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 갇힌 ( )

2020_1101 ▶ 2020_110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소희_김지혜_김진선_김한비 서지민_윤다혜_윤예담_이현오 정다정_조하은_황차영

디자인 / 하지현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라온 GALLERY RAON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41길 4 (부암동 185-6번지) Tel. +82.(0)2.373.6987 galleryraon.com

'가두다'의 피동사인 '갇히다'는 사람 혹은 동물이 벽으로 둘러싸이거나 울타리가 있는 일정한 장소에 넣어져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다. 누군가 혹은 무엇이 갇히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그 혹은 그것을 가두는 존재가 필시 동반되어야 한다. 가두는 행위는 강제성을 수반하며, 내부에 갇히는 존재는 밖으로의 탈출을 꿈꾸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명확해 보이는 이항대립 관계는 단순하고 선명한 외침으로 이어진다. '너를 가둔 ( ) 에(게)서 벗어나라!' 표적이 분명해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가두는 존재와 갇히는 존재가 하나가 되어 '스스로를 가두는' 혹은 '스스로에 갇히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질 때, 선명하던 외침은 그 꼿꼿함을 잃는다. 대적하는 상대를 향하던 명쾌한 화살은 방향을 상실하고 그 누구도, 그 무엇도 가리키지 못하게 된다. 잘잘못을 가리는 일은 무의미해지며 원인과 결과는 서로 한 데에 섞여 구분할 수 없게 된다. 하나의 명쾌함에는 수많은 배제가 뒤따랐음이 예외적 상태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유례없는 펜데믹은 예외적 상태가 일상이 되어야 하는 현실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격리를 요구하고(받고) 있으며, 모두가 반대항이 존재하지 않는 고립의 상태에 있고자(어야) 했다. 외부 압박에 의한 강제인지 스스로의 의지에서 나오는 선택인지 가늠되지 않아 비판적 검토조차 어려웠다. 모두 매일 반복되는 모순과 예외적 상태가 낯설다고 말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이미 익숙한 낯설음 일지도 모르겠다.

정다정_장면 04_MDF, 알루미늄, PVC 파이프, 대나무, 열매_142×244×42.8cm_2020
김진선_晶月_웹사이트_가변설치_2020
서지민_말의 유령 시리즈_책_ 18.7×12.4cm, 21.7×15.4cm, 25×18.8cm_2018
김소희_미로_혼합재료_234×41×36cm_2019_부분
김한비_숨바꼭질 Hide and Seek_영상설치_00:04:24_2020
윤다혜_공존_백자토_13×13×13cm×3_2020
윤예담_나자-빠지기_장지에 채색_73×73cm_2020
황차영_Petite Mort_캔버스에 유채_72×116.8cm_2019
이현오_닿고 싶은 창_각목, 아크릴판, 센서조_215.5×65×55cm_2020
조하은_Creature World : head_캔버스에 유채_97×145cm_2020
김지혜_Greeen terees_장지에 채색_130.3×130.3cm_2019
( ) 에 갇힌 ( )展_갤러리 라온_2020
( ) 에 갇힌 ( )展_갤러리 라온_2020
( ) 에 갇힌 ( )展_갤러리 라온_2020
( ) 에 갇힌 ( )展_갤러리 라온_2020
( ) 에 갇힌 ( )展_갤러리 라온_2020
( ) 에 갇힌 ( )展_갤러리 라온_2020

전시는 세상의 여러 이면(裏面)을 감각하는 이들을 소개한다. 이들은 삶과 사회에서 느끼는 선명함과 명쾌함이 낯설고,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이면이 궁금하며, 수많은 삭제를 체감하는 이들이다. 그렇다고 아웃사이더 이거나 이방인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느끼는 이질감에 익숙해질 수 없는 이들이다. 정상이라 호명되는 수많은 비정상을 느끼거나, 비정상에서 새로운 정상을 발견할 뿐이고, ( ) 에 갇혀있던 시선의 폭을 넓혀 새로운 장면을 포착할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위인도 아니다. 이들도 한때는 선명함과 명쾌함에 매료되었고, 눈에 보이는 면만을 주목했으며, 삭제를 행하는 이들이었을 것이다. 단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에워싼 울타리를 보았고, 울타리 안의 자신을 보았을 뿐이다. ● 감히 한번 권해본다. 이들의 시선을 따라 당신을(이) 둘러싼(두른) 울타리를 보겠노라고. 그리고 질문해본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세웠는지. ■ 김정아

Vol.20201102i | ( ) 에 갇힌 ( )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