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리고 숨은 세계

김다희_엄소완 2인展   2021_0701 ▶ 2021_0727 / 일,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BGN 밝은눈안과_롯데물산

관람시간 / 09:00am~06:00pm / 토요일_09:00am~03:00pm / 일,공휴일 휴관

BGN 갤러리 잠실 BGN Gallery Jamsil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타워 11층 Tel. +82.(0)10.4676.7214 seoul.bgneye.com/bgn_gallery

교차하는 형상에 관하여 ● 텅 빈 구멍에서 음악이 나오고, 버섯이 축축한 땅에서 돋아나듯 / 밤낮없이 번갈아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지만 / 그것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여러 마음의 변화가 나타나기에 / 우리가 삶을 유지하는 것이다. ● 현상을 인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형체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환기하는 이 대목의 출처는 장자의 제물론齊物論이다. 만물의 상대성을 설명하는 동시에 규정의 무상함을 깨닫게 하는 가르침의 가지런한 정리를 대할 때마다 혼란과 함께 마음이 정화되는 기이한 체험을 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이는 아마도 우리가 어떤 '교차' 속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가만히 명상을 하라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가만히 있지 말라고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저마다의 생각과 재미를 얻어가고, 현상의 인지와 형체의 탐구를 교차하며 자신만의 형상으로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표현해가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김다희 작가와 엄소완 작가는 지속적인 의지로 각자의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의 소개는 두 작가의 노트에서 인용하고 필요에 맞게 다듬은 것이다. ● 땅, 하늘, 물줄기 등과 같은 상징이 뒤엉켜 커다란 고지도의 형상을 하고 있다. 엄소완 작가의 작품에 나타나는 고지도의 형식과 부감시俯瞰視의 이미지는 동양화에서 보이는 전통적인 회화 표현으로써 내면의 휴식과 여행으로 출발해 자연의 순환적인 현상과 시간과 공간이 연결되는 우주적 공간들을 표현함으로써 상상 속 풍경 체험하게 한다. ● 한편, 불안과 혼란에 따른 현실 인식의 변화는 사물의 왜곡, 변이를 선의 결합 및 해체를 조형적으로 나타낸다. "나의 경험과 불안은 어디서 시작되었으며 그것의 실체는 무엇인가?"에 대한 김다희 작가의 작업은 "우리는 어디에서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 두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은 다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어떤 상반된 키워드를 던지고 비교해보라 할 때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를테면 '추상'과 '구체'를 토대로 이들의 작업을 이해해보려 할 때, '추상에서 구체로'와 '구체에서 추상으로'라는 순서를 각 작가에게서 발견하거나 규정하는 것은 감상자들마다 상대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비교는 무상한 동시에 큰 의미가 있다. 그렇게 형상은 교차한다. ● 우리는 여기서 교차하는 형상들을 본다. 그것은 두 작가가 각자 세상을 의심하고, 불안해하며, 또한 받아들이고 결국에는 해석하는 방식이다. 그 가지런한 정리를 보며 우리는 해석이 단지 규정된 것이 아님을 느낀다. 오히려 열려 있되 숨겨져 있는 어떤 형상들을 우리는 본다. 이들의 작업들이 추상과 구체 속에서 표정 짓는 그것을 말이다. 그것을 볼 수 있고, 감상의 언어를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면 우리도 자신만의 형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교차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지 않을까. ■ 배민영

김다희_바람과 그림자_캔버스에 유채_100×72.7cm_2021
김다희_바람_캔버스에 유채_89.4×130cm_2021
김다희_숲_캔버스에 유채_112.1×162.2cm_2021
김다희_숲_캔버스에 유채_59×72.7cm_2021

물성의 변이 ● 「물성의 변이」는 불안 심리로부터의 경험을 숲을 매개로 표현한 현실(real) 세계의 또 다른 형태입니다. 제 작업은 "나는 왜 불안한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초조하거나 불안할 때면 작업실 근처에 있는 산책로를 걷는데, 그곳의 바람, 소리, 모습들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재구성됩니다. 이렇게 작업으로 변이된 풍경은 모호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느끼는 혼란과 '막연한' 내적 불안으로부터 원인을 찾고자 기억을 모색하는 과정이 됩니다. 「물성의 변이」통해 불안에 의해 가려졌던 각 개인이 가진 감각의 세계를 발견하고 느끼실 수 있길 바랍니다. ■ 김다희

엄소완_밤에서 낮으로 가는 시간2_장지에 혼합재료_182×91cm_2020
엄소완_열린 입구_장지에 혼합재료_130.3×162.2cm_2019
엄소완_붙잡고 있는 것_장지에 혼합재료_130.3×162.2cm_2019
엄소완_시간의 연결_장지에 혼합재료_53×65.1cm_2018

우주적 시간의 풍경 ● 작품에 나타나는 고지도의 형식과 부감시俯瞰視의 시선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는 땅, 하늘, 물줄기 등과 같은 상징이 뒤엉켜 우주적 형상을 하고 있으며 모자란 부분을 도와 조화롭게 채운다는 비보裨補 의 개념으로 시공간이 조합된 상상적 공간과 풍경을 형성합니다. ● 저의 작업은 내면의 휴식과 여행으로 출발해 자연의 순환적인 현상과 시간과 공간이 연결되는 우주적 공간들을 표현함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하나로 연결된 큰 우주적 세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과 직·간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표현된 미지의 세계, 또는 심리적인 공간은 내면의 이상적 지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현된 상상 속 풍경 체험을 통하여 잠시 일상에서 잊고 있던 감각을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 엄소완

Vol.20210702h | 열리고 숨은 세계-김다희_엄소완 2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