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7기 / 김우진_김희욱_방수연_손광주 송세진_이재훈_좌혜선_한성우 8기 / 강상우_권혜경_김수연_김지선 이명진_이해강_최모민_홍기원
주관 /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후원 / 한국문화예술진흥원_충남도청_충남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공휴일_10:00am~06:30pm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WHITEBLOCK RESIDENCY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광풍로 315 Tel. +82.(0)41.414.4464 whiteblock.org
2021년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은 입주작가 쇼케이스전을 개최한다. 창작촌 쇼케이스전은 새로운 기존 입주작가인 7기 작가들과 새로 입주한 8기 작가 16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프리뷰전으로 일년 간의 향방을 엿볼 수 있는 전시이다. 또한 이 전시는 천안창작촌의 연례 전시 프로그램으로 첫 포문을 여는 창작촌만의 상징적인 전시로 운영된다. 전시명은 『AIR 31』이다. 일반적인 Artist-In-Residency의 약자와 숫자 31은 지금부터 10년 후라는 시간적이며 미래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으며 매해 작가들의 의견을 담아 변주되는 전시로 보여주고자 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 전시는 전체 입주작가들의 포트폴리오 및 그간의 활동 사항들을 자료로 정리하여 다양한 외부기관과 전문가들에게 지속적으로 프로모션 한다.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은 파주 헤이리의 창작스튜디오를 천안으로 옮겨오면서 2018년 5월 개관하였다. 그간 천안창작촌은 2년이라는 상주 기간을 작가들에게 열어두어 여타의 창작기관에서 만나기 어려운 긴 체류 기간으로 안정적인 창작여건을 조성하였다고 할 수 있다. 또 다양한 레지던시 관련 프로그램 사업에 집중하기보다는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긴 호흡을 북돋아 주고 장려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천안은 충남의 대표적인 산업 도시이면서 교통요충지이지만 예술문화의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에 천안창작촌이 충남과 천안에 상징적인 창작기관으로 자리매김하여 지역 안팎으로 예술가들과 전문가들이 넘나드는 교류지로 발전시키고자 하며 그에 걸맞은 전문적인 레지던시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하여 천안창작촌의 쇼케이스전은 나름 대단히 중요한 전시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천안창작촌의 작가들을 소개하는 의미를 넘어 창작촌의 향방과 나름의 지역 시각예술을 선도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간의 창작기관에서 선보였던 프로그램의 맥락과 다른 의미인데 작가들의 작품을 학제적으로 꼼꼼히 묶어보는 비평선과 프로모션을 위한 전시, 더불어 작품이 미술시장으로 진입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창작촌의 비전에서 천천히 가지고 가야할 과제다.
이번 쇼케이스전에 소개하는 열여섯 명의 작가들의 전시는 자신들의 세계에 대한 각자 상이한 경험들 속에서 자신들이 마주했던 세계와 치열한 의미를 보여줄 창작촌의 상징적인 전시다. 입주작가 선발 과정에서 본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 내 경험의 삶의 진지한 태도와 그로 인한 예술작업의 속성으로 인해 자신들을 재빠르게 당대적 흐름에 편승시키거나 트렌디함의 대표자로 자처하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은 아주 좁고 무딘 작은 세계를 후비고 해체하며 확장하는 점에 있다. 예술작업은 바로 그 느린 더딤이나 지연으로 인해 그들은 예술작업자로 머물 수 있을 것이고 예술가로, 다음 세대와 세기의 기억에 편입될 자격을 갖추는 일임을 확신한다. 평론가 김원방의 파편적 작가론 중 한 대목에 시간이 흐를수록 쇼무대의 스포트라이트나 최근 미술흐름의 가장 '인기 있는 대본' 등에 정신을 팔고 있는 많은 작가들에게는 소위 '내파', '자기와의 대화', '자기와의 연극', '고독' 과 같은 단어들이 생소해졌다고 한다. 어느 원로 화가의 전기를 수식하는 용어가 되어가고 있는 듯한 이러한 덕목은 특정 작가의 개성이 아니라, 모든 예술에 있어 기본적으로 통용되고 익히지 않으면 안되는 '언어'라고도 말한다. 또 작가는 자신이 던진 작품을 '빗나간 사생아'로서, 때론 자신에게 칼을 돌리는 '오이디푸스'로서 사랑하고 두려워하는 촉수와 예감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작품과의 대화어법이며, 작업이 종결될 수 없는 하나의 필연적인 동기라는 것에 동의한다. 한곳에 머물지 않는 이러한 정착불능성, 작업과 작가 사이의 그 '친밀함'과 동시에 생겨나는 '나락'이 작가가 '고독'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이 줄다리기의 달인이 되어야하는 이유일 것이다.
여전히 코로나 19로 잠식되고 있는 2021년 5월, 지구촌은 그 어떤 뉴스보다 화려하게도 참 암담하고 우울하다. 아직 인간적인 보편적 가치 추구에 여념이 없는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계속 묻고 답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 예술이란 무엇인가와 예술만이 주는 '깊은 긍정'을 느끼게 하는 요즘이다. 다시, 난장 같은 생각들이 드로잉화된 스튜디오와 작품 속을 들여다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예술이 삶의 새로운 의미로 '득' 될 만한 충분히 값진 담론들이 함유되어 있어 늘 새롭다. 이번 화이트블럭 쇼케이스 『AIR 31』전이 충남지역의 화단에 새로운 레지던스의 비전과 또 다른 버전을 제시하며 언제나 사유들이 생성하는 창작촌이 되길 기대한다. ■ 김복수
Vol.20210520c | AIR 31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