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서울노인복지센터 기획자문 / 송희정(스페이스 소 대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서울노인복지센터 탑골미술관 Senior Welfare Center of Seoul Topgoal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467(경운동 90-3번지) 1층 Tel. +82.(0)2.6220.8502,8663 www.seoulnoin.or.kr www.facebook.com/Topgoalart @topgoal.art
「프로젝트 공」 은 사회 이슈를 예술로 바라보고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해 말하는 탑골미술관의 새로운 예술 프로젝트입니다. 『어떤 쓰임』은 프로젝트 공의 첫번째 전시로, 2021년 탑골미술관의 키워드 '새로운 시대 속 일상으로의 연결'을 환경에 대한 시선과 사람의 가치로 담아 전합니다. ● 우리는 주어진 기능과 시간에 따라 쓸모를 정하곤 합니다. 전시 『어떤 쓰임』은 순간의 소명을 다하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에 대한 생태적 문제의식에서, 나아가 일상 속 사물과 사람에게 주어진 쓰임과 역할이 가진 의미를 이렇게 재정의합니다. '어떤' 존재든 '쓰임'이 있다. '어떤' 방법이든 그것만의 쓸모가 될 수 있다. ● 튼튼하고 흠결 없는 새 물건을 선호하듯, 우리는 사람에게도 무심결에 피상적 조건으로만 가치를 부여하곤 합니다. 그러나 어떤 몸과 마음을 가지고, 어떤 속도로 세월을 살아가는 존재든 모두 고유한 역할과 가치가 있음을 이 전시는 말합니다.
일회성 편리함을 상징하는 플라스틱 소재의 서로 다른 사물을 통해 두 작가는 쓰임의 의미를 재해석합니다. 김태연 작가는 비닐을 직물로 짜내며 하찮은 존재의 쓸모에 대해 말하고, 정찬부 작가는 빨대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며 소비와 폐기의 반복이 만연한 사회에 대해 역설합니다. ● 다양한 해석을 거듭 더하고 곱할 수록 (어떤)n 쓰임은 생각지 못한 다른 의미로 파생됩니다. 수직과 수평, 직선과 곡선을 오가는 작품이 만들어낸 공간 틈으로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 그 의미를 다르게 바라보면서, 나의 주변의 존재들에게 부여된 쓰임과 역할에 대해 여러분만의 해석으로 응답해주길 바랍니다. ■ 탑골미술관
가치의 재발견 ● 예쁜 옷이 담겼던 비닐봉지, 저녁 찬거리가 담겼던 비닐봉지, 약이 담겼던 비닐봉지, 작품에 쓰일 재료가 담겼던 비닐봉지. 야 식이 담겼던 비닐봉지... 주름 하나 없이 반듯하고 반들거리던 형형색색의 비닐봉지는 제각각 정해진 용도에 따라 갖가지 물건 들을 담아 우리네 일상의 한 곳에서 또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다. 그렇게 담았던 물건을 풀어내고 단박에 버려지기 일쑤인 비닐봉지. 그렇게 버려지기엔 아직은 충분히 쓸모 있는 비닐봉지를 모아 자르고 늘이고 박으며 실을 만들고 직물을 짠다. 하나둘 실 과 직물 조각이 늘어가는 동안 느낀 소소한 재미와 함께 깨달은 것이 있다. 그 어떤 것도 사소하고 하찮은 것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쓸모있음에도 단 한 번의 쓰임으로 쓰레기가 되어버리는 싸구려 비닐봉지. 누군가의 손을 잠시 스쳐지나 는 것이 아 니라 작품으로 또는 물건으로 오래 머물수 있게 하고 싶다. ■ 김태연
대체된 생명, 자연, 위장된 본질은 인간이 끊임없이 반복하는 소비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 중심에는 플라스틱과 같은 합성물질이 만들어내는 인공적 풍경과 현실적 감수성이 자리한다. 도심 곳곳의 과잉된 인공 녹색은 또 다른 자연의 모습으로 소비된다. 어쩌면 인간들은 스스로 존재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거치는 자연의 모습보다는 인간이 조성해놓은 인공의 자연에 더 친숙해져 있는지 모른다. 빌딩안의 실재 숲보다 더 짙은 녹색을, 실재 바다보다 워터파크의 인공파도, 프라스틱 돌과 나무들에 더 친숙함과 위안을 찾는다. 하지만 이 모든 반복된 시스템은 삭막한 콘크리트 위의 애처로운 유토피아에 지나지 않는다. 본인의 작업은 이러한 대량생산과 소비를 반복하는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과연 바로미터가 존재할 수 있나?라는 의문에서 출발되었다. ● 본인 작업에 주로 사용되는 빨대는 사람들에게 커피나 음료를 마시기전에 잘 세팅된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사람들이 가고나면 너저분하게 흩어져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이런 모습을 보고서 대량생산된 일회용 빨대지만 존재감을 부여해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처럼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놀이와 같은 습작은 작은 씨앗이 숲을 이루듯 컬러풀한 플라스틱 빨대 조각들이 모여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모습과 의미를 가진다. 한번 쓰고 쉽게 버려지는 재료에 닿은 시선과 새롭게 부여된 의미들은 끊임없이 재생되는 플라나리아처럼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다. 특히 흔하게 널린 돌들이 빨대와 결합되어( 대지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인 돌은 누군가 찾아주지 않으면 그저 한낱 돌 무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바닥에 설치되어 사방으로 흩어지고 뭉치는 작품은, 마치 씨앗의 결정체들이 응집되어 피어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사실 씨앗은 생명의 최소의 단위로 성장과정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준다. 생명에서 씨앗이 최소의 단위로 존재하고, 성장을 통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의 반복은, 현실의 공간에서 본인 작업과 연결 지어 볼 수 있다. 주재료인 빨대조각들 또한 씨앗처럼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최소의 단위로, 각각의 빨대 조각들이 응집되어 형태를 이룬다. 이러한 본인의 작업 과정에서 빨대는 자연물에서 무생물까지를 포함해 끊임없이 불변하길 원하며 생명을 내포하길 바라는 욕망이 작용한다. ● 우리가 생산해낸 수많은 이미지와 모조된 생산물들은 오래지 않아서 소비되고 폐기된다. 본인 작업의 역설적 은유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미지와 부유하는 현대적 욕망으로부터 파생된 불분명한 이상과 풍경을, 대량생산된 공산품인 빨대의 은유적 해석과 공간설치의 방식으로 회복가능한 지점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자 함이다. ■ 정찬부
Vol.20210531e | 2021 탑골미술관 프로젝트 공(共): 어떤 쓰임-김태연_정찬부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