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20_0821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12:00am
카페 매일이 다르다 부산 중구 대청로126번길 26-1 1층
전시 ● 작가는 전시를 위하여 작업을 한다. 본인도 언젠간 있을 전시를 바라보고 있던중. 작년 이맘때 고등학교 동기작가로부터 미술전시관에서 주최하는 아트마켓에 같이 참여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손사래 치며 거절했었다. 작가에게 작품이란 속살같기도 해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공개적으로 들어내보인다는게 부끄럽고 약간 두렵기도 해서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거쳐야 되는 일이므로 작은 용기를 내었다.
마켓날 캔버스 그림은 하나도 팔지 못했지만. 아트마켓을 주최하신 미술관 관장님으로부터 그림 한점이 좋은 평을 받았고. 그 그림을 컨셉으로 전시를 위해 작업에 들어갔다. 딱히 추상이나 구상 또는 반구상을 추구하는건 아니지만. 그 그림은 추상이었다. 누가봐도. 그렇게 작업을 진행하던 중 무엇인가 계속 나의 작업기준에서 멀어져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준에 비해 작업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고. 대중으로부터 너무 멀리간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속적인 구상이 전혀 되지않는다는 것이였다. 모자란 능력에 한번 잘 나온 그림을 너무 믿었던건 아닌가... 그렇게 고민을 하던중. 마켓에 같이 참여한 동기작가로부터 작은 사이즈로 그려보는건 어떨까 하는 조언을 들었다. 처음이고 하니 자그마하게 해보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하였다.
구성 ● 모든 작가는 다른 작가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조지 콘도. 장욱진선생 그리고 수잔 로덴버그. 짧게 이야기하면. 조지 콘도의 의도한 우연의 컨템포러리와 언밸런스한 색구성, 장욱진선생의 구성의 형식마저 넘어선듯한 자유로운 구성과 서민적인 정서(부끄럽지만 선생의 작품의 깊이를 알게된 건 최근이라.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는 이번 전시를 이해하는데 좋은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위 두 작가의 작품에 비해 수잔 로덴버그의 그림은 이번 일련의 작품들과 크게 연관성은 없어보이나. 오래 전부터 간결한 구성의 추상과 구상의 절묘한 융합에 깊은 감흥을 받았다. 작품을 아는 방법은 두 가지다. 많이 보거나 관념을 버리거나.
볼레로 ● 1928년 처음 라벨이 이곡을 연주하였을 때 사람들은 발레보다 라벨의 음악에 큰 충격을 받았고. 어느 한 여인은"라벨이 미쳤다"라고 외쳤다. 이 말을 전해들은 라벨은 "그럼 나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한거다"라고 했다고 한다. 전시장을 구했던 날. 늦은 시간. 작품들을 벽면에 전시했을 때 어떤 이미지와 분위기일까 하고 시뮬레이션하던 중 듣고 있던 음악이 볼레로였다. 그리고 순간. 전시와 이 음악이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당시의 쉬르레알리즘 영향 때문인지 미지의 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반복되는 멜로디의 구성도 좋았고 볼레로라는 제목 자체도 좋았다. 지금이야 카페에서도 틀지않는 평범한 음악이 되었지만... ■ 무심준
Vol.20200821a | 무심준展 / MUSIMJUN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