유워크숍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했어요. "건대에서 구리로 넘어올 때 부동산 불법 현수막이 엄청 많이 날렸다. 그 모습이 재난 영화를 보면 새가 날아가거나 하는 전조처럼 느껴졌다." 그때 광호 님이 느끼신 감정은 어떤 것이었나요? 그걸 일상에 균열을 일으킨 지점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 A.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이었죠. 재난 영화에서도 출연자들이 다들 멈칫하거나 우왕좌왕하잖아요. 관객만이 속으로 외치죠. "어서, 피해!!!" 그걸 알아챈 시점부터 현수막 내용의 텍스트들을 읽고, 기억하고, 그 이면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내려고 노력했어요. 그 의미를 정확히 짚어 낼 수 있는 분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기 시작했고요.

나광호_인터뷰이 (서울)_2021
ⓒ 서울문화재단_생활을 바꾸는 예술 리뷰프로그램_2021

Q. 프로젝트의 목표를 "기획부동산, 부동산컨설팅, 공인중개사 세 업자를 대상으로 뒤섞인 욕망, 같은 장소 같은 곳을 다르게 바라보는 욕망의 관점과 이를 힘, 권력, 땅, 소유주, 정책을 세밀하게 관찰, 발견하고 기록하여 비판적 관점을 자연스레 드러나게 하고 싶다"로 두셨어요. 현수막이 드러내는 게 누군가의 욕망, 권력임을 파악하고, 주체별로 어떤 방향을 선망하는지 보여주시는 일이 의미 있음에도 그걸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은 쉽지 않을 듯해요. 큰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들고 부동산에 찾아가면 위협적으로 느끼곤 해서 아이와 같이 가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도 들려주셨죠.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다면 나눠주세요. ● A. 정답은 잘 몰라도 다양한 관점이 모이다 보면 교집합이 되는 부분을 바라보고 또 다른 관점이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간척지가 된 섬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 실제 섬에서보다는 섬 외곽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주변을 통해 중심이 정의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는 인터뷰이를 만나고 싶어요. 욕을 걸걸하게 잘하시는 어르신도 재미있었고, 현 상황을 직시하고 현수막의 텍스트를 구글 번역기처럼 들려주시는 부동산 사장님도 재미있었죠. "다 사기꾼이야.", "다 뻥이야!!!",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안 돼", "지정된 곳이 아닌 곳에 걸리는 현수막이 불법이니까 단속 시간 피해서 걸었다가 수거했다가 사람들이 많이 볼 시간에 다시 걸지" 같은 얘기 듣는 것, 다른 생각을 발견하는 것이 모두 에피소드에요. 흥미로워요.

김하영_현수막 (서울)_2021
권민주_현수막 (경기도에 인접한 서울)_2021

Q. 향후 '올바른 기획부동산 프로젝트 해프닝'을 벌이고 싶다고도 하셨어요. 어떤 내용인지 귀띔해주실 수 있을까요? ● A. 말 그대로 정직한 현수막을 만드는 거예요. 불법으로 매달기도 하고요. 과장된 허위 텍스트를 올바로 잡는 작업을 생각 중이에요. 틱톡을 이용한다던가, SNS 기능을 활용해 확산시킨다던가, '좋아요'를 누르게 하는 식이죠. 님비 1), 핌피 2)에 대한 현상과 인간의 이기심, 욕심, 욕망, 그리고 정치적인 구호들도 멀지 않다고 생각해요. ①'화천대유, 돈 번 자가 주인입니다.' ②'돈 벌게 해 준 자가 범인입니다.' ③'둘 다 범인입니다.', ④'국가에 도둑놈들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 각기 다른 정당이 내 건 최근 현수막의 문구들인데, 이 현수막을 이용해 퀼트로 빅텐트를 제작할 계획이에요. 대 국민 화합을 저와 제 프로젝트팀이 구현할 거예요. 게릴라성 음원 제작도 고려하고요.

이채은_현수막 (서울)_2021

Q. 이 프로젝트로 인해 참여자의 생활에 작은 흔적을 남길 예술이란 어떤 모습일까요? ● A. 제가 바뀌고 제 상황이 바뀌면 바뀌는 거죠. 실행지원에서는 도움을 준 작가들과 함께 즐겁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텐데요. 과정이 행복하고 즐거우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해요. 가슴 뛰거나 설레는 일이 별로 없는 와중, 프로젝트를 지속해나가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감사해요. 계속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주제로 기획과 프로젝트를 벌이고 싶고, 그러다 보면 사람들에게 제 아이디어가 회자되고 담론화되고 예술로서 흔적을 남기지 않을까요.서울문화재단_나광호

* "본 인터뷰는 서울문화재단 『2021 생활을 바꾸는 예술 참여자 인터뷰집』 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각주 1) NIMBY, 'Not in my back yard'의 머리글자로 자기중심적 공공정신 결핍 증상 2) PIMFY, 'Please in my front yard'의 머리글자로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수익성 사업을, 자신의 지역에 유치하고자 하는 지역 이기주의

Vol.20210702i | 나광호展 / NAKWANGHO / 羅鑛浩 / project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