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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충북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 CHUNGBUK CULTURAL FOUNDATION FOREST GALLERY 충북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122번길 67 Tel. +82.(0)43.223.4100 www.cbcc.or.kr
존재의 불완전함. 그것은 인간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완전함에 대한 결핍으로 피조물로서는 어느 누구든지 떠안아야할 숙명이다.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결핍, 타자에 대한 이해의 결핍, 결핍된 주체와 주체 사이에 놓인 헤아릴 수 없는 간극들. 그 모든 것 이전에 완전함에 도달하고자 하는 욕망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결핍에 대한 필연적 깨달음.
모든 내적인 존재들은 결핍이라는 공통된 접점으로 맞물려있다. 사람들의 얼굴, 몸짓, 손의 자세 등의 윤곽들은 그들의 내면에 도사린 무언가를 설파한다. 나는 그들의 육체에서 어떤 불완전한 생기를 본다. 결핍된 주체가 외부세계와 맺는 관계는 어딘가 경색되고 냉각되어 있으며, 이들은 유약하고 때때로 멸시받거나 도태된다. 이들이 괜찮은 옷을 입고, 그럭저럭 안락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어 육신의 굳건함을 과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면에는 첨예하고 단단한 가시가 돋쳐 두터운 외피를 뚫고나와 서슴없이 자신과 타인을 찌른다.
나는 내면을 서술하는 몇 개의 단락들, 이름과 색체가 삭제된 익명의 이미지들, 보편적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를 한데 모아 결핍된 개인을 그려낸다. 인물들은 자기의 약함을 드러내며 오롯이 존재한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때때로 외면하며, 또 때로는 억압과 포용, 미움과 연민의 양극을 오가면서 중간지점을 찾아나간다. 삶에 닥친 고통 앞에서 그들의 태도는 비극적이지도 희극적이지도 않다. 그들은 의연하며, 나와 같은 사람, 당신과 같은 사람이 도처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이성적으로 구축된 이 허구의 이야기들이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사람은 상대방을 통해서만 자기 자신에게 도달한다고 했던가.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서로 반목하면서도 그 사이에서 자라나는 기이한 유대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종래에 한 사람은 비로소 그 자신이 된다. 그 마음이 어떤 궤적을 그리며 이동하는지, 또는 이동해 왔는지 나는 알고 싶다. 유약한 것과 비틀린 것이 그저 그 자리에 담담히 존재하는 세계, 타자와 자신의 결핍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언젠가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에까지 다다르는 세계를 구축하고 싶다. ■ 이도담
Vol.20200922a | 이도담展 / LEEDODAM / 李도담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