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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룬트갤러리 Rund Gallery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길 88 1층 Tel. +070.8118.8955 www.rundgallery.com blog.naver.com/rundgallery instagram.com/rundgallery
인간의 몸 형태만 갖추어진 채 완성의 끝을 고민 중이었던 조각이 있었다. 작업을 바라볼 때마다 이미 완성된 형태조차 의심이 들 정도로 그것은 나에게 충족되지 않았다. 어느 날, 내가 원했던 것은 완벽한 인체가 아니라고 느꼈고, 이윽고 난 조각을 절반으로 잘랐다. 두 동강난 조각의 모습에 나는 오히려 내가 어렴풋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던 조형에 더 가까워지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에 두 개로 나뉜 몸을 또다시 자르면서 지금의 완성된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여 이미 형체를 이룬 조각을 조각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문득 이러한 일련의 작업과정, 잘린 조각 부분들이 마치 타인들과의 관계에 있어 그들에게 남겨질 나의 자아와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저마다의 인간관계 속에서 여러 타자에게 기억되고, 그들 안에 남게 되는데 그것은 분명히 전부가 아니라 일부분일 뿐이다. 하지만 그 부분들은 타자 안에서 또 다른 형태로 변질, 변형되고 마치 실제 우리의 완성된 모습처럼 존재된다. 처음의 나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자아의 미세한 부분들은 나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이되고, 각자의 판단으로 나머지 부분들이 채워져 새롭게 완성된 '나'의 모습이 만들어진다. 과연 나의 조각을 가지고 당신이 만들어낸 또 다른 사람은 처음의 나와 같은 인물인가? ■ 강건
Vol.20201011g | 강건展 / KANGKUN / 姜建 / painting.sculpture.installa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