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5:00pm
2021_0504 ▶ 2021_0509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_10:00am~07:00pm
갤러리 더플럭스 & 더플로우 gallery the FLUX & the FLOW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안국동 63-1번지) 2층 Tel. +82.(0)2.3663.7537 thefluxtheflow.com
2021_0524 ▶ 2021_0605 관람시간 / 10:00am~05:00pm
북한강 갤러리 BUKHANGANG GALLERY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북한강로 777 Tel. +82.(0)31.771.0763
천 개의 바람, 그 흔적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에 대하여 ● 바람은 셀 수도, 볼 수도 없는 대상임에도 이번 전시는 '천 개의 바람'이라는 추상적이며 상징적인 주제로 시작하고 되고 있다. 물론 그렇기에 작가가 그려낸 것은 보이지 않는 바람이 아니라 바람의 흔적들이다. 이 바람의 흔적들은 나무의 흔들림이나 비바람의 형태로 표현되고 있는데 특히 저채도의 어두움 속 풍경으로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작가가 그림으로 표현해 낸 것은 평온하고 따듯한 봄날의 실바람이나 여름날 고목나무 밑의 산들바람에서 느껴지는 흔적들이 아니라 대부분 폭풍우가 오기 전 어디선가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처럼 세찬 바람과 같은 것의 흔적들이다. 정진숙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작업에는 이처럼 무겁고 어두운 느낌과 함께 세차고 강한 바람이 불 때의 차갑고 시린 감각을 떠올리게 하는 미묘한 느낌들이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작가는 이러한 바람을 한두 번이 아니라 천 번을 헤아릴 정도로 수없이 맞게 되었던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이 경험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그에게 닥쳐왔던 깊이 아팠던 경험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작가노트에서는 작가가 이 아픔을 나비의 죽음 승화시켜 표현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어쩌면 친근했던 주변의 어떤 이를 떠나 보낸 것과 같은 깊은 아픔의 경험과 관련되어 있을 것 같다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혹은 이는 세월호 사건처럼 작가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 영향을 주게 된 동시대적 사건을 떠올리는 가운데 작가 스스로 생명의 죽음을, 그리고 아픔을 동일시 하면서 생긴 정서적 경험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정진숙 작가의 작업에는 이렇게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있었던 어떤 이 혹은 어떤 이들의 죽음 혹은 아픔에 대한 이야기가 깊이 새겨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진숙 작가는 작가 인터뷰에서 작업을 해나가는 가운데 바람을 표현함으로써 내면의 대화를 그려내고자 하였다고 한다. 결국 작가에게는 작업 하는 것이 깊은 아픔의 근원이었던 생명과 관계를 잃어버리게 된 상황에 대해 내적으로 애도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행위가 될 수 있었던 것이며 동시에 그 상황에 대해 거리 두기를 하여 그 상황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더 넓은 시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토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방식으로 내면의 대화, 내면의 이야기들을 바깥 세상에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보았던 것 같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을 수도 없는 세상으로 떠나 보낸 이로부터 들려오는 소리가 이와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을 수 없는 바람에 그리고 그 흔적 가운데 담을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정진숙 작가의 '천 개의 바람'을 감상하는 것은 그가 그려낸 흔적들로부터 거기에 담겨 있는 소리를 들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혹시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면 무겁고 차가운 느낌의 세찬 바람에 대해 깊이 느껴보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부터 다시 감상을 시작해 보기를 권하고자 한다. ■ 이승훈
Vol.20210504f | 정진숙展 / JUNGJINSOOK / 鄭眞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