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탐구박스

김민혜_남오일_조원_해방해방(이연우+박현주)展   2020_1127 ▶ 2020_123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중구문화재단_서울문화재단

텀블벅 펀딩展 / 2020_1127 ▶ 2020_1206 70개 한정수량 / 이동식 전시장 프로젝트 진행

온라인 전시 tumblbug.com/c4a0ec78-8b3d 45d0-838e-8897f7c57b39

오프라인 쇼룸展 / 2020_1202 ▶ 2020_1204 관람시간 / 11:00am~08:00pm

방산탐구박스 서울 중구 을지로27가길 9-8 호림정 뒷골목 성문조각 옆 2층 Tel. +82.(0)2.2230.6728 @art.bangsan

랜선팝업展 / 2020_1205 ▶ 2020_1231

온라인 전시 @art.bangsan

방산종합시장은 서울특별시 중구 주교동에 자리한 재래시장입니다. 동 이름의 낯설음은 우리가 '방산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접해왔기 때문이죠. 을지로 4∙5가와 청계천 사이의 방산시장은 청계천 쪽으로는 광장시장, 을지로 쪽은 중부시장과 마주 보고 있습니다. '종합포장 인쇄타운'을 표방하는 인쇄 및 포장 전문시장이지만, 라벨, 자수, 베이커리, 향수, 벽지 등 구하고자 하는 거의 모든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코로나 19로 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며 지역 산업들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방산시장은 여전히 작은 가게들의 활발하고 유기적인 연결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원동력은 다양한 모양으로 엮인 산업군과 상인들, 그리고 그곳을 지켜오던 사람들일 것입니다. 

방산종합시장

최근 을지로라는 지역 자체의 숨겨진 모습과 개성이 드러나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방산시장은 무언가 그 시선의 바깥으로 벗어난 듯합니다. 하지만 5명의 청년예술가(팀명:방산탐구박스)는 방산시장이라는 지역성과 특수성,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려 합니다. 청년예술가로서 방산시장을 새롭게 발견하는 예술 작업을 위해 방산시장에서 더부살이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이들은 기획 단계부터 꾸준히 모여 의논을 거듭하며 방산시장에서만 진행할 수 있는 작업을 찾고자, 상인들을 만나며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 이들 다섯 명은 서로의 작업과 신념의 이해가 전제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자 했습니다. 방산시장만의 매력을 찾는 과정에서 각자의 작업에서 조명할 부분도 발견하기 시작했구요. 앞으로 방산시장에서 사라질 것들에 관한 고민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 방산시장의 중심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생경함을 자극하는 것은 '을지어린이집의 폐원'이었습니다. 방산시장 안의 거친 산업, 그리고 분주하게 돌아가는 하루하루 속에서 을지어린이집은 일과 놀이의 양면성을 더욱 드러내는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청년예술가들은 상업을 존중하되, 그 안의 동심을 발굴하고 연계하는 작업을 펼치게 됩니다. 그렇게 '방산탐구박스'가 시작되었습니다.

김민혜 / 남오일 / 박현주 / 이연우 / 조원

015 : 0(Young) 아티스트, 15개의 서울 ● 『중구문화재단, 예술 콜렉티브와 지역의 맥락』은 지역문화를 이끌어 갈 청년예술인을 발굴하고 지원합니다. 예술로 소통하고 나아가는 지역을 만들기 위한 '지역연계형 청년예술활동 지원 사업'입니다. 단순히 소재로서의 지역이 아닌. 지역 안에서 사람과 공간과 이야기를 유심히 살피고, 네트워킹에 기반하여 지역의 가치를 발굴하고 확장하여 예술과 함께 풀어내고자 합니다. 본 프로젝트를 통해 『방산탐구박스』展을 이끌어 나가는 5명의 젊은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 방산탐구박스

김민혜_첩첩방산_지게꾼프로젝트

이번 「첩첩방산」프로젝트에서 저의 주인공이 되어주신 분은 방산시장의 마지막 지게꾼인 김기성 사장님입니다. 

대신 짐을 짊어지는 사람 ● 7-80년대에 60명에 달하던 지게꾼은 모두 사라지고 아저씨는 방산시장에 남은 마지막 지게꾼이 되셨습니다. 한 번 짐을 질 때마다 80키로에 달하는 무게를 이고 열 댓번씩 계단을 오르내리죠. 그렇게 아저씨가 옮긴 짐은 지난 38년간 수 억개가 넘습니다. 지게 위에 쌓여온 그 무게는 가히 압도적입니다. 그러나 그가 짊어지는 짐에 아저씨 자신의 짐은 없습니다. 그저 대신 짐을 짊어질 뿐이지요. 

김민혜_첩첩방산_지게꾼프로젝트

지게꾼에서 모자 제작자로 ● 아저씨는 지게도 직접 만드신데다가, 이런저런 사물을 한데 모아, 유용한 무언가를 뚝딱뚝딱 만들어냅니다. 아저씨가 만든 여러 아이템 중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축구공 모자입니다. 지게를 때문에 우산을 쓸 수 없는 아저씨는 비에 젖지 않을 용도로 축구공 모자를 만드셨다고 해요. 축구공을 반으로 잘라 모자 위에 얹어 새로운 형태의 모자를 만든 것이지요.  ● 저는 아저씨에게 배달이 아닌, 뭔가 다른 일을 발주하고 싶었습니다. 제조업자들이 가득한 곳에서 한 평생 서비스업을 하던 아저씨에게 제조업을 맡기고 싶었어요. 저는 축구공모자의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그렇게 아저씨는 한 달간 지게꾼에서 모자제작자가 되었습니다. 아저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가까이서 바라보며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모자는 차곡차곡 쌓여갔습니다. ■ 김민혜

남오일_방산사진관 - 현상소

방산시장에서 '돈대신 이야기를 받는 방산사진관'을 운영했습니다. 상인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며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상인들은 바쁜 와중에도 자신을 기록하기 위해 방산사진관을 찾았습니다. 소소하지만 생생한 상인의 이야기와 시각적 기록물인 사진이 교환되며 사람의 이야기가 축적이 되고, 그 사진들과 이야기를 결과물로 나타내기 위해 방산현상소를 이어서 운영했습니다.

남오일_방산사진관 - 현상소

방산현상소는 실제 필름 현상소는 아니지만 방산시장의 특수인쇄를 이용해 필름, 필름 매거진, 종이봉투 등을 제작했습니다. UV옵셋인쇄은 필름이 되고, 고주파 가공은 필름 속지가 되는 방식이며 그 안엔 방산시장 내 상인들의 삶과 이야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단지 상품을 위해서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포장지, 인쇄물들이 아닌 상인들의 오랜 노력의 결과물로 그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 남오일

조원_방산놀이기구 : 상권존중, 그리고 동심존중

「방산놀이기구」는 방산시장에서 접할 수 있는 판매 품목들로 디자인한 조립KIT로,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놀이기구'를 제안합니다. 텀블벅을 통해 KIT를 받는 관객은, 이 작품 패키지를 집으로 배송 받아 작가가 느껴온 '상업지구 방산시장'의 독특한 특성을 담아낸 조립행위를 몸소 체험해보는데요. 현장에서 직접 작품을 관람ˑ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배송 절차를 거쳐 본인의 공간에서 완성해보는 퍼포먼스이기도 합니다. 만들기 교구를 연상시키는 열기구 형태를 가진 이 놀잇감이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요?

조원_방산놀이기구 : 상권존중, 그리고 동심존중

방산키즈라고 들어보셨나요? ● 방산시장 한가운데의 국공립 어린이집인 '을지어린이집'에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방산의 키즈들이 숨쉬고 있었습니다. 을지로를 기반으로 작업을 해온 저에게도, 이 어린이집이 지난 봄 폐원하여 꽤 넓은 부지의 건물이 '내년에 어떠어떠한 용도로 쓰일 것이다.'라는 소문이 들려왔죠. ● 철저한 상업지구인 이 곳에 어린이집이 30여년간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도 놀라울 일입니다. 인쇄, 포장, 미싱, 지류, 원단 등 어린이들에겐 무쓸모였을 위험한 상점들과 길가에 빼곡히 자리한 각 자재들. 이 모래 하나 없는 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을 키를 키워왔습니다. 그런 어린이들이 송별식도 못한 채 갑자기 방산에서 사라진 것이죠. 폐허가 된 을지어린이집을 드나들고 전 원장선생님을 만나뵈며 전해지는 따듯함과 안타까움이, 저에게는 동심을 마음속에 꼭 간직하고자하는 바램으로, 또 뮤즈로 자리 잡게 됩니다.

조원_방산놀이기구 : 상권존중, 그리고 동심존중

방산시장을 조립하다! ● 방산시장은 거칠고 바쁜 상업 환경 중에서도 어린이들의 동심을 발견하는 대척점이 있는 장소였습니다. 저는 을지어린이집 옥상에서 상점들을 내려다보며 어린이들을 떠올려봅니다. 알록달록한 열기구를 띠워보며 모든이들의 동심에 닿기를 바랬죠. ● 「방산놀이기구」는 상권존중, 그리고 동심존중 두가지 키워드를 모두 담는 열기구 조립 키트입니다. 후원자가 받는 작품은 방산시장의 특산품으로 작가가 재해석한 도면과 구성품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받는 이가 도안을 직접 조립하면서 구성하는 하나의 '완성품'이자 '놀이기구'가 될 것입니다. ■ 조원

해방해방(이연우+박현주)_빵산, 깨랑까랑!

2007년 등장한 자칭 우주신 '빵상 아줌마'가 외치던 외계어 "빵상 깨랑까랑(인간들아! 무엇이 알고 싶으냐?)"에서 차용한 제목이다. 방산하니까 빵상이 생각난다는 동료 예술가의 말을 듣고 어이없었지만, 한편으로는 추억이 돋았고, 검색으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빵상 깨랑까랑'의 의미가 우연하게도 우리의 작업과 들어맞는 신기함을 경험했다. 역시 이건 우주신의 계시인 건가 감탄했고, 만장일치로 작품명으로 채택했다.  "빵산 깨랑까랑!? (인간들아, 방산에 대해 무엇이 알고 싶으냐!?)" / "방산시장 한가운데에 어린이집이 있다고?" 을지 어린이집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 「방산탐구박스」 작가들은 반짝이는 눈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이거다!" 거친 운송수단이 끊임없이 오가는 상업적인 공간에 어린이들이 뛰노는 공간이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그곳이 올해 폐원했다는 사실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해방해방(이연우+박현주)_빵산, 깨랑까랑!

을지어린이집은 평소 방산시장을 소비자로서 바라봤던 우리가 다른 모습을 포착할 수 있도록, 그 시선의 각도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방산시장을 삶의 터전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은 어떨지, 을지 어린이집을 다닌 어린이들에게 방산시장은 어떤 곳이었을지 궁금해졌고, 아래와 같은 작업으로 이어졌다.

해방해방(이연우+박현주)_빵산, 깨랑까랑!

'방산탐구박스' 속 작은 놀이터 「빵산, 깨랑까랑!」 - 1. 방산어사전 ● 포장, 도배, 인쇄, 철공, 베이킹! 제작의 메카인 방산시장에는 전문용어들이 수두룩 붙어있다. 깨랑까랑만큼이나 알아듣기 어려운 단어들. 나나인찌는 뭐고... 스쿠이는 뭐지??? 방산시장에서 기왕 노는 거, 알고 놀자! 싶어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방산시장 상점들의 간판, 문, 창문에 붙어있는 전문용어, 단어들을 정리하여 책으로 작업했다. 레트로한 방산 글자들을 그대로 담아 시각적인 재미도 넣었다. 외계어를 보는 듯했던 방산의 간판들을 「방산어사전」을 통해 이해해보자.

2.  깨랑까랑 놀이키트 ● "을지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방산시장은 어떤 놀이터였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방산시장 구석구석을 구매자의 눈이 아닌 놀잇감을 찾는 하이에나의 눈으로 유람했다. 과거의 앤틱한 모습부터 현재의 모던한 모습까지 두루 갖춘 방산시장은, 시선을 조금만 달리해도 새롭게 보이는, 진흙 속 진주 같은 매력을 가진 공간이 수두룩하다. 우리는 우리가 '발견한' 공간에 들어가 포즈를 취했다. 마치 역할 놀이를 하는 아이들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놀이의 결과물은 관람객도 함께 즐기고 놀 수 있는 굿즈의 형태로 제작했다. 아마, 을지로에서 재료 좀 사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장소 속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3. 에피소드 집 ● 「빵산, 깨랑까랑!」을 만드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겪었던 에피소드가 담긴 얇은 책이다. 을지 어린이집 원장님, 을지로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방산시장의 유일한 서점인 '그래서 책방'을 운영하는 부부의 이야기 그리고 -일일 책방주인 체험기-가 담겼다. ● 해방해방은 「빵산, 깨랑까랑!」을 통해 '방산시장'이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놀이를 통해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방산어사전과 함께 제작 전문가가 되어 더 깊게 방산시장을 느껴본다던가, 방산놀이세트를 통해 어린이 혹은 유랑자의 시선을 느껴볼 수 있기를 그리고 에피소드 집을 통해 방산시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상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 해방해방(이연우+박현주)

남오일: @bangsan.filmlab 김민혜: @color_7f 조   원: @_jo_won 이연우: @yeonurhee 박현주: @e_sagak

Vol.20201127d | 방산탐구박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