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und X 그라운드 엑스

2021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 이소라 기획展   2021_0504 ▶ 2021_0523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이소라

참여작가 / 김원화_이수진_전미래

디자인 / 장유정 주최,후원 / 서울시립미술관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서울혁신파크 SeMA 창고 SEOUL INNOVATION PARK_SeMA Storage 서울 은평구 통일로 684(녹번동 5-29번지) 서울혁신파크 5동 SeMA창고 A Tel. +82.(0)2.2124.8818 sema.seoul.go.kr

『Ground X』는 인간과 생명체들의 연속된 서식지에 관한 전시이다. 전시는 생명체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환경을 들여다본다. 여기서 환경이란 물, 불, 바람 등의 자연적 의미의 환경과 우리를 둘러 싼 미디어 환경을 아우르는 용어로 사용한다. 전시는 미디어역사가 존 더럼 피터스(John Durham Peters)가 제안한 '환경이 곧 미디어' 1) 라는 주제를 뒤따른다. 기술 장치는 우리의 새로운 환경으로 자리 잡으며 자연의 서식지인 환경처럼 우리의 삶과 이어진다. 전시는 자연과 미디어 환경의 분리를 넘어 서로 다른 것들이 충돌하고 포개지는 그라운드를 생성하고자 한다. 그라운드는 자연과 미디어 환경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질적인 것들이 교차하는 임시적 지대를 제안한다. 더불어 엑스(X)로 명명될 개개인의 그라운드를 호명하는 자리를 열어주고자 한다. ●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변화하는 시간과 환경에 맞춰 호흡을 조절하고 서식지를 옮기거나 변형하며 생을 이어나가고 있다.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전염병의 등장은 정보통신기술의 일상화를 재촉했다. 기술 환경의 변화는 동영상 플랫폼과 웹페이지 체류 시간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졌다. 페이스북 등 IT기업들은 낮은 해수 온도를 활용하기 위해 북유럽 인근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Ground X』를 시도하는 작품들은 생명의 터전인 자연 환경과 비트(bit)의 세계를 떠받치는 미디어 환경 그리고 그 틈을 부유하는 포괄적 의미의 서식지를 보여준다. 참여 작가들은 미디어 환경을 작동하기 위해 열기를 방출하고 식히는 북극해의 오늘을 지켜보았다. 나아가 변화하는 서식지의 의미를 각자의 그라운드로 풀어냈다. 김원화는 개인의 작업실을 3D 스캐닝하고 가상공간으로 전환하면서 현실을 확장하고 새로운 서식 환경을 제시한다. 이수진은 사진, 퍼포먼스, 내레이션 등이 포함된 사이언스 픽션 영화와 오브제 등을 통해 현실 세계와 현대사회의 가치상실 그리고 초현실적인 중간세계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공간을 선보인다. 전미래는 흙의 기운이 느껴지는 농축된 와인의 향과 솟구치거나 가라앉은 파동 사이를 경유하며 언어화할 수 없었던 사이공간의 리듬을 시각화한다. ● 『Ground X』는 자연과 문화를 이원적인 것으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 외의 생명체들이 생을 이어나는 장소와 의미로서의 서식지로 통합한다. 로지 브라이도티(Rosi Braidotti)가 '우리가 기술적으로 매개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지구적으로 강요된 그런 자연-문화 연속체에 거주한다' 2) 고 말한 것과 맥을 함께 한다. 여기서 자연-문화 연속체란 이 땅 위에 존재하는 자연 생명체들과 인간이 이룩한 문화와 역사가 상호 연계되어 있음을 일컫는 의미로 연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구라는 땅의 일원인 우리는 한계에 다다른 지구 오염의 상황과 급속하게 발전하는 과학 기술이 공존하는 지금,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답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기술 의존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재 인간이 인간다움을 영속하기 위해 어떠한 고민과 합의를 이뤄야할지 응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우리를 인간과 그 외 생명체들, 자연과 문화 등이 유연하게 맞닿는 연속적 사고의 그라운드로 초대하여 전과는 다른 삶의 태도를 고민하게 한다.

김원화_표류-발견-이야기: 세운 Drift-Detect-Narrative: Sewoon_ 3채널 영상, 실시간 생성 영상 녹화본, 2160p, 유니티, 마야, DenseCap, GPT-2_01:00:00_2021
김원화_표류-발견-이야기: 세운 Drift-Detect-Narrative: Sewoon_ 3채널 영상, 실시간 생성 영상 녹화본, 2160p, 유니티, 마야, DenseCap, GPT-2_01:00:00_2021
김원화_경계 침입자, 프로젝션 맵핑 Boundary Invaders_ 실시간 생성 영상, 유니티_930×720×490cm, 가변크기_2021
김원화_등고선 10, 02, 03 Contour 01, 02, 03_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3_2020

김원화는 도시의 미디어 속에 파묻혀 있는 현대인의 감각들이 부유하는 환경을 탐구하고, 기술과 자연이 만나는 지점을 가상공간과 인공지능의 표류라는 시점으로 펼친다.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은 거대한 빅 데이터 속에서 최적의 효율로 필요한 정보들을 종합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발달해왔다. 반면 「표류-발견-이야기: 세운」은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결과보다는 데이터들을 판별해내는 과정 중의 여러 시도들을 기록하고 해석한다. 인공지능은 자연과 같이 확대된 개인의 방에서 머무르며 탐험한다. 마치 산을 오르는 사람이 기이한 바위를 보고 이름을 붙이고 전설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인공지능 봇은 개인의 가상공간에서 특수한 형태를 발견하고 캡션을 붙인다. 더 나아가 이 캡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한다. 「등고선」은 개인의 작은 원룸 작업실이 거대한 가상 협곡으로 전이되고 있는 중간 단계를 보여준다. 과거의 기억이 현재에 날아와 가상생물의 모습으로 전시장에 출연하는 「경계 침입자」는 가상과 현실이 매개되는 오늘을 압축적으로 시각화한다.

이수진_불과 얼음의 노래 How to make a Song with Opposite Value?_3채널 영상_00:17:10_2021
이수진_날씨의 섬 The Capricious Island_유리병, 유리부표, 물, 소금, 이끼, 식물, 면사, 구리선, 조개류, 금속, 광물, 금박, 플라스틱, 반사필름, 글로시페이퍼_가변설치_2021
이수진_날씨의 섬 The Capricious Island_유리병, 유리부표, 물, 소금, 이끼, 식물, 면사, 구리선, 조개류, 금속, 광물, 금박, 플라스틱, 반사필름, 글로시페이퍼_가변설치_2021_부분
이수진_틈이 새는 달, 달이 새는 틈 Escape of the Moon, Escape from the Moon_아크릴, 나무구슬, 플라스틱, 혼합재료, 줄, 철 구조물, 180×35cm, 가변설치_2021 이수진_가운데 고리모양의 빛 Central Lunar Eclipse_아크릴, 플라스틱, 혼합재료, 줄, 철 구조물_171×40cm, 가변설치_2021 이수진_별의 돌림노래 Spinning, Spinning, Twinkle Star_아크릴, 플라스틱, 혼합재료, 줄, 철 구조물_165×40cm, 가변설치_2021
이수진_반전의 이클립스 The Lunar Continues_아크릴, 혼합재료, 와이어, 철 고리_160×60cm, 가변설치_2021

이수진은「불과 얼음의 노래」를 중심으로 인류가 이성과 합리성이라는 이익가치로 진행해 온 인류의 삶 반대 항에서 기인한 작업을 선보인다. 작품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던 감성, 기운, 무의식, 은유법 등 우리 삶과 연결된 모든 기이한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현재 전 지구적 자연재앙의 위기 앞에, 현세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과연 지혜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시한다. 더불어 기후위기와 생태 문제 그리고 바이러스 공포 등의 트러블과 함께 살아가는 인류의 동시대적 고민들을 경유하고 있다. 작품은 빙하 속에 봉인된 시간들이 해수면에서 녹아 사라지는 과정을 미지의 장소와 함께 보여준다. 현실계의 시간과 기이한 상황들은 미적 상상을 중심으로 달과 행성, 별들이 조우하는 퍼포먼스와 설치, 인간과 공생하는 생물학적 도상들, 극단적인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이끼의 서식지로 펼쳐진다. 또한 미세한 먼지, 바람, 기하학적 도상 등의 미시적인 요소들은 유리병 속에서 공존과 섞임을 담아내었다. 전시장을 메우는 호리병의 소리, 환청, 환상의 경험, 빛 등의 미지의 감각들은 우리에게 현실 세계의 경험을 확장하여 다차원의 이야기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전미래_스읍 Shyoop, 후 Whoo, 슉 Shook_ 원형 천, 와인(80L)_가변설치_2021
전미래_후 Whoo_원형 천, 와인(80L)_가변설치_2021
전미래_하아 Hah, 훕 Hoop, 포 Poh, 호 Ho_ 원형 천, 와인(80L)_가변설치_2021
전미래_하아 Hah_원형 천, 와인(80L)_가변설치_2021

전미래에게 '발효' 는 유전적 신체의 연장 뿐 아니라 감정과 무의식의 전이 등을 통해 탄생하는 삶과 죽음의 연속되는 고리이다. 전시장 두 개의 공간에는 붉은 와인으로 물들인 7개의 원형 천이 자리 잡고 있다. 공간을 메우는 묘한 취기는 캘리포니아, 서유럽, 지구 반대편의 칠레 그리고 동유럽까지 다양한 지역의 토양에서 생겨난 와인의 향에서 시작한다. 흙의 기운이 느껴지는 신선한 향과 10여 년의 발효 동안 농축된 시간이 형용하기 어려운 감각을 깨운다. 각각의 오브제는 높이 솟거나 바닥에 펼쳐진 채 또는 그 사이를 부유하듯 다양한 형태로 놓여있다. 위협적으로 높이 치솟아 오른 건 공포스러워 보이고 나지막이 세워진 건 편안하고 안정감을 준다. 또한 바닥에 내려앉은 것은 무언가를 감싸는 형태로 표면을 이루어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작품들은 천정으로 치솟거나 바닥에 내려앉은 기둥들의 진동 사이에서 리듬감을 변주한다. 각기 다른 땅의 형상들은 대립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숨어있는 진실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 이소라

* 각주 1) 존 더럼 피터스, 『자연과 미디어 (고래에서 클라우드까지, 원소 미디어의 철학을 향해)』, 이희은 역, 서울, 컬처룩, 2018 2) 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휴먼』, 이경란 역, 서울, 아카넷, p.109.

Vol.20210504i | Ground X 그라운드 엑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