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형상들

Les figuraux de la sensation展   2021_0618 ▶ 2021_0630 / 일,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성순_김가연_김미경_김은정_김선영 김성자_김소은_김영선_김윤희_김지아 박우상_성지영_신지영_윤진수_이영심 장미영_조경진_조지원_지오훈_한혜령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일,공휴일 휴관

고색뉴지엄 GOSAEK NEWSEUM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산업로 85 (고색동 979 구 수원폐수처리장) Tel +82.(0)31.228.3443 blog.naver.com/gosaeknew

감각의 수행성 On the performativity of the sensation ● 수원 고색뉴지엄에서 2021. 6월 18일부터 30일까지 대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전시 『감각의 형상들』 개막을 기다리며, 필자는 이 전시의 핵심어이자 꽤 흥미로운 용어인 '감각'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동시대 회화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시각이 가장 순수하다거나 눈의 지각에로 수렴해야 한다는 염려가 더 이상 아니다. 화면 위에 대상을 얼마나 정확히 모방하는지 혹은 내용을 제대로 재현하는지, 나아가 관념을 어떤 최적의 시각 형식요소들로 바꾸는지 하는 일 등은 어느덧 화가의 진부한 습관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 기획들은 수 백 년 동안 원근법이나 카메라옵스큐라 같은 장치들을 통해 실행해왔던 합리적 시각중심(ocularcentric)의 조형경험이었으며, 우리는 지금 그것에 대해 드디어 마침표를 찍고 있다.

강성순_물끄러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7cm_2021 강성순_호야꽃과 사랑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100cm_2021
김가연_Stop1_캔버스에 유채_116×89cm_2020 김가연_Stop2_캔버스에 유채_116×89cm_2021
김미경_숨(Breath)-2101_캔버스에 혼합재료_130.5×130.5cm_2021 김미경_숨(Breath)-2102_캔버스에 혼합재료_130.5×130.5cm_2021
김선영_레테의 강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116.8×91cm_2020 김선영_이데아의 꽃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91×116.8cm_2020
김성자_바람을 안은 먼지l_장지에 혼합재료_75×105cm_2021 김성자_바람을 안은 먼지ll_한지에 혼합재료_76×150cm_2021
김소은_㵿_캔버스에 유채_162.2×112.1cm_2020 김소은_Blue Fall_캔버스에 유채_116.7×80.3cm_2021
김영선_관계 매체를 통한 비상을 꿈꾸며 1_패널에 종이 죽, 유채_132×98cm_2021 김영선_세상 풍경 1_패널에 종이 죽, 유채_132×98cm_2021
김윤희_비상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20 김윤희_소녀의 기억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20

근대에서 현대로 그리고 후기현대, 탈현대로 이입되면서, 회화의 영역은 이제 단일한 시각의 경험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회화의 권력이 오로지 시각에 있다는 믿음을 떠나, 우리 몸의 오감(五感)이 상호작용하는 그래서 모든 감각들을 횡단하는 통합적 지각 경험에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회화작품은 분명히 온 몸의 감각 신경을 자극하며, 작품 밖 세계의 온갖 주름들을 접었다 펼쳐 보이는 반복을 통해 의미의 차이를 드러낸다.(여기서 J. 데리다의 재연(itérabilité)이란 반복 개념과 차연(differance)이란 변경 즉 차이 개념을 비교해볼 수 있겠다.) 화가는 감각의 앙상블 즉 감각의 연결망 속 행위자이며, 감각의 전율을 넘나들고 생명의 생기를 직관으로 표상하거나 전달한다. 그리고 관객들에게는 회화의 존재양식이 바야흐로 감각의 힘으로 연대하는 관계망임을 가리킨다. ● 인간과 세계의 접촉은 감각에서 시작한다. 감각(sensation)을 통해 우리는 대상을 사유하거나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의식의 형성도 바로 이 감각(혹은 공감각)을 통해 비로소 이루어진다. 이런 감각 에너지가 화가에게는 직관 및 지각, 느낌을 활성화하고, 창작의 물리적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맥락에서 필자는 감각의 수행성(performativity)을 언급하고자 하며, 감각 수행의 지향점이 자기폐쇄가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및 공존 –M. 하이데거의 '세계 속에 있음', J-L. 낭시의 "함께 있음" 개념들을 참조- 에 있음을 피력해보려 한다. 생물학에서 감각 수행은 비자발적 신경작용으로 간주되지만, 예술영역에서 감각의 수행은 우연을 가장한 주체의 자율적, 능동적 의지 실천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동시대의 감각 수행의 창작은 가능한 객관적 모방과 재현 같은 억압적 규범의 실행을 배제하고, 무질서에 근접한 자유로운 제작과 즉흥성, 관객과의 자발적 소통을 모색하는 상황을 야기한다. 물론 감각의 힘에 이끌린 나머지 추상, 비구상 영역을 빈번히 넘나들며, 작품의 연출, 재편집, 패러디 같은 포스트프러덕션의 방법들을 인용하기도 한다.

김은정_어떤 사람이 외치는 소리_한지에 복합재료_39×140cm_2021 김은정_알 수 없는(nomad)_한지에 복합재료_72.7×99.9cm_2021
김지아_차원의 틈새2_캔버스에 유채_130.3×130.3cm_2021
박우상_생성과 소멸_캔버스에 유채_132.3×162.2cm_2021
성지영_수선화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97cm_2021 성지영_꽃들에게 희망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80.3cm_2020
신지영_비리디안의 빛_캔버스에 유채_130×162.2cm_2021 신지영_비리디안의 수_캔버스에 유채_130×162.2cm_2021
윤진수_In Space_Red02_캔버스에 먹, 아크릴채색_91×116.8cm_2020 윤진수_Traceability_Blue_캔버스에 먹, 아크릴채색_80×116.8cm_2021
이영심_꽃의 Algorism2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21 이영심_꽃의 Algorism3_캔버스에 유채_116×91cm_2021
장미영_무제_이합에 먹, 아크릴채색_91×116.8cm_2021 장미영_무제_순지에 먹_80.3×116.3cm_2021
조경진_나에게 오는 길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21
조지원_Scene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118cm_2020 조지원_Scene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0cm_2020
지오훈_Duality_008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80.3cm_2018 지오훈_Duality_010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80.3cm_2018
한혜령_Resilience_no.01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21

하지만 감각은 이성이나 합리적 사유에 비해 오랫동안 억압됐던 힘이자 능력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감각의 형상들은 자기중심적이던 합리적 시각 이미지, 자기동일화에 따라 타자적 요소들을 차단하던 모더니즘 회화의 고립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즉 감각 수행 안에서의 매커니즘은 주체가 아닌 타자 -하지만 이 타자는 어느 의미에서는 또 다른 주체다-, 배척되어온 이질성의 측면을 더 주시하고 그 가치를 포용한다. 화가라는 감각 주체가 행하는 수행적 실천의 의의는 회화의 전통 체계를 동요시키고 규범을 해체하여 탈규범화하는 그리하여 회화의 의미를 재설정하는 데 있다. 만일 우리가 오늘날 감각 수행성의 화가라면, 회화를 탈영역화-재영역화, 탈의미화-재의미화하는 반복 과정을 통해 회화의 의미작용을 크게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전망에 진심으로 전율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이제는 환원주의 모더니즘과의 트러블에 너무 염려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 회화 감각의 수행에서 형식주의 같은 이성중심의 전통, 원본의 독창성 같은 규범적 허구성을 폭로하는 일은 기존 회화 규범들에 대한 저항과 비판인 동시에 그동안 배제된 타자 요소들을 재맥락화하는 가능성을 보이는 일이기에 그만큼 유의미한 일이다. 더욱이 회화 정체성의 토대를 더 긴밀하게 사유하는 일이므로, 작품 구성에 사용된 색, 색면, 선, 형태, 공간의 재배치, 표현 방법의 변경과 이질적 매체 및 비정형적 표현, 작품의 의미작용의 잠재된 힘에 더 예민하고도 진지한 고찰을 해야 할 당위성이 인식된다. 기존 회화에 비해 낯설고 이질적인 타자 요소들에 대한 과감한 수용과 비규범적 표현의 시도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감각의 수행성을 통해 확대될 수 있고, 덩달아 작품의 의미작용의 가능성도 확장되리라 생각된다. 심지어 감각의 증강된 경험들로 말미암아 관객과의 소통은 더 쉽고 유연해질 것이며, 감각 수행성을 통한 관객-타자들과의 수평적 공존 의식은 더 빈번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화가 경력을 쌓기 시작하는 이번 전시 참가자들은 회화의 새로운 현실을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점에서 아낌없는 격려를 받길 바란다. 그리고 '감각의 수행성' 개념을 각자의 새로운 회화적 의미 생산의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길 필자는 기대한다. ■ 서영희

Vol.20210620d | 감각의 형상들 Les figuraux de la sensation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