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달서문화재단 웃는얼굴아트센터
관람시간 / 10:00am~17:00pm / 소독방역_12:00pm~01:00pm / 일,공휴일 휴관
웃는얼굴아트센터 갤러리 SMILING ART CENTER 대구시 달서구 문화회관길 160 Tel. +82.(0)53.584.8720 www.dscf.or.kr
박병구 작가는 7년간 대구미술협회를 이끌며 대구아트페스티벌이란 새로운 개념의 미술축제를 만들고 국제교류에 힘쓰는 등 지역 미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위해 헌신했다. 2019년부터 다시 작품 활동에 전념하며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그는 사실적인 깊이 묘사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있는 패턴화를 추구하며 자연의 모습을 담아내지만 있는 그대로가 아닌 작가의 심상을 녹여내며 원래의 자연 모습과는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평단에서 작가의 작품을 ‘몽환적 풍경이 자아내는 미학’이라고 평하는 이유이다.
자연주의 풍경화가의 목표는 언제나 자연의 모습을 정직하게 그려내어 그 감흥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있다. 그래서 실제로 사생 에 기초해 제작을 하며 특히 인상파 작가들의 경우처럼 현장에서의 작업에 충실하려 한다. 대구 영남의 자연주의 화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철저한 사생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전통이 강조되어 왔다. 자연주의 작가들은 현실에서 치열한 삶을 사는 동안에도 그림을 그릴 때 그들의 눈길은 언제나 자연을 향했다. 박병구 역시 작품의 소재를 찾으러 남해안 일대를 누비며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때가 있었다. 특히 80년 대 학번 출신들이 졸업 후 겪게 될 시대적 급변상황들을 어떤 태도로 맞이했는가에 따라 그들 작품의 화풍이 결정되곤 했다. 되돌아본다면 여러 갈래의 선택을 앞에 두고 혼란스러운 시기를 돌파할 때 이 작가의 경우는 판단과 결정에 필요한 지혜를 아마도 자연의 현장에서 구하려 했던 듯하다. 그 많은 사생이 바탕이 되어 오늘의 그림이 나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현재 그의 화면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관념화되고 이상화된 자연에 가깝다. 작가의 상상력을 통하여 재창조된 자연으로써 심상적 풍경이라 하겠다. 그래서 한 평론가는 그것을 ‘몽환적 풍경이 자아내는 미학’이라고 평했다. 그의 화면 속 경치들은 어디를 봐도 항구 여일한 자연이 펼쳐진다. 마치 로코코시대 앙트 완느 와토가 그려낸 자연처럼 비도 오지 않을 맑은 날이 계속되며 근심걱정도 없는 세계처럼 느껴진다. 또한 19세기 말 피뷔 드 샤반 느의 상징주의적 풍경화에서처럼 흐르던 시간도 멈춰 고요한 평화가 지속되는 아련한 광경이 한없이 전개된다.
그렇다고 꿈 속 같지는 않다. 모든 것이 죽은 것처럼 고요한 것이 아니라 반짝이고 일렁이는 작은 움직임들이 있다. 그림 속에 반복되고 있는 선과 형태 그리고 색채가 리듬을 만들고 원근에 차별 없는 채색에도 불구하고 풍경의 형태로써 원근감이 감지되도록 한 시선처리로 인해 일어나는 활달한 움직임들이 있다. 단순화한 형과 색으로 조화로운 풍경의 구성을 만들어 거기서 발랄한 기운과 생기가 느껴지도록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작가의 경우는 평면적 패턴의 현대성과 감성적 상상 공간 사이의 긴장이 불러 일으키는 생동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수없이 많은 현장을 통해 새로운 구상회화의 길을 찾아 헤맨 결과 현재에 이르렀다는 작가의 주장처럼 그는 자신만의 분명한 회화적 개성을 획득한 셈이다. 긴 시간 동안 그의 몸과 정신에 각인 되었고 내면으로부터 끄집어 낸 심상적 풍경화란 견해에 공감한다. 바로 그런 이유로 이 작가의 풍경들을 보면서 간혹 초현실적인 공간감에 잠길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더욱 마음의 풍경화로 불릴 만하다. 그것이 나른하고 몽롱한 기분에 잠기게 하는 졸음 같은 것 이 아니라 명쾌하게 때로는 매우 예민한 감각으로 지각을 깨우는 묘한 생기를 발생시킨다고 느끼곤 한다.
박병구 작가는 구상미술이 시대에 뒤쳐진 양식이 아닌가하던 시각에 강한 저항감을 느끼며 강력한 회화로 거기에 답하겠다는 신념을 키워온 작가다. 그런 편견을 깨겠다는 포부를 밝힌 적이 여러 차례 있었으며 손일봉, 김창락, 허용 등으로 이어오는 대구 구상 미술의 한 전통을 자랑스럽게 여겼었다. 지금까지 대구출신의 구상 작가들 중에는 너무 사실적인 묘사에 치우쳐 기교만 빛났다는 평가를 듣는 작가도 있고 시대적 표현을 담지 못한다는 평도 있었다. 구상미술의 미래를 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겠지만 박병구 작가는 전인미답의 경지를 열어 보이겠다던 젊은 날의 꿈을 접지 않은 채 여전히 굳은 의지를 굽히지 않고 구상미술의 새로운 비전을 개척해주길 바란다. ■ 김영동
Vol.20210627d | 박병구展 / PARKBYUNGKOO / 朴柄九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