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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1_0506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나우 GALLERY NOW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16 (신사동 630-25번지) Tel. +82.(0)2.725.2930 gallery-now.com
갤러리 나우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전시를 준비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누리며 감상할 수 있는 김지희 작가의 『Keep Shining』이 그것이다. ● Sealed smile 시리즈로 유명한 김지희 작가는 대중에게 사랑받는 젊은 작가다. 작가가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과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어지는 호랑이나 부엉이 같은 동물들, 그리고 우리가 소유하길 원하는 사물들을 화려하고 빛나게 표현해 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강력한 이미지로 인해 작가는 20대 때부터 여러 기업과 단체에서 콜라보레이션 요청을 받아 진행해 오고 있다.
「Sealed Smile」연작은 2008년부터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화면을 압도하는 크고 화려한 선글라스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도상이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라는 명제를 활용하여 마음을 가리는 도구로 선글라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기 보다는 감추고, 사회에서 요구되는 모습으로 자신을 억압하고, 꾸며지며 포장되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다. 화려한 이미지로 현대인의 외로움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작품은 역설적이다. 비판적 시각을 가진 작가의 표현이 강력하고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장지(한지의 한 종류)에 동양화 채색 물감을 사용하여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는 점 또한 그러하다. 이는 재료가 주는 매체의 특성으로 인한 것이다.
김지희는 작품을 통해 "욕망"과 "희망"을 말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욕망은 부정적으로 희망은 긍정적인 단어로 인식된다. 그러나 작가는 "더 나은 삶 을 위해 무엇인가를 강력하게 바란다"는 점에서 욕망과 희망이 동일하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 이번 전시는 전작에 비해 화사하고 부드러워진 색감이 눈에 띈다. 다양한 소품 또한 선보이며 대중과의 접점을 더 많이 만들고자 한다. 작품이 갤러리에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며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했던 김지희가 이번 전시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강력한 욕망"보다는 "밝은 희망"에 가깝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제한 받는 현재에 필요한 메시지, 시대정신을 반영한 결과이다. ● 현대사회는 이미지로 말하는 시대이다.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사람들의 고민에 공감하며 마음 뿐만 아니라 이미지 코드까지 읽어내어 사랑받는 김지희의 작품은 "Keep Shining"이라는 언어로 대신 할만큼 빛이 난다.
눈물을 흘리면서 웃는 아주 명랑한 소녀 캔디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울고 싶으면 울어야 하는데, 종종 눈물은 밝은 웃음의 뒤편에 몸을 웅크리고 타자를 응시하곤 했다. Sealed smile 작업의 모체가 되어 준 초기 작업의 먼 어귀에는 프랑수아즈 사강 소설의 『슬픔이여 안녕』의 마지막 페이지가 있었다. 그 웃음과 눈물이 섞인 얼굴 위에 눈을 감추는 안경을 씌운 지 1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작업실에서 수 없는 작품들과 충만한 시간을 소요했다. ● 안경 너머 숨어있을 상실과 고독을 위로하고 연민하기도 했고, 꽃처럼 피고 지는 생의 순환 속에 놓인 유한한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기도 했다. 전쟁, 신화의 이미지나 욕망이 투영된 도상, 일상 속 크고 작은 파편들을 영감으로 채집했고, 동시대의 여러 화두들과 작업을 씨줄 날줄 꿰어 발표하기도 하는 동안 인물은 다양한 주제를 만나 변주해 갔다.
인물에 천착해온 시간 동안 늘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생-욕망-죽음의 허무한 찰나 속에서도 어떠한 의미가 있을 삶에 대한 희망이었다. 그 희망의 기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래 미소를 머금은 인물의 표정에 담겼다. 아우성을 치듯 화려하게 증식되는 보석으로 안경을 채우는 순간에도, 희망의 연장선에 존재하는 욕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뜨겁게 욕망하고 희망하며 앞을 향해 가야만 하는 것은 시지프스의 노역처럼 서글픈 인간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더 나은 삶을 향한 욕망은 때로 빛나는 보석처럼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다.
흰 화면을 채운 보석과 소비재들, 그리고 꽃, 벌 같은 생명체들은 영원하다고 믿는 대상과 유한한 생명의 한계 사이에서 첨예하게 대치했다. 그 대치는 허무함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순간의 소중함이기도 했다. ● 화면 속의 미물 처럼 한 번 밖에 살지 못하는 삶의 유한함을 직면할 때면 개인이 느끼는 삶의 무게 역시 무한한 시간의 층위에서 가볍게 부유해 흩어져 버림을 느낀다. 집착하고 욕망하고 희망하면서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유한함을 인지할 때에 어깨 위에 층층이 쌓인 삶의 더께가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지 않을까. ● 끊임없는 욕망 가운데 삶의 기저에 흐르는 결핍과 고독을 초월할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생은 유한고 헛되다는 본질인지 모른다. Carpe diem(현재를 잡아라)는 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와 대치하면서도, 죽음을 기억해야만이 현재의 소중함에 닿을 수 있음에서 맥락을 같이한다.
본 전시 작품들은 유독 밝다. 매 시기 숙제처럼 주어지는 사회적 기준과 편견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온 교정기가 없는 작품들도 많다. 미소를 조금 더 희망적으로 해방시킨 작품들이다. 표현적인 면에서도 수없이 색을 덧 입히는 장지 채색에 순간성이 담긴 두터운 아크릴 마띠에르를 혼용하며 회화적인 표현과 주제의식을 강화했다. ● KEEP SHINING, 전시 타이틀에는 각자의 무게를 안고서도 우리의 순간이 미소처럼 빛나기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래도 빛나는 삶이다. ●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이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삶은 항상 초벌그림 같은 것이다." (밀란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중) ■ 갤러리 나우
Vol.20210506e | 김지희展 / KIMJIHEE / 金智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