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빛

홍병우_한이랑 2인展   2021_0518 ▶ 2021_0523

홍병우_인연_한지_122×171cm_2021

작가와의 대화 / 2021_0522_토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보나 갤러리 BONA GALLERY 대구시 중구 동덕로8길 47

"존재는 우리가 감각기관을 통해서 지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존 전체를 통해서 감지하는 것이다." (하이데거) ● 화려한 기술 매체와 색채들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오히려 색에 대한 욕심마져 버린 홍병우 작가는 색의 부재를 통해 삶의 가치와 존재를 말하고자 한다. 전통 한지를 붙이고 뜯어내는 반복적인 물성 작업은 근원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확고한 의지가 배여있다. 이것이 순백색의 미를 추구하는 이유이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 화면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 실체는 빛을 통해서만 그 형체가 드러난다. 우리가 볼려고 할 때만 나타나는 가치있는 것들 말이다. 어쩌면 홍병우 작가는 단순한 형태에서 오히려 보이지 않는 실존의 모습을 끊임없이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완벽함이란, 더 보탤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색과 형체를 모두 빼고 나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을까. 외형적인 것보다 내면이 더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홍병우_인연_한지_169×121cm_2019
한이랑_언어의 숲-사물에 말 건네기_문장 텍스트, 소리_가변설치_2021

텍스트의 의미는 책 장마다 새겨진 글자만큼이나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것이다. 서로 특수한 관계를 형성하며 질서에 따라 배치된 이 낱말들은 의미의 덩어리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글로써 존재하는 것과 텍스트가 하나의 조형 언어로 기능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본인은 이 텍스트를 조형 언어로 재조합하거나 해체하여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즉 텍스트 자체가 매체로 활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상적인 말, 단어나 문장, 혹은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들을 찾아내어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공통적인 우리의 이야기로 끌어내려 한다. 언어의 공간성에 중점을 두어 삶의 흐름에 속하는 낱말이 문맥으로부터 분리되었을 때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실험해보는 것이다. 나의 일상에서 사유하고 경험하는 모든 언어를 수집하고 그것을 조형적 언어로 새롭게 변형하여 결과물로 제시한다. 이번 작업은 박현수의 시집 『사물에 말 건네기』 글을 인용하여 텍스트에 담았다. (2021.5, 작가 노트) ■ 한이랑

Vol.20210518c | 존재의 빛-홍병우_한이랑 2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