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_Social Organization System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나 육교를 이용하려고 더 멀리 돌아갈 때가 있다. 이럴 때, 인간을 위해 구축된 시스템은 되려 인간에게 불편함을 주곤 한다. 서리풀 청년아트갤러리는 과거 횡단을 위한 지하 통로의 역할을 했음을 미루어, 앞서 말한 시스템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전시는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한 시스템의 현장 가운데에서 사회의 모순을 가시화한다.

이재균_No.7_다대포 Dadaepo_C 프린트_120×180cm_2018

"새벽을 깨우는 소리는 건영아파트 302동 1403호의 방송용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사이렌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날카로웠던 경보음은 약 5초간 울린 후 이내 그쳤다. 소리의 역할을 알려줄 메시지도, 흔적도, 근거도 없었던 그 짧은 위압감은 비단 잠만 깨웠을 뿐 아니라 여러 사태를 의심하게 하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나는 감시를 받는 듯한 묘한 긴장감과 함께, 완전히 밀폐된 줄로만 알았던 우리 집 한가운데 공생했던 방송용 스피커라는 일방적 통보 수단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이재균 작가노트 中)

이재균_No.1_대연 Daeyeon apartment_C 프린트_120×180cm_2019

작가는 위와 같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사회적 마찰에 관해 이야기한다. 아파트처럼 동일한 구조의 다른 좌표 값에 사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융통성 없고 형식주의적인 인간을 만드는 과잉 사회화를 비유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법규, 사상, 규율 등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한 인류의 집단생활은 전 세계를 하나의 공동체-사회로 확장시켰다. 그러나 그것이 야기하는 반발적 문제에 의해 사회와 개인은 주객전도된다. 그 결과 개인의 자율 의지에 제한을 가져오는 직접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며, 인간은 시스템을 위해 살아가는 간접적인 역할로 변모해서 결국 좁힐 수 없는 간극의 사이클을 형성한다.

이재균_No.3_신선대 Shinsundae_C 프린트_120×180cm_2019

작품의 배경은 아파트, 경기장, 바닷가 등 다양한 공간이지만 대상과의 적절한 거리 유지, 전체가 보이는 광각 구조와 왜곡 없는 구조물에 의해 시각적 공통점을 띤다. 이러한 특징들은 부분에 익숙해져 인지하지 못하는 전체 구조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 특유의 중립적인 관점은 배경적 의미를 더욱 정교하게 만든다. 반면 주체의 역할을 하는 스모그의 공간적 비중은 배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가볍다. 그러한 성질은 오히려 무뚝뚝한 배경과 분리하는 특징이 된다. 작가는 소재의 특성에 따라 인간의 유일무이한 고유성을 은유하는 신호탄이라는 해프닝적 요소로 활용한다.

이재균_No.2_울산문수경기장 Moonsu_C 프린트_120×180cm_2018

상반되는 두 가지 요소의 공존은 형식적인 사회와 개인의 주체성 대조를 설명하면서, 각성한 개인은 또다시 사회화될 수 있음을 유념하여 인간다움의 끊임없는 활성화를 촉구하는 시각적 긴박함이다. 본 전시 『S.O.S : Social Organization System』은 회와 개인의 불가분한 관계로 인해 돌고 도는 사이클이 형성되었지만, 이것은 그저 반복되는 게 아니라 과거 문제를 통해 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희망적인 메시지다. 작가는 재난의 예언자가 아니다. 그는 일렁임을 느낀 개인이며 예술가이다. 그는 그의 작업을 통해 우리에게 일깨우고 싶어 한다. 개성과 사랑, 비판적 사고를 인식함으로써 인간의 의미를 반어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는 희망적으로 전시를 대할 필요가 있다. ■ 김영훈

이재균_No.4_대저 Daejeo_C 프린트_120×180cm_2019

Sometimes, we need to detour the path when crossing at the crosswalk or the overpass to cross the street. In this case, systems built for humans are rather inconvenient for humans somehow. Seoripul Gallery is a kind of system mentioned above, as it had served as an underground passageway for crossing in the past. This exhibition reveals the contradiction of society in the middle of field of the system transformed into the exhibition space. ● "The noise of waking up the dawn came from the speaker in room 1403, 302 dong, Gunyoung apartment. The alarm, which was so sharp that it was suspected to be a siren, went off for about five seconds. The short sense of oppression, which had no message, no trace, no reason to tell the role of sound, was not only a wake-up call, but also a powerful means of questioning various situations. ··· I felt a strange tension that seemed to be under surveillance, and a fear for the passive notification means, a broadcasting speaker symbiotic in the middle of my house, which I thought, was completely sealed." (From the artist's note) ● The artist talks about a social friction which can be experienced in everyday life. The images of our society, living in different coordinate values of the same structure, such as apartments, are a metaphor of the oversocialization that creates an inflexible, formalistic human being. The collective life of mankind, which has built various systems such as law, ideas and discipline for a better life, has expanded the world into one community-society. However, society and individuals are a case of the tail wagging the dog, caused by the repulsive issues it causes. As a result, a direct situation that limits an individual's will is created, and humans turn into the indirect roles that live for the system, eventually forming a cycle of gaps that cannot be narrow down. ● The background of the work contains various spaces such as apartments, stadiums, and beaches, but it has visual similarities by keeping a considerable distance from the target, and the wide-angle and undistorted structures that are fully visible. These features show the entire structure that is not recognizable due to the familiarity with the part. The artist's unique, neutral view makes the background meaning more elaborate. On the other hand, serving as a main role, the spatial weight of smog, is relatively flexible and light, compared to that of background. Such a character is rather featured by separation from a blunt background. Based on the characteristics of the material, the artist uses a signal as an element of happening, which is a metaphor for the one and only uniqueness of human beings. ● While explaining the contrast between formal society and individual identity, the coexistence of the two opposing elements is a visual urgency that calls for the constant activation of human nature, noting that an awakened individual can be socialized again. Although cycles have been formed due to the inseparable relationship between society and individuals, but this exhibition, 『S.O.S: Social Organization System』, delivers a hopeful message that can make a better future by learning from the issues in the past, not just repeating. The artist is not a prophet of disaster. He is an individual and artist who felt a stir. He wants to enlighten us with his work. It shows a meaning of human in an ironic way by receiving individuality, love and critical thinking. Therefore, we are expected to appreciate this exhibition hopefully. ■ KIMYOUNGHOON

Vol.20201128b | S.O.S_Social Organization System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