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느리고 종종 헤매는 존재

불확실한 미래를 살고 있는 우리는 가슴 한구석 불안함을 안은 채로 앞에 놓여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작고 느리고 종종 헤매기도 하는 어린 왕자처럼 때론 미숙하기도 하고 수많은 질문과 함께 방황하기도 하는데 시간은 부족함이 안타까울 뿐 공평하게 우리 앞에 놓여 있다. ● 작가는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앞에서도 종종 헤맸기에 닿을 수 있는 순간들, 느리기에 볼 수 있는 세상, 작은 존재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담아 덩그러니 혼자 놓여진 순간에 아직도 방황하지만 흔들리지 않을 온전한 자아를 찾아가고 있다. 재단된 세상의 시선이 아니라 영혼의 자유가 충만한 어린 왕자의 사색은 단순화한 기호와 색상의 언어로 옮겨져 우리에게 대화를 건넨다. ● 비록 보잘것없어 보여도 한 순간도 그냥 스치는 것이 없이 애정을 담아 소중하게 만드는 작가의 온전한 자아를 찾는 여행을 통해 바쁘고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을 살아가지만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랜드갤러리 아트로

서순원_축제_천에 아크릴채색, 오일스틱_160×90cm_2020

서순원_마음의 색_천에 아크릴채색, 오일스틱_160×90cm_2020

서순원_여행_천에 아크릴채색, 오일스틱_160×90cm_2020

서순원_회현동_천에 아크릴채색, 오일스틱_170×100cm_2020

서순원_SEOWON_천에 아크릴채색, 오일스틱_190×150cm_2020

서순원_Knockin' On Heaven's Door_천에 아크릴채색, 오일스틱_200×180cm_2020

서순원_jesus is king_천에 아크릴채색, 오일스틱_170×170cm_2020

서순원_stranger_천에 아크릴채색, 오일스틱_110×70cm_2020

서순원_love needs_천에 아크릴채색, 오일스틱_170×80cm_2020

수없이 썼던 거짓된 가면 속의 나 그대로를 보여 줄 수 있는 용기는 녹슬어 부러져 버린 듯하다. 그대로 남아 있길 바랐던 어린 날의 순수함과 단순함은 뿌옇고 차가운 현실에 마주하며 잃어갔다. 주어진 시간 속에 나름 열심히 날아보려 했지만 매번, 푸르고 넓은 하늘 위를 날지 못했다. 복잡한 생각과 변명뿐인 하루하루가 계속되고 나는 조금씩 더 작아지고 작아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기 시작했고, 고립과 정적 속에서 어색한 안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남의 집, 작은방에서 어머니와 통화를 끝내고 나는 혼자 참 많이 울었던 거 같다. 슬픔이 익숙해졌고, 행복이 낯설어졌고, 슬픔을 숨기기 위한 거짓말은 잦아졌다. 정말 간절히 나를 다시 찾고 싶었고, 변화를 위해 작은 용기를 내어 시작한 첫걸음이 그림이었고, 우스꽝스러운 그림이었지만 보는 내내 슬프면서도 기쁘며, 낙서를 통해 작은 해방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림을 주기적으로 그리며, 자연스레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나를 마주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감정들을 느끼고 표현하였다. ■ 서순원

Vol.20201108a | 서순원展 / SEOSOONWON / ???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