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큐레이터 권희수×김지연_김유정×조숙현 김진구×박지혜_바리테크×중간지점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공간지원 주최,기획 / 아마도예술공간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아마도예술공간 AMADO ART SPACE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8(한남동 683-31번지) Tel. +82.(0)2.790.1178 www.amadoart.org
"Why does art matter?" "예술은 왜 중요한가?" ●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아마도예술공간의 연례행사인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은 작품의 창작 및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담론에 주목하는 전시를 만들고자 2013년 아마도예술공간의 개관전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목하진행중’이라는 부제가 의미하듯 전시의 준비와 시작, 끝의 경계를 허물어버림으로써 내밀한 과정을 드러내고자 하며, 전시를 중심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생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렇기에 전시로서의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평과 담론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젊은 작가와 큐레이터의 매칭을 통해 작품의 창작에서 전시까지 발생하는 다양한 맥락을 가시화하고자 했다. '과정'은 결국 예술 창작의 '오브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지점임을. 또한 연계 프로그램 「아마도애뉴얼날레 난상토론」을 통해 작가와 작품에 대한 기존의 비평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전시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비평의 장으로 끌어내며 우리 앞에 현현한 "예술이 왜 중요한지" 치열하게 토론해 왔다.
"Does art matter?"(https://shop.grossdomesticproduct.com/) "예술은 중요한가?" ● 안나 제거스의 망명소설 『통과비자』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영화 『트랜짓』은 극심한 공포에 내몰린 망명자들이 몰려들어 마치 세계의 마지막 항구처럼 되어버린 마르세유를 배경으로, 파시즘의 공포와 허망한 희망, 도주의 권태에 사로잡힌 망명자들의 정신세계를 깊숙이 파고든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가운데 시간을 초월하여 농락당하는 난민의 운명과 두고 온 오래된 익숙한 것들이 지평선 너머 미지의 것으로 이행하는 장소 '트랜짓'으로 시야를 넓혀간다. 이 불안하고 찰나적인 장소에서, 그들은 읊조린다. "이 상태가 내일로 끝나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몇 주, 몇 년, 혹은 평생 계속되는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2019년 11월의 우리라면 이런 망명 생활의 감각을 일깨울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작가적 상상력과 창의력 덕분이었겠지만 지금은 일상의 모든 것이 이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우리는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책이 있는 곳에 살고 있으니 상황은 다르다. 그렇지만 불확실성이 일상생활을 마비시키고 접촉의 제한이 사람과 사람을 갈라놓는 현실임에는 다름이 없다. 생명의 위기, 직업상의 제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분리, 온화한 삶이 사라질 것이라는 걱정은 사람들을 소모시킨다. '옛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이 공허히 메아리친다. 다른 세상으로의 문은 굳게 닫혔다. 예술 전문 언어와 예술이 존재하는 외부 세계에 대한 보다 실용적인 고려 사이의 차이를 상기시키고 있다. 그리고 질문과 마주한다. 이러한 팬데믹 상황에서 "예술은 중요한가?" 『제8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에 참여한 4명(팀)의 기획자와 4명(팀)의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정지상태에서 코로나와 공존하는 "새로운 규범"에 익숙해지기 위해 "왜"를 지우고자 한다. 이 전시를 통해 틀에 박힌 생각과 감각을 버리고, 그것들이 지속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경험하는 통과지점(트랜짓)으로서의 장소를 제공한다.
권희수의 「코어」는 주파수로 뇌파를 조절하는 바이노럴 비트의 원리를 적용한 사운드 설치 작업으로 소리의 보이지 않는 파동이 몸과 의식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탐구한다. 「코어」의 바이노럴 비트 주파수 위로 촉각적 감각과 배경을 영화적 서사의 중심에 놓은 영화의 '코어'에 해당하는 소리를 쌓아 구성한 「시네코어」는 겹쳐 올리는 소리의 층위로 인체와 세상의 파동을 엮는다. 회음부, 하단전, 배꼽, 심장, 인후, 미간, 정수리와 차례로 공명하는 주파수에 집중한다면, 몸을 파고드는 이 소리는 지금의 관성을 흔들고, 비움과 채움을 반복하는 '코어'에 새로운 동기화의 세기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인가.(김지연 큐레이터의 글)
김유정 작가는 폐기된 호스와 채널 간판, 그것을 감고 있는 틸란드시아 식물 설치를 통해 온실 공간을 점령하는 설치 작업 「시간이 기억하는 통로, 2021」를 선보인다. 고무나 비닐로 이루어진 관 형태의 호스는 우리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액체나 가스 등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매체를 투과하고, 유입과 배출의 시작점이자 마무리를 이어주기도 한다. 호스는 인간이 생명을 연장하는 마지막 통로가 되기도 하고, 이동과 굴곡, 혹은 또 다른 대상과의 관계 맺음을 하는 메타포적인 매체이다. 식물 넝쿨 사이에는 채널 간판(폐기된 간판)이 설치된다. 작가가 도시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직접 수집한 채널 간판은, 한때는 가게의 얼굴이자 표상이었으나 이제는 버려진 텍스트이다. 이렇게 자음과 모음이 쪼개진 채 폐기된 텍스트는 작가의 작업 콘셉트에 의해 온실 공간 안에서 부유하고, 이것을 감싼 틸란드시아가 하나의 토피어리를 완성하게 된다. 길거리에 버려졌던 호스와 간판은 다시 하나의 생명체로 탄생하여 온실 속 보호의 대상으로 치환된다.(조숙현 큐레이터의 글)
김진구는 컨테이너, 지하도, 건축물, 어두운 공간 등 일상적으로 구축되어 익숙하고 무뎌진 주위의 공간을 사진으로 포착한다. 이를 토대로 국내외 아파트 풍경을 탐구하고 계산하여 포토 모자이크 기법으로 재현한다. 작가는 실재하는 거대한 사회를 작은 퍼즐로 맞추는 제작 과정을 통해 인간이 일상의 단면이 아닌 현재를 마주하길 바란다. 유리창을 통해 확장된 공간을 활용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특유의 낯선 아파트 풍경을 선보인다. 풍경에서 조각된 만 개의 공간으로 시선을 집중하게 만들며 '익숙하지만 낯선' 시각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박지혜 큐레이터의 글)
바리테크의 서제만과 이주영은 작업의 영속성에 대해 고민한다. 그들에게 영속성이란 작업의 물리적 보존이 아닌 누군가의 경험으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어질 지금을 위해 둘은 직접 몸을 움직이며 서로에게 불완전한 단서를 넘기고, 숨기고, 찾는 숨바꼭질을 한다. 상대가 건넨 실마리는 서로의 경험으로 풀리고 또다시 개인의 경험으로 묶인다. 이번 전시 「여기 사자가 있나요?」는 서제만, 이주영의 숨바꼭질이 둘에게 그리고 중간지점 넷으로 연장된 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이 주고받은 것이 실 머리인지, 끝인지, 끊어진 실인지 알 수는 없지만 결국엔 끝없는 실마리로 이어진다.(중간지점의 글)
모든 것이 도주 중에 있었고, 모든 것이 지나가버리는 것에 불과했다. ● 두 질문에는 언제나 그렇듯 정해진 답이 없다. 모든 것이 지나가버리는 지금 아마도예술공간을 통과지점으로 지속적으로 변해가는 현상들을 관찰해주길 바란다. ■ 박성환
Vol.20210613e | 제8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