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토크 / 2020_1206_일요일_11:30am
참여작가 고민규_김경란_김기영_김도수_김라연_김선기 김수민_김승현_김자이_김정희_나수민_류제형 박정용_박형오_백진기_성정원_송유정_심은석 어문선_어호선_유재희_유지원_윤종호 이선구_이재문_임미나_임준형_장성훈_장원 정승원_조유나_조은솔_하화_함화영_허주혜
후원 / 충청북도_충북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 CHUNGBUK CULTURAL FOUNDATION FOREST GALLERY 충북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122번길 67 Tel. +82.(0)43.223.4100 www.cbcc.or.kr
만나며 좋은 친구, 친구의 수다가 필요한 요즘 ● 어느 때보다도 힘들고 지루하며,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불안함의 연속인 요즘이다. 이것이 언제 끝날 것인지, 끝나기는 끝나는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이렇게 예측하기도 힘든 생활이 계속되다보니 우리의 생활도 이에 맞추어 어쩔 수 없는 혼란과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어찌 보면 의식의 변화가 생겨서인지 가히 혁명 전야와도 같다는 생각마저 들며, 이후 이 상황 어떻게 전개될지도 궁금하다.
온라인 쇼핑의 급속한 확장으로 현금의 사용이 줄어들고, 어렵게 느껴졌던 온라인으로 쇼핑 하는 방법도 익숙해지며 그것의 장점을 남들에게까지 이야기할 정도가 되고, 사람들과 만난다는 것이 금기 아닌 금기가 되어버려, 그저 아무런 계획 없이 만나서 아무런 가치 없다고 느꼈던 수다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고, 딱히 부르는데도 없고 부르려하지도 않다보니 마땅히 돌아다닐 곳도 여의치 않고, 그래도 내가 편히 가서 사부작사부작 무엇인가를 할 것이 있는 작업실이 있다는 것에 다행스러운 행복감도 느끼고, 여행을 해본지는 언제인지 흐릿해지며 번역기를 돌려 대충했던 의사소통과 조그만 낮선 호텔에서 맞이하는 아침 공기의 냄새가 그리워지고, 이럴 때일수록 작업 많이 하는 것이 최고라며 하던 작업에 슬슬 밀려오는 한계와 지루함으로 피곤함을 느끼게 되고... 이렇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우리 삶의 변화는 감각세포가 누구보다 발달된 작가들에게는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환경에 민감한 작가들은 어쩔 수 없는 작업의 환경 변화에 당황하기도 하고 미래의 예술형태와 방법을 예측해 보기도 할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강제로 권하는 분위기의 온라인 전시, 온라인 아트페어 등이 과연 그 답인지 강한 의문도 든다. 물론 이러한 사태를 맞이하니 다양한 형태로 예술과 표현의 형식은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러나 그것을 이렇게 빠르게 권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의문을 떨쳐버린다는 것도 힘든 현실이다. ● 공연예술만 보더라도 뮤지컬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온라인으로 송출한다면 뮤지컬 영화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연극을 영상으로 만든다면 영화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서커스나 마술을 영상으로 보여준다면 눈속임과 스릴은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등의 의문을 가져 본다. 미술이라는 영역도 마찬가지다. 미술이란 대게는 물질을 다루고 있고 그것으로 인하여 작가와 관객, 작가와 작가, 작품과 공간 등에서 일어나는 소통을 작가나 관객은 오감을 동원하여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을 온라인으로 대체한다면 마치 흥분의 함성으로 가득 차있는 경기장 대신 TV뉴스에서와 같이 스코어만을 위주로 전해주는 것이 스포츠 관람을 대신한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요즘 우리의 삶은 많은 의문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있다. 누군가를 만나 시원한 답은 아니라도 바보 같은 수다를 떨고 싶다. 요즘과 같은 환경의 지배를 받다보니 어느 때보다도 소통과 교류가 절실하다. ● 이러한 때에 만나게 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예향인 광주의 작가들과 그들의 목소리와 말투가 담겨있는 작품들을 보고 싶고 만나고 싶다. 이러한 상황에 좋은 작품으로 전시에 참여해 주는 광주 작가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또한 이 전시를 위하여 창구의 역할을 흔쾌히 하여 주신 전남대학교의 박정용 교수께도 고마움을 표한다. ● 앞으로 광주와 청주 두 도시간의 교류가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은 모르겠으나 이번의 작은 전시를 계기로 서로를 알며 새로운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 본다.
우리 인류는 항상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동물은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록들을 남기는 역사를 계속해 왔다. 요즘 같은 어렵고 예측하기 힘든 시기도 극복될 것이다. 잠시 느리게 간다고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휴식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휴식이라는 의미는 쉬어 간다기보다는 충전한다 라고 말하고 싶다. ■ 김정희
Vol.20201203c | 이상동몽 異床同夢: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같은 꿈을 꾸고 있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