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예술가-모두의 집

2020 이웃집예술가 프로젝트展   2020_1222 ▶ 2021_0220 / 일,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권웅규(건축)_스톤김(사진) 이주영(영상설치)_최성임(설치)

주최 / 성북구_성북문화재단 주관 / 성북문화재단_김중업건축문화의집 협력 / 서울시 동북4구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_SH 서울주택도시공사 기획 / 성원선(문화예술기획 및 비평,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 차장)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김중업 건축문화의집 서울 성북구 장위로 21나길 11 (장위동 230-49번지)

장위동 빈집 219-330 서울 성북구 장위로15길 80-24 (장위동 219-330번지)

2020년의 한 해의 마지막으로부터 2021년을 시작하며 열리고 있는 『이웃집예술가-모두의집』전시는 '김중업건축문화의집' 에서 건축가. 예술가와 함께하는 연구기획 프로젝트입니다. 김중업건축문화의집이 있는 장위동은 도시재생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억과 추억이 담긴 동네가 재개발로 사라지고, 도심의 주거지로만 기능하던 곳에 신축빌라단지로만 조성될 때, 골목전체는 아니지만, 빨간 벽돌의 이층집이라 불리던 집이 서울시미래유산 '김중업건축문화의집'으로 변모하였고, 지역의 낡고 오래된 빈집은 이제 '모두의집'으로 장위동에서 예술의 장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열리는 전시프로젝트를 통해서, 서울의 재개발과 부동산 투기의 광풍이 불었던 지역이 다시 우리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호 할 집이 되고, 지역의 역사와 예술을 담는 장소가 되는 좀 다른 생각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최성임_겨울꽃_혼합재료_가변설치_2020
최성임_겨울꽃_혼합재료_가변설치_2020

최성임: 겨울꽃 ● 최성임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 독창적인 설치 작업를 보여주는 작가로, 주로 건축물 내외부의 공간을 지지하여 장식성 높은 오브제를 설치하였다. 자주 그녀가 사용하는 설치방법은 '매달기'의 방식인데, 이번 작업은 김중업건축문화의집에서 가장 김중업 건축가의 조형적 언어라 느낄 수 있는 삼각면의 유리온실 내부에 설치했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집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유리온실은 주택의 중앙부를 차지합니다. 전체 건축 단면에서는 사각의 평면에 삐쭉 삼각형을 밀어낸 모양입니다. 이 공간은 정원과 맞닿아 있고, 집안으로는 손님 접견실, 거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높은 천장으로 빛을 한 움큼 받는 이곳에서 전에 사시던 주인은 화려한 꽃을 피우는 넝쿨식물인 클리마티스를 키웠다고 합니다. ● 영상이나 사진으로 한 번에 담을 수 없는 묘한 이 작품은 작가가 해석한 김중업건축문화의집의 공간과 조형 요소를 재구성 한 것으로, 색색의 반짝이는 오브제는 투명한 유리온실의 한 쪽을 꽉 채우고 있습니다. 반짝이는 미러볼과 색실로 만들어진 「겨울꽃_최성임_복합재료_2020」은 뜨개질거리나 반짝이는 재료를 사용해서 오브제를 만들어서 여성들의 집안일과 같은 수작업의 노동을 연상하기도 하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듯 한 공간의 기억으로 엄마의 모습을 연상하기도 합니다.

권웅규_공유기억_장위동 빈집 아카이브_2020
권웅규_공유기억_장위동 빈집 아카이브_2020

권웅규: 공유기억 ● 장위동의 동방주택단지는 1966년 동방생명이 택지개발을 통해 만든 고급 맨션단지입니다. 붉은 벽돌과 아치, ㅅ 모양의 흰색 지붕단을 얹은 이층집들은 1980년 강남, 1990년 초반 상계동 개발과 같은 서울시의 아파트 개발이 있기 전까지는 장위동을 부촌으로 인식하게 했었다. 동방주택에 살던 주민들이 서서히 이사를 나가고, 2015년이 되어서는 장위동은 도시재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섰고, 동방주택단지에는 점점 빌라들이 들어서면서 중상류층의 빨간 벽돌집들은 낡은 주택가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김중업건축문화의집'과 '장위동빈집249-330'은 붉은 벽돌로 쌓아서 지은 집으로 집집마다 붉은 벽돌과 담쟁이. 마당과 꽃나무를 심은 정원, 요소는 비슷하지만 품세가 다르다. 땅도 집 크기도 다를 겁니다. ● 물론 '집'에 대한 기억도 각각 다르겠지요. 그 동네에서 한 시절을 같이 보낸 이웃들과 새로운 이웃이 기억하는 모습은 각각 다릅니다. 그래서 큰 인연이 아니더라도 한 동네에서 기억을 공유한다는 건 조금은 특별한 인연인 것을 깨닫게 합니다. 그리고 내 집을 지어준 건축가의 생각을 다시 추리하고 새로운 공간에 대한 상상설계도를 함께 그려 보는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 권웅규 건축가는 이번엔 '장위동 빈집219-330'의 실측 도면과 기초조사를 하고, 새로운 문화예술을 담는 생활SOC의 상상설계도를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장위동빈집 219-330 : 누구나 다 사용했을 듯 한 붉은벽돌, 구름모양이 있는 간유리. 나왕합판재로 무늬를 낸 문짝과 옥색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화장실 세면대와 변기, 현관과 부엌. 화장실에 서로 다른 타일조각들과 조약돌로 마감지은 계단...' 이것들이 꼭 장위동 빈집에만 있는 요소는 아니지만, 그가 그려낸 켜켜의 '집'의 단면들을 통해서 이 '집'의 생기의 순간들이 재생되는 듯합니다. 또 새로운 상상설계도를 이야기하며 이곳을 함께 기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주영_감나무는 베어질 것이다.
이주영_장위동 인덱스_사진, 설치_2020

이주영: 쿨데삭빌 장위동편 ● 장위동 빈집 219-330은 장위동의 동방고개 내에 있는 빈집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비어있었고, 김중업건축문화의집과 100미터정도 사이에 위치한 빈집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올 봄에 매입해서 공동체 주택을 세우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집이었습니다. ● 동방고개의 남쪽에는 비교적 넓은 땅을 가진 주택들이 많이 있지만, 고개만 살짝 넘으면, 대지평수 50평 내외의 고만 고만한 연화벽돌로 지은 부흥주택이나 문화주택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 집도 서울시가 매입하기 전에 10여년 가까이 비어 있었고, 쓰레기가 쌓여 있었지만, 전시를 위해 이 집을 깨끗이 치웠고 2020년 11월에 처음으로 관람객들과 주민들에게 개방했습니다. ● 이주영 작가가 보여줬던 작업들은 지역으로 스며들어 일상을 함께 하며 도시의 잔해들을 채집하고, 재구성하는 작업들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역시, 장위동의 곳곳을 걸으면서 채집한 것들을 다시 장위동 빈집에 펼쳐놓는다. 그녀가 채집하는 것들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것들이다. 그러나 각각의 동네마다 다르게 구성되어 전시됩니다. 이번에 채집한 장위동은 삼선동, 성북동과는 또 다르게 더욱 더 키취하기도 한 조각적 형상들이 보입니다. 집 앞 주차골목의 모퉁이에 만들어 놓은 시멘트 조각,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진 감의 조각, 이름 모를 빈집에서 주워온 기와 조각, 장위동 빈집에서 채집한 벽돌조각과 유리조각, 도시를 만드는 매우 조각적 조각들을 채집하여 영상, 사진설치로 공간에 장소의 이야기를 풀어 놉니다.

스톤 김_모두의 정원_사진, LED_2020
스톤 김_사진, LED_2020

스톤김: 모두의 정원 ● 스톤김은 김중업건축문화의집의 정원 아래 자그마한 지하공간을 팝업전시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장위동의 지형은 산 언덕에 옹벽을 쌓아서 집터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남향으로 집을 앉히고, 그 앞으로 정원과 마당을 두었는데, 정원에는 300년이나 됐다고 하는 대추나무가 있고, 전나무, 소나무, 눕주목, 선주목들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름 부르기 좋은 명자 나무, 베롱 나무, 모과 나무, 장위동에 많이 있는 감나무, 모란.회향목. 철쭉. 덩쿨장미, 수국...등등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원래 이 작은 공간은 높이 솟은 축대로 쌓은 담 아래에 주차장으로 만들어진 공간이었습니다. 대부분 이런 공간은 쓰레기들이나 물건들을 쌓아두는 곳이었겠지만, 깨끗하게 내부 보수하고 유리창 밖에서 밤에도 볼 수 있는 작품들을 전시하였습니다. ● 밤이 되면 더욱 어둡게만 느껴지는 동방고개 언덕으로 스톤 김이 사진에 담은 잔디, 나무들의 녹색 빛을 옮겨 심은 듯합니다. 어디서나 자라는 식물들은 그 자리를 옮겨담아도 장소에 맞춰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빨간 소국은 빨간 소국대로, 사철나무는 사철나무대로 이 동방고개 언덕에 자리를 잡습니다. 작가가 소망한대로, 전면이 유리로 된 지하공간은 적막한 동네의 밤풍경을 바꿔내며, 코로나 19로 전시장 출입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작품을 접하는 기회를 선사합니다. 어두운 밤과 일상의 고단함을 지켜주는 마을의 한 장소가 되는 작품은 거리에서도 밤에도 늘~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 성북문화재단

Vol.20201222f | 이웃집 예술가-모두의 집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