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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송은 아트큐브는 젊고 유능한 작가들의 전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재)송은문화재단에서 설립한 비영리 전시공간입니다.
주최 /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 후원 / 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6:30pm / 토_02:00pm~06:30pm / 일,공휴일 휴관
송은 아트큐브 SongEun ArtCube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421 (대치동 947-7번지) 삼탄빌딩 1층 Tel. +82.(0)2.3448.0100 www.songeunartspace.org
어깨 너머 바라보기 ● 전시장의 영상은 지금도 재생 중이다. 그것은 전시장의 문이 닫히기 전까지 계속 돌아간다. 암막을 젖히며 상영 공간으로 들어갈 때 운이 좋다면 끝과 시작이 만나는 지점에 들어갈 수 있겠지만, 대개 어딘지 모를 순간에 도착한다. 영상의 길이가 조금만 길어도 돌아올 시작을 기다리는 일은 망연하고 어쩐지 아쉬운 마음으로 눈앞에서 흘러가는 이미지를 바라보기도 한다.
영화가 상영되는 암막 너머의 시간은 현실과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흐른다. 플래시백, 플래시포워드, 교차 편집 등 선형적 시간의 여러 지점을 멀리뛰기 하는 편집은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에서 엔딩 크레딧으로 끝나는 영화의 한 생애—세계를 만들어낸다. 상영 공간이 어두운 것은 광학에 기반한 영화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인 요구이면서 영화와 현실의 시공이 중첩되지 않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암전 속에서 우리는 작은 몸짓까지도 감추면서 모든 감각을 영화의 시간에 동기화한다. 그렇게 스크린의 환영 속으로 온전히 빠져든다. ● 한 세계에 몰입하는 시간에 대해서라면 고전 회화의 창(window) 속으로 빨려드는 경험과 비견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시장에서의 시간과 몸은 영화관과 다르게 작동한다. 전시에서 무엇을 볼지, 그 앞에서 얼마나 머무를지는 공간을 누비는 신체의 물리적 움직임에 의해 결정된다. 화이트큐브의 시간은 전시와 전시, 작품과 작품 사이를 능동적으로 엮어내는 몸의 이야기다.
영사된 이미지와 그것의 물질적 조건, 영사 환경의 관계에 관심을 가져온 김민정의 작업에는 물질적 감각에서 영화적 체험으로의 이행이 나타난다. 여러 서적에서 발췌한 발의 푸티지로 구성된 「FOOTAGE」(2016)는 모든 발에 동일한 시간을 부여하는데 그 시간은 정확히 16mm 필름의 1ft다. 「FOOTAGE」에서 파생된 작업 「(100ft)」(2017)에서는 발 길이가 1ft인 인물이 16mm 필름 한 롤의 길이인 100ft를 걸어간다. 스크린에 맺혀 움직이는 환영적 이미지가 그것을 구성하는 물질적 요소를 지시하기도 측정하기도 하면서 일종의 신체 감각으로 전환하는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탐구였다면, 이번 개인전 『missing the boat』에서는 영상 매체를 다루는 작가에게 주어지는 시간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전시장 안의 블랙박스에서 상이한 시간과 몸이 교차하는 순간에 주목한다.
『missing the boat』의 어두운 전시 공간으로 들어가면 TV 여섯 대가 육각형을 이루고 있는 구조물이 있다. TV가 단상 위에 있고 화면은 안쪽을 향해 있어 구조물 주위에서는 열린 틈으로 새어 나오는 빛만이 보인다. 그 빛을 쫓아 TV와 TV 사이로, 계단을 올라가 (벽처럼 서 있는) TV의 어깨 너머로 시선을 옮겨야 화면에서 나오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영상에 몰입하려는 시선이 물리적 환경에 가로막혀 신체적 활력을 유도하는 구조는 블랙박스의 시간과 화이트큐브의 몸이 마찰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감각을 극대화하는 일종의 장치처럼 보인다. 이것은 '보기'의 실패일 수도 있고 타임라인을 편집하는 주체의 역전—작가에서 관람객으로—일 수도 있다. 이 경험에 대한 상세한 서술은 미뤄두고 구조물 너머를 보면 천장에 매달린 스크린과 반사된 빛이 비추는 소파가 있다. 스크린에서는 여섯 대의 TV 세트에서 봤던 분절된 (혹은 스스로 편집한) 영상이 방애물 없이 흐른다. 우리는 여전히 영화의 중간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시간과 몸이 어긋나는 경험을 한 뒤에 이곳에서 보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시간은 어떻게 다른가. 신체 감각은 또 어떻게 다른가. 『missing the boat』는 우리를 배가 떠난 부둣가 앞에 데려다 놓지만 우리가 정말 놓친 것이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관습화된 두 공간의 몸을 경유하면서 발생하는 질문들이 이 시간을 메우고 있다. ■ 황규성
Vol.20210404d | 김민정展 / KIMMINJUNG / 金旼貞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