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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원진_박광수_정현_최요한
주최,주관 / 성북구_성북문화재단 후원 / 서울시자치구문화재단연합회_서울문화재단 협력 / 성북정보도서관
총괄 / 안성은_이영현 기획 / 문인사기획단(김태휘, 안성은, 이영현, 이종찬, 황유미) 전시 / 안성은_김태휘 아카이브 / 이영현_이종찬_황유미 웹 / 안성은_황유미 시설 / 조수연 스텝 / 김다해_윤지찬_최수빈_홍진혁 그래픽 / 스튜디오 색감(최다운) 사진 / 최요한 영상 / 강영진 웹제작 / 아카이빙 바벨(박동준) 공간제작 / 곰디자인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해 '아카이빙'와 '전시' 파트가 소개되고 있으며, VR 전시장을 통해 창작자의 다양한 작품과 텍스트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성북예술창작터 SEONGBUK YOUNG ART SPACE 서울 성북구 성북로 23(성북동 1가 74-1번지) 1,2전시실 Tel. +82.(0)2.2038.9989 sma.sbculture.or.kr/youngartspace www.sbart-m.com
문인사 기획전 6 김훈 『여기에서 나는 산다』 ● 성북문화재단에서는 성북을 기반으로 활동한 문인 중, 당대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물을 매년 한 명씩 조명해보는 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기획전시인 [문인사 기획전]을 진행해왔다. 올해로 6회차를 맞이한 이번 [문인사 기획전]에서는 객관적인 언어와 정확한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는 작가 김훈과 함께한다. ● 전시명인 『여기에서 나는 산다』는 『흑산』(2011) 작가의 말에서 발췌했다. '인간의 고통과 슬픔, 소망에 대해 말하기'를 시도하며 '말이나 글로써 설명할 수 없는 그 멀고도 확실한 세계를 향해 피 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또 괴로워'하는 작가는 초월적 공간으로서의 낙원이 아닌 바로 지금 '여기에서' 오늘을 산다.¹ ●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외면하지도, 우회하지도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고 '눈이 아프도록 세상을 들여다본'² 김훈의 문장들을 단초로 문인사 기획전 6 김훈 『여기에서 나는 산다』에서는 재난적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를 견디고 살아내는 사람들과 시대의 풍경을 담아내고자 했다. ● 먼저 「아카이브」에서는 김훈의 문학적 세계와 그가 통과한 시간을 살펴보며 그의 언어로 묘사된, 그리고 여전히 투쟁의 대상이 되는 시대의 장면들을 다룬다. 인터뷰, 기사, 발표한 문학작품과 관련된 자료를 토대로 구성했으며 웹을 통해 먼저 소개된다.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인간(군상), 노동, 시간성, 타자, 그리고 낙원"을 키워드로 높낮이, 질감, 온도가 다른 다양한 작품을 통해 왜곡하지 않고 현실을 마주하는 시선이 가 닿은 '여기'에 관하여 말한다. 이를 통해 시대를 읽는 문학의 눈, 그리고 말과 글 너머의 풍경을 그리는 미술의 언어로 한 시대를 그려보고자 한다. ● 우리는 끌어안지도, 버리지도 못할 세상과 관계하며 매일을 산다. 한 뼘만큼의 거리를 좁히고, 서로를 들여다보며 이해하려고 할 때, 재난과도 같은 시대의 풍경은 '우리'의 연대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말하기와 행동하기를 멈추지 않으며, 여기에서 나는 산다. ■ 안성은 ¹ "…나는 말이나 글로써 정의를 다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다만 인간의 고통과 슬픔과 소망에 대하여 말하려 한다. 나는, 겨우, 조금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이나 글로써 설명할 수 없는 그 멀고도 확실한 세계를 향해 피 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또 괴로워한다. 나는 여기에서 산다. - 『흑산』, 작가의 말, (학고재, 2011) ² 『내 젊은 날의 숲』, 작가의 말, (문학동네, 2010) ,pp.342-343
풍경과 상처, 그리고 낙원 ● 작가 김훈은 자신의 시각으로 대상을 살펴보고, 자신의 언어로 글을 쓴다. 독자에게 이 글은 대개 소설과 수필일 텐데, 이번 전시는 그가 기자로 재직하던 때의 기사와 칼럼에도 관심을 가진다. '밥'과 '말'은 다른 시기, 다른 문체 속에서도 작가가 입장을 고수하는 주제다. 밥은 인간이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조건으로, 생활하기 위해 먹어야 하고 먹기 위해 벌어야 하는 굴레다. 그렇다면 밥벌이를 위한 수단은 말에 해당할 것이다. 작가는 밥을 곱씹으며 사람의 보편적인 본성과 한계를 떠올렸고, 자신의 통찰을 글로 표현해왔다. 언어는 사람들을 화합하고 반목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기도 하지만, 김훈은 그 속에서 사실을 전달하고자 애썼다. 그의 기사 속 육하원칙과 소설에 이어진 문체는 오해와 왜곡을 피하고 온전히 전달하려는 노력이다.
사실에 대한 통찰은 작가의 주제에 닿는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에서 병자호란의 조선과 청의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작가는 말의 무력함과 통찰의 중요성을 피력한다. 이렇게 현실의 고민으로 빚어낸 작품들은 단지 고통만을 표현하는 곳이 아니다. 작품이라는 공간은 작은 소망이 담긴 일종의 낙원이고, 방문한 이에게 현실의 고통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깨우쳐준다. ● 전시에서는 김훈의 몇몇 시각을 공유하는 시각예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김원진 작가는 폐기된 기록물을 재구성한 작품을 통해 기억과 언어, 역사적 측면 등 기록의 다양한 속성을 읽는다. 회화를 그리는 과정을 어두운 숲에서 헤매는 것에 비유한 박광수 작가는 외부 세계에 대한 관찰과 창작의 지난함을 자신만의 풍경으로 표현해낸다. 정현 작가는 산불 현장에서 스러지고 남은 목재들을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여 재난의 현장을 경험케 한다. 검게 빛나는 표면, 여전히 흙과 엉겨있는 밑둥과 줄기는 죽음과 동시에 생명의 흔적을 보여준다. 최요한 작가는 일상 속 소외된 사람과 사물을 분리해 포착한다. 강한 대비와 과감한 구도의 사진으로 불안정한 도시의 일면을 재구성한다.
작가는 현시대가 처한 상황을 목도하고 허구와 실재가 중첩된 작품 속 풍경으로 세상을 은유한다. 김훈과 시각예술 작가들의 작품은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공명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팬데믹의 시대, 일상 속 재난은 더욱 가속되고 있다. 인간은 상처의 봉제선이 보이지 않는 무봉탑, 혹은 심리스(Seamless)의 상태를 원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며 기어이 터지고 꿰매어진 구멍들에 가깝다. 꾸역꾸역 밀려드는 일상은 상처받고 상처 내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새롭게 돋아난다. 일상의 단면은 멈춰있는 듯 보이지만 개별의 시간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진행형이다. 덧나고 아물어가며 버티고 걸음을 멈추지 않을 때, 시대는 극복될 것이다. ■ 김태휘_안성은
Vol.20210124b | 나는 산다-문인사기획展6 - 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