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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정展 / MINSEOJUNG / 閔瑞貞 / printmaking.installation   2021_0209 ▶ 2021_0218

민서정_미리 준비된 벽_실크스크린, 볼록판화_가변설치_2021 민서정_궤적_혼합재료_100×266cm_2021 민서정_베드_볼록판화, 책상_가변설치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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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정 홈페이지_minseojung.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7:00pm

공간연줄 art space connection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길 95 B1 www.instagram.com/artspace_connection

사건이 벌어지면 그것을 눈여겨 보게 되지만 '본다는 것' 또한 하나의 사건이 될 수 있다. 나는 이 전시를 '본다'라는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으로 만들고 싶었다. 여기서 본다는 것은 다시 말해, 있는 그대로 볼 것, 즉 보고 있는 것에 관해 해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랬을 때 오히려 그림이 보여주는 여러가지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에 등장하는 그림들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한다면 그 이야기의 윤곽은 흐릿하고 모호하나 '흐릿하고 모호하다' 라는 상태 자체는 선명한 감각으로 감지 될 수 있다. 단, 이러한 상태를 감지하고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흐릿하고 모호하다'는 것에 관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민서정_더블_두 장의 양면 프린트_10×15cm_2020 민서정_궤적_혼합재료_100×266cm_2021 민서정_베드_볼록판화, 책상_가변설치_2020 민서정_Rosa_2개의 액자_90×60cm, 40×60cm_2021
민서정_미리 준비된 벽_실크스크린, 볼록판화_가변설치_2021_부분
민서정_미리 준비된 벽_실크스크린, 볼록판화_가변설치_2021_부분

나는 이와 같이 단편적인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혹은 불연속적으로 연쇄하는 현장으로서 이 전시를 계획했다. 같은 형태가 반복적으로 등장하여 패턴을 연출하거나 이질적인 요소들의 경계를 절개면에 따라 봉합하여 큰 그림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의 서술은 다분히 비유적인 것으로 실제로 바느질 도구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바느질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동의 결이 내가 이미지를 만들어 낼 때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제작과정의 특징을 전시된 작품의 형식과 구성 방식에 직접 반영하였다.

민서정_더블_두 장의 양면 프린트_10×15cm_2020
민서정_얼굴_아크릴 거울_16×15cm_2020
민서정_Rosa_2개의 액자_90×60cm, 40×60cm_2021

내가 만든 이미지는 판을 통해 찍혀진 그림이거나 찍혀진 이미지의 특성을 본따서 만든 물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이미지는 망막에 맺히는, 혹은 마음 속에 떠오르는, 화면에 그려지는 그림인 동시에 무게와 부피를 가진 실물이다. 덧없이 지나가버리는 찰나의 순간만큼이나 그에 관한 이미지 또한 덧없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을 알고 있고, 결국 의미와 맥락을 갖추는 것은 이미지를 담아내는 구체적인 몸을 가졌을 때에야 가능할 것이다. 나아가 그러한 몸들이 공간 안에서 스스로 발화하고 행동한다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온전히 자기 홀로 존재할 수 없듯이 기대어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를 동반하고, 다른 요소들과 관계지어질 때 이미지의 몸은 자기 의미를 새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민서정

Vol.20210209c | 민서정展 / MINSEOJUNG / 閔瑞貞 / printmaking.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