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_충북문화재단 기획 / 박소호
관람시간 / 01:30pm~07:00pm / 월요일 휴관
예술공간+의식주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6길 52-19 (서교동 469-32번지) Tel. +82.(0)10.5767.9653 www.instagram.com/the_necessaries
우리는 방향과 좌표를 잠시 잃어버린 오늘을 보내고 있다. 이동해야 하는 것은 멈춰 있게 되었고 고정되어야 할 것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로의 거리가 넓혀지고, 필요한 일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발은 묶여있게 되었다. 어제와 다른 환경을 경험하면서 과거를 되돌아보게 되었으며, 앞으로 다가올 내일을 위해 조심스러운 오늘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일상을 맞이했다. 낯설고 어색한 시간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인지되었던 프레임에 관한 질문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런 면에서 전시 명 '사각의 사각' 은 도형이자 도구로서의 '사각'과 우리가 인지 할 수 없었던 '사각지대' 사이의 경계, 혹은 교집합이 만들어내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사각형은 생활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 기기의 화면, 누군가의 생각을 담은 도서, 그리고 오래전부터 그래 왔듯이 예술가들의 시선과 생각을 담은 화면으로 사용된다. 그렇기에 사각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도구이다. 하지만, 유용한 도구는 '프레임'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틀'을 동반하게 된다. 특히, 미디어를 송출하는 사각의 화면은 반복과 재생산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게 되는데 이는 정보의 사각지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정보의 오류를 유발한다. 움직이는 이미지(영상)는 현실과 매우 흡사하여 사실과 연출 사이의 혼동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사각이라고 하는 보편적 도구는 필연적으로 사각지대를 품게 되는 것이다.
여기 일반적인 집의 구조가 있다. 현관을 거쳐 거실과 침실, 그리고 주방과 욕실, 다용도실이 있다. 거실에는 소파와 티브이가 놓이며 벽에는 그림이 걸려있다. 욕실에는 샤워 부스와 세면대, 다용도실에는 세탁기가 주방에는 조리를 위한 가구와 기구들이 놓였다.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구성이다. 이처럼 누구나 비슷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 이름의 앞에는 보편적, 혹은 일반적이라는 관형사가 따라오게 된다. 그 때문에 우리는 편리함과 익숙함이 보편성을 확보하는 순간을 눈여겨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도구적 편리함에 치우치거나 틀에 의해 잘려 나간 부분에 편중되지 않고 균형을 지킬 때 비로소 명확한 사실과 대면할 수 있게 된다. ● 편의가 보편으로 완성되는 순간은 경직되거나 고정된 장면을 만들어낸다. 바로 이 좌표에서 두 작가의 화면이 시작된다. 이들은 일상과 생활의 가장 가까운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작은 변화를 관찰하고 주목한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시공간의 패턴 속에서 아주 사소하고 작은 변주를 발견하여 그것과 반비례하는 특별한 시공간을 담아낸다. 먼저, 유지인이 만든 시트콤 패러디, 혹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보이는 영상 작업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90년대 흥행했던 유명 시트콤의 장면과 연출을 차용하여 자신의 가족들을 등장인물로 활용했다. 시트콤을 패러디 했다기 보다 오히려 작가의 가족들이 패러디 되었을 수도 있다는 지점이 발견된다. 임윤묵은 회화를 기반으로 작업한다. 그의 작업에서 주목할 점은 프레임의 활용이다. 화면 밖에서도 연출과 미장센을 활용하는 유지인의 작업과는 다르게, 임윤묵의 회화는 프레임의 내부로 시선을 유도한다. 가장 익숙한 도구와 주변 환경은 작가의 선택에 따라 바닥과 벽과 허공의 경계를 허문다. 그가 편집하는 화면은 계획적으로 SNS와의 유사한 지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예술에 있어 비틀어보기는 너무나 보편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두 작가의 비틀기는 어딘가 모르게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위치의 재구성과 편집을 통해 '사물과 풍경 다시보기'를 제안한다. 무언가를 고치거나 되돌리려고 하는 목적이 없으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새로고침의 기능과도 거리가 있다. 두 작가의 작업은 '리셋'과 '리프레쉬'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전시는 계획된 낯섦, 계획된 뒤엉킴 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명의 작가가 만든 전시'사각의 사각'은 좌표를 잃어버린 누군가와 익숙한 어제를 애도해야 하는 우리에게 흥미로운 시공간의 변주를 제안한다. ■ 박소호
Vol.20201203i | 사각의 사각-유지인_임윤묵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