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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의집 창작스튜디오 제4기 입주작가 개인展
관람료 / 성인 1,000원 / 청소년,군인 500원 장애인,유공자,65세 이상,5세 미만 무료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이응노의 집 La Maison de Ungno Lee 충남 홍성군 홍북읍 이응노로 61-7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기획전시실 Tel. +82.(0)41.630.9220 leeungno.hongseong.go.kr
한 장소가 보존하고 있는 시간과 이야기는 어떻게 복원되는가.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통해 가능한가. 아마도 과거를 표지하고 있는 사물과 건축들. 한 장소에서 오랜 시간을 견딘 이들은 사건의 목격자로서 지난 과거를 현재화하고 지금 여기에서 빛나고 있다.
『The Third Spaces』는 김제원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작가가 지난 5년간의 여정이 담고 있다. 뉴욕주에 위치한 오래된 공업도시인 유티카와 도쿄의 몇몇 레시던시에 거주하며 보여준 작업에서 그는 지역의 기억을 모으는 일종의 수집가처럼 보인다. 과거의 건축물에서 파편을 모아 쌓아 올린 일시적인 기념비는 특정한 지역의 정체성을 증언하는 동시에 역사가 이미지로 어떻게 현시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모델이 되기도 하다. 특히 버려진 집의 파편이나 오래된 건축적 요소로 구성된 오브제는 더 이상 교환의 대상이 아니라 이제야 비로소 스스로 발화하는 '쇠퇴한 사물'처럼 보인다.
2018년 교토아트센터 레지던시에서 보여준 작품은 건축의 지표적 흔적을 통해 과거를 기억했던 초기작을 넘어 추상적인 차원으로 변화하는 분기점이다. 퍼포먼스를 위한 무대이자 시노그라피이기도 한 작품에서 관객은 지역과 시크릿 페이퍼에 대한 두 개의 영상과 현지에서 가져온 오브제를 만날 수 있다. 작품은 다양한 사료를 엮은 하이퍼링크로 읽히기도 하고 한일 교류사를 가시화하는 역사의 다면체로 볼 수 있다. 작품은 물에 대한 모티프를 통해 우물에서 바다, 포탈로 나아가며 지역의 다시간적 차원을 표면화해낸다.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에서 선보인 작업, 「어떤 노부부의 집 프로젝트」에서는 서로 다른 시간을 연결하고 사라진 마을을 상상하게 하는 방식을 통해 포탈의 기능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 새로운 마을이 생기기 이전에 시간을 담지한 노부부의 집에서 작가는 건축의 가장 오래된 소재 중 하나인 타일을 배경 삼아 지역의 기억과 흔적을 새겨 넣었다. 켜켜이 쌓아 올린 드로잉은 마을의 시간적 구조를 유비하는 지층인 동시에 작가가 노부부의 집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민속지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바라본다면 수많은 시간의 레이어에 의해 가려진 존재들을 향해 길을 내는 아주 오래된 지도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거대한 타일 작업은 과거의 시간을 현재화하고 잊힌 장소와 접속할 수 있는 일종의 우물일까. 서로 다른 시공간을 연결하는 우물의 이미지를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서 떠올렸다고 말한다. 소설은 사라진 아내를 찾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처럼 작가는 무엇을 그토록 찾고자 하는 것일까. 노스텔지어거나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 오래된 미래일까. 한 가지만은 분명해 보인다. 작가는 언제나 다른 시공간을 찾고 있다는 것. 그곳은 아마도 망각에 저항하며 기억되는 존재들이 빛나고 있는 장소일 것이다. 거대한 타일은 이제 지도이자 우물, 다른 시공간을 여는 포탈과 겹쳐진다. 그 앞에서 우리는 망각과 기억 사이를 횡단하는 빛의 궤적을 잠시나마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이양헌
Vol.20201105h | 김제원展 / KIMJEAWON / 金濟源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