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20_0922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갤러리 누하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35-6
현실화된 유토피아 ● 푸코는 헤테로토피아를 사회 안에 존재하면서 유토피아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실제로 현실화된 유토피아인 장소들이라고 했다. 원시 때부터 사회는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위기 crise biologique를 겪고 있는' 개인들을 위한 공간들을 가지고 있어 왔다. 그런 특권화 되거나 금지된 공간들을 헤테로토피아로 지칭할 때, 현재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생물학적 위기'를 겪으며 고립되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 표류하고 있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각자 정박할 헤테로토피아를 필요로 한다. ● 지금 여기 자신들의 헤테로토피아를 찾아왔던 이들의 작업이 있다. 이들은 제3의 공간을 담아내거나 찰나를 포착하고 공간을 사유하는 방식으로 각자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억지스럽거나 과장되지 않은 그들의 작업은 그들과 닮아 있고 설익은 그들의 표현에서는 방문을 나설 때의 정리되지 않은 방의 온기가 느껴진다. 이들이 본인만의 헤테로토피아를 품고 있듯 관객들도 함께 자신의 어떤, 헤테로토피아를 찾아보길 제시한다. ■
긍정도 아닌 부정도 아닌 공간, 긍정도 부정도 될 수 있어. 나의 헤테로토피아는 내가 느끼는 그 공간 자체야. 메를로퐁티가 화가는 자신의 몸을 지니고 다닌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 말에 되게 공감해. 내가 어떠한 공간에 갔을 때 모든 감각체를 곤두세우는데 그때의 공간 주관성이 나의 헤테로토피아가 되는 거지. 내가 느끼는 모든 것들이 내 작업이 되는 거야. ■ 강연수
오랜 꿈을 꿔. 강렬한 끌림과 내가 가고 싶은 공간. 그곳에서는 내가 자유로워져. 오랜 시간 응시를 하게 되는 그곳에 가면 감각적인 반응을 통해 내 몸은 그곳에 동화되어 닮아가. 사막을 타고 물 위를 걷고 빙하를 담아보면서 나를 보호해 주는 그곳은 내가 보호해 주고 싶은 그런 장소로 바뀌어가. 간절한 갈망은 지켜주고 싶은 유토피아가 되나 봐. 그곳의 흐름과 경이로움은 나를 살아가게 하고 나를 더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돼. 그래서 나는 그 안에서 살면서 현실 속의 헤테로토피아를 그려가. ■ 김그림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우리는 순백의 중립적인 공간에 살지 않는다. 백지장에 사각형에서 살고 죽고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둡고 밝은 면이 있고 제각기 높이가 다르며 계단처럼 올라오거나 내려오고 움푹 패고 볼록 튀어나온 구역과 단단하거나 무르며 스며들기 쉬우며 구멍이 숭숭 난 지대가 있는 사각으로 경계가 지어지고 이리저리 잘려졌으며 얼룩덜룩한 공간 안에서 살고 죽고 살아간다. ■ 오하은
Vol.20200922e | 어떤, 헤테로토피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