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e Nubium : 구름의 바다

이은정展 / LEEEUNJEONG / 李恩定 / painting   2021_0526 ▶ 2021_0608 / 일,공휴일 휴관

이은정_하얀문_천에 자수, 아크릴채색_72.7×116.8cm_2021

초대일시 / 2021_0526_수요일_05:00pm_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아트 스페이스 W 기획展

주최 / 아트 스페이스 W_우신보석감정·연구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요일_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W ART SPACE W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32-1 우신빌딩 우신보석감정 ·연구원 종로점 B1 Tel. +82.(0)2.778.5944 www.wooshinlab.com @art_space_w blog.naver.com/wgk1979 www.facebook.com/wooshingemlab

차가운 무채색 겨울의 시간을 지나 따뜻한 봄의 색상으로 가득 찬 5월, 이번 아트 스페이스 W에서 이은정 작가의 전시를 선보인다. ● 이은정 작가는 익숙하거나 낯선 공간들을 블렌딩하고 작가의 상상 속 판타지를 덧씌워 만든 공간 '이나리아(Inaria)'를 작품에 풀어낸다. 작가가 창조해낸 공간을 지칭하는 '이나리아'는 '텅빈, 비어 있는, 공허한'이란 의미를 가진 라틴어 이나니스(Inánis)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창조된 작품 속 공간은 작가의 환상 속 유토피아를 보여준다. 작품 속 '이나리아'는 관람자로 하여금 자신의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투영하게 만듦으로써, 신비롭고 고요한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 또한, 심상 속에서 작품 안을 거닐며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한다. 이러한 과정은 관람자가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가 '이나리아'를 보며 느끼는 심상까지 포함되어야 작품의 최종적인 완성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이는 작가가 작품을 구성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기도 하다. ●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장기간의 코로나로 일상 생활을 포기하고 답답한 세상을 맞이한 이들에게 잠시나마 쉼의 시간을 만들어 주고자 준비하였으며 작가의 세계관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큰 크기의 작품 및 소품 그리고 이은정 작가와 우신보석감정원이 협력하여 제작된 천연유색보석이 셋팅된 콜라보레이션 팬던트도 전시되어 '이나리아'을 구석구석 경험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 아트스페이스 W

이은정_이은정 X 우신보석감정원 콜라보 브로치
이은정_머물고 흐르는 강_천에 자수, 아크릴채색_40×200cm_2021

옛사람들은 달의 어두운 부분에 바다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우리는 그곳에 물은 커녕 암석과 모래, 흙먼지만 있을 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누군가는 밤하늘의 달을 보며 위안받는다. ● '구름의 바다'는 달의 바다의 여러 이름 중 하나이며 물이 없는 허구의 바다에 붙여진 이름이다. 나는 내가 만들어낸 세상인 '이나리아(Inaria)'도 구름의 바다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나리아'는 나의 내면에 분명 존재하고 있는 세계이지만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구름의 바다'도 달에 붙여진 지명일 뿐 실제 물이 있는 공간은 아니다. 달이 만들어지고 남은 흔적들이 달의 바다가 되었듯 내 손이 지나간 흔적들이 남아 이나리아가 되었다. 이나리아는 라틴어 inánis(이나니스)를 차용하여 만든 말로 이나니스는 '텅 빈, 비어있는, 공허한'이란 의미이다. 비어있는 공간, 공(空)은 허망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비어있음으로 생기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허구인 것을 알면서도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위로받지 않는가. 나에게 이나리아도 위로와 치유의 공간이다.

이은정_빛이 내리는 곳_천에 자수, 아크릴채색_40×40cm_2021
이은정_바람이 멈추는 곳_천에 자수, 아크릴채색_40×40cm_2021

이나리아는 모성적인 대지, 포근한 자연을 기반으로 여러 장소가 중첩되어 만들어진 곳이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공간, 시간, 장소, 사물들이 합쳐져 시간도 공간도 낮과 밤의 구분도 없는 신비한 세상을 만들어 냈다. 자연은 우리를 평가하지 않으며 우리는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세상의 거친 파도와 바람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단단한 탑과 성들이 자리하고 있다. 벽과 탑들은 현실의 나를 보호함과 동시에 현실과 분리한다. 하지만 그곳은 삶으로부터 도피가 아닌 지친 일상에서의 회복을 위한 공간이다. 그곳은 나의 손이 지나간 흔적들로 천천히 견고하게 쌓아진 나만의 세계이다. 실이 가진 따뜻한 질감은 이러한 특징을 표현하는데 적합한 재료였고 공간, 소재에 따라 각기 다른 물성으로 평면과 입체가 섞이며 더욱 풍부한 화면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나리아는 완벽한 공간이 아니며 어딘가 허망하고 외로운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나 한번은 삶이라는 거센 바람 속에서 몸을 피할 장소를 찾는다.

이은정_두 개의 기둥_천에 자수, 아크릴채색_72.7×116.8cm_2020
이은정_물의 정원_천에 자수, 아크릴채색_72.7×116.8cm_2020
이은정_속삭이는 곳_천에 자수, 아크릴채색_65.1×90.9cm_2020

이번 전시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당신에게 어디인지 언제인지모를 이 공간들 속에서 잠시 꿈꾸듯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구름의 바다에서 헤엄치듯 이나리아라는 낯설지만 따뜻한 공간에 빠져 유유히 거닐고 헤엄쳐보길 바란다. ■ 이은정

Vol.20210526b | 이은정展 / LEEEUNJEONG / 李恩定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