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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룬트갤러리 Rund Gallery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길 88 1층 Tel. +070.8118.8955 www.rundgallery.com blog.naver.com/rundgallery instagram.com/rundgallery
"냉장고를 열었다. 맨 아래 칸 오른쪽 구석에서 무언가가 보였다. 내 주먹만 한 그것. 저게 뭐지? 먹을 수는 있는 거야? 만져봐도 될까? 언제부터 저기에 있었지? 꽤 오래전부터 저 자리에 있었던 것 같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것 – 무지개떡" (작가의 글 중)
말로 표현하기엔 모호하지만 분명하게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 정의된 감정들 사이에서 희미하게 부유하는 것들이다. 김미래는 ‘언어’라는 틀 안에서 정의되지 않는 감정, 정의되는 순간 가려지는 무수한 것들과 드러나는 순간 극대화되는 감추어진 것들에 집중한다. 그것은 표면에 있지 않고 표면과 표면 사이에, a와 b의 사이에, 이 층과 저층 사이에 존재한다.
이 전시는 세 개의 층위로 구성된다. 나는 a 층에서 갈색의 오묘한 감정을 보았다. 진득진득 서걱서걱 상반된 소리가 만들어내는 합주를 들었다. b 층에서는 흐린 은색 하늘의 지루한 색 변화를 보았다. 시끄러웠다. 하지만 그 소리는 필연적으로 사라진다. c 층에서 백색의 군중들은 두리번거리다가 이내 한곳을 응시한다.
이 전시는 세 개의 층위로 구성된다. 시간의 층/ 매체의 층/ 감정의 층 첫 번째, 시간의 층 역시 셋으로 나뉜다. 분절된 시간의 표면에서 작가는 만들고, 그리고, 지우는 행위를 한다. 우리는 그 사이의 공간을 관찰한다. 두 번째, 매체의 층에서는 오브제와 드로잉, 퍼포먼스라는 서로 다른 매체가 각자의 소리를 내다가 합쳐지고 다시 흩어진다. 세 번째, 감정의 층은 이 작업의 근간에 있다. 희미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에 집중하다가 사라져 버린 실제를 발견한다. 그렇게 증발하고 남은 원초적 감정을 마주한다.
첫날, 작가의 퍼포먼스가 인스타로 생중계되었다. 목재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고정하고, 그 위에 올라가 벽과 천장에 아슬아슬 드로잉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오브제 설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로서 이리저리 모양과 위치를 바꿔가며 드로잉을 확장 시킨다. 드로잉은 따로 계획하거나 준비하지 않았고, 그 순간의 감정을 즉흥적으로 표현한다. 그렇게 무언가가 발생하고 사라지는 광경을 지켜본다. 작업은 9일간의 간격을 두고 앞으로 두 차례 이상 더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세 개의 층위를 오가며 그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것들을 응시해야 할 것이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순간의 감정이 서로 공명하면서 무엇을 만들어 가는지를, 증발한 후 남은 약간 투명하고 딱딱한 무지개떡을 눈앞에 두고서. ■ 장갱
Vol.20201108d | 김미래展 / KIM MIRAE / 金美來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