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안산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10:00pm / 일요일_11:00am~09:00pm
어반커뮤니티 Urban Community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이삭4길 15-6 2층 (고잔동 753-7번지) @urban.co.art
플라스틱은 현대 생활상의 다양한 변화를 이끌었다. 가볍고 단단한 플라스틱은 조형의 용이성에 더불어 생산 비용 까지 저렴했기에 우리 일상생활 모든 부분에 빠르게 스며들었다. 불과 10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플라스틱은 우리가 입고, 먹고, 사용하는 모든 것들의 재료가 되었다. 하지만 이 편리한 재료는 분해되는데 수백 년이 필요하고, 모든 곳에서 사용되는 만큼 지구 전역에 흔적을 남기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남긴 비가역적인 결과는 현대를 인류세*로 명명하는 근거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인류는 플라스틱과 함께 모든 것을 바꾸고 있지만, 무엇이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 「플라가드닝」은 플라스틱과 가드닝의 합성어로, 인류세의 풍경을 일종의 가꾸어진 정원(가든)으로 상정하고 플라스틱처럼 일회적이고 가볍게 소비되는 시간 속에 쌓여나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곽요한, 성왕현, 이현희 작가는 아티스트그룹 이래로 활동하며, 공통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교차시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 구축되고 있는 플라가든의 풍경을 개발, 환경, 식량의 측면에서 풀어낸다.
곽요한은 전시가 열리는 안산시라는 지역이 간척을 통해 변해가는 과정에 주목하며, 자연과 인공의 경계가 유동적으로 변하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절과 생존을 비유적으로 그리고 있다.
「Leaves」는 잎사귀가 그려진 4개의 캔버스와 흰색 칠이 되어 벽에 고정된 6장의 잎사귀 조화와 같은 방식으로 고정된 6장의 생 잎사귀로 이루어진다. 생 잎사귀들은 통일되어있는 조화 잎사귀들과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접히고 꺾여 고정되어 있으며, 모든 잎사귀들은 설치된 벽과 같은 색으로 칠해져 있다. 자연의 잎사귀와 인공의 잎사귀, 그리고 그려진 잎사귀 이들은 모두 잎사귀로 보인다. 하지만 각기 다른 방식과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서 시간선에 따라 변하는 지역의 정체성과 유동적으로 변하는 경계들과 바뀐 공간 에 맞춰질 것을 강요하는 시스템의 폭력성,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Phragmites」는 다양한 색의 열매가 달린 식물 같은 형태의 조형물 군집으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갈대와 같이 유연한 줄기를 통해 부드럽게 흔들리며 설치된 공간을 자신들의 색으로 채운다.
부드러운 흰색 털이 달린 덩어리들이 매달려있는 「Fluffy」는 관람자 각자에게 익숙한 하나의 윤곽으로 다가간다. 폴리와 아크릴로 만들어진 이 인공의 물체는 어렴풋한 형체를 통해 그 어떤 관람자에게 부드럽고 보송보송한 동물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생명체와 비 생명체, 자연과 비자연, 유기체와 무기체 사이의 간극을 희석한다.
성왕현은 모큐멘터리 방식의 서사를 통해 '플라스틱 사회 000년 후'를 보여준다.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퇴적되어 재화의 가치를 지닌 광물로 변한다는 설정을 통해 인류세라는 이름으로 사라지지 않을 인류의 현재에 대해 말하고 있다.
_플라스틱이라 불리는 합성수지는 결합 또는 제조방식에 따라 종류가 수백만 가지가 된다. 강철이나 금보다 내산성이 강하기도 하고, 목재나 유리보다 내구성이 뛰어나 다. 또한 쉽게 썩지 않는 물질로 인류가 플라스틱을 발명한 이래 최초의 플라스틱이 아직도 썩지 않았다는 설은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이 썩는 데 500년이 걸린다고 추측하지만 이러한 추측은 우리의 바람일지도 모른다.
_머지않은 미래 ●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플라스틱은 실제 재활용률이 5-10% 정도에 그쳤다. 결국 생산하고 소비했던 수많은 플라스틱은 지표면 아래 어딘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고 플라스틱의 사용 및 생산을 전면 중단하기에 이른다. 더이상 플라스틱을 지표면 위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플라스틱의 가시적 종말이다.
_먼 미래 ● 매립되어있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층층이 퇴적되어 오랜 기간 열과 압력을 받으며 땅속에 머물러왔다. 이렇게 탄생한 새로운 퇴적층은 전에 없던 새로운 지층을 형성하게 되었고 자연스러운 지구의 지형 일부로 보이게 된다. 플라스틱은 마치 암석과 같은 형태로 변형되었다. 플라스틱의 종말 이후 발견된 새로운 상태의 플라스틱은 마치 하나의 광물로 인식되었다. 조개가 모래알을 품어 진주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지구는 플라스틱이라는 이물질을 품어냈다. 인공에서 시작하여 자연 일부가 되어버린 반짝이고 단단한 덩어리들, 인간들은 이것을 PLASTONE이라 불렀고, 과거 플라스틱의 금지로부터 얻게 된 희소성은 이러한 PLASTONE으로 하여금 재화의 가치를 지니게 하였다.
「Pla-Gardening」 ● 인간은 자연을 소유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다. 실제 자연을 옮겨오기도 하고 자연을 모방하여 환경을 조성한다. 도시 생활 속 혼재된 자연물은 심미적 요소로 생산되고 소비되고 폐기되지만 우리는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스럽다'고 받아들인다. 작품 Pla-Gardening은 왜곡된 식물의 이미지 위 겹쳐진 아크릴 모듈을 통하여 자연과 인공자연, 이분법적 시각에서 오는 경계의 모호함을 제시한다. 이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고, 인간의 생산품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현재를 상기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이현희는 자연식품들의 자연스럽지 않은 모습에 대해 보여준다. 경제와 정치적 논리에 좌우되는 식탁은 내레이션과 이미지의 상호작용을 통해 수사학적 논쟁의 장이 된다.
식탁에 오르는 유전자 조작 식물에 대한 논의는 현재 진행형이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라고 불리는 이 식물들은 유전자 조작 식물, 유전자 편집 식물 등으로 불리는데, 생명공학의 산실이라는 옹호의 입장과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돌연변이라는 비판적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리고 각 입장에 따라 조작과 편집, 개발과 변이, 가능성과 위험 등의 양가적 단어를 사용하며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전통적 품종 개량법인 육종과 달리 유전자를 바로 잘라내서 조합하는 GMO의 방식은 1973년 포도상구균의 유전자를 대장균에 삽입시키며 탄생했다. 이 기술은 농업 분야에 도입되어 필요한 성질을 추출해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기술을 통해 무르지 않는 토마토, 제초제에 강한 옥수수, 빠르게 성장하는 연어까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1900년대 들어서면서 자급자족 형태의 농사에서 화학약품과 기계를 사용하는 농업으로 바뀌었다. 초국적 농업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농작물을 대량으로 신속하게 생산했다. 효율적 생산을 위해 제초제, 살충제와 같은 강력한 약품을 만들어 잡초를 골래냈고, 농업 기업은 본인들의 제초제에 내성을 가진 작물을 개발했다. 그리고 농부에게는 생산의 편의성을 준만큼 특허권이라는 제약을 통해 산업을 통제하고 있다. 농업은 자연에서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1차 산업이라 분류하지만 현대의 농업은 거대 자본과 경제적 원칙에 따라 움직인다. 농업기업들은 정치에도 깊이 관여하며 농산물 관련 정책 수립에까지 관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GMO의 대표 작물인 옥수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물이라 불리며 우리가 먹고 사용하는 것 곳곳에 사용되고 있다. 베이킹파우더, 치즈, 비타민, 약품, 티백 주스, 코팅제, 청량음료, 기름, 구연산, 맥주, 커피크림, 요구르트, 케첩, 사탕, 수프, 와플, 마요네즈, 핫 소스, 핫도그, 마가린 등. 옥수수는 그 형태를 바꾸어가며 모든 음식에 들어있다. 인류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지만 더 이상 내가 먹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더 새로운 옥수수를 향하여 Towards a newer corn」은 화자의 내레이션과 식탁 위 이미지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미세한 균열에 주목한다. 자연식품들은 결코 자연스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환경적, 경제적 논쟁의 장이 되어버린 식탁을 가시화함으로써 시대가 지향하는 가치 지점에 대해 생각해보자 했다.
곽요한, 성왕현, 이현희는 아티스트그룹 '이래'로 활동하며 다양한 사회문제를 주제로 각자의 시선을 보여준다. 자연과 인공의 이분법적 시선에 도전한 설치작품 "육각의 '자연'스러운 모듈"이나 팬데믹 사회에 발생하는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전시 "좌초된 지각체"에서는 우리 주변과 일상에서 접하는 소재를 통해 사회 저변의 구조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 아티스트그룹 이래
*인류세(Anthropocene): 네덜란드 화학자 파울 크뤼첸(Paul Jozef Crutzen)이 제안한 새로운 개념으로 자연적 변화에 의해 정의되었던 이전의 지질시대와 달리 인간 활동이 지구환경이나 지구 역사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시대를 말한다. 그 정확한 기간에 대한 학계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환경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중요하게 연구되고 있다.
Vol.20210613a | 플라가드닝 Pla-Gardnening-아티스트그룹 이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