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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예술, 예술의 새로운 생산 방법展   2020_0730 ▶ 2020_0830 / 주말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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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0_0806_목요일_04:00pm

참여작가 / 전지윤_곽윤수_김혜령_주효정_육지민

사운드 / ZXIS_Polarfront AI 엔진 개발 / 김용구(SMIT. 인공지능 응용소프트웨어학과) AI 엔진 개발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인공지능 기반 창작 아틀리에 발굴 및 구축 기술개발」 연구과제(R2018020102) 결과임

주최 / Galley D'OR_SMIT UBIA Lab 기획 / 우선미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 휴관

갤러리 도 Galley D'OR 서울 강남구 청담동 62-33번지 도빌딩 Tel. +82.(0)2.592.5314

『이미지의 이미지』전시는 AI의 딥러닝 시스템을 이용한 작품을 중심으로 한다. 그 메커니즘은 알려졌다시피, 하나의 이미지를 AI가 학습하여 또 하나의 이미지와 병합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전의 AI 드로잉 사례를 살펴보면, 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미지를 선택하여 또 다른 이미지와 병합하는 경우가 많다. 즉 보다 보기 편하고, 인식하기 쉬운 명화 이미지를 선택하여 우리의 시각을 잡아끄는 장치로서 기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왜? 라는 물음이 자꾸 생겨난다. 그저 흘러가는 이미지로서, 의미없이 부유하는 가벼운 이미지로 치부될 것이 농후한데, 이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형성하고 생성할 수 있을까. 이 이미지 생산자가, 크리에이터가, 예술가가 '이미지의 이미지'로서 우리에게 전하는 바는 무엇일까.

김혜령_AI Place_AI 스타일 트랜스퍼, 모션이미지, 디지털 프린트_15×21cm_2020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이미지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명화의 이미지를 AI에 학습시키기도, 혹은 자신이 이전에 물리적으로 행했던 드로잉과 회화 작품을 적용시키기도 한다. 이를 1차적 이미지라고 칭한다면, 이러한 이미지들은 하나의 스타일로서, 양식으로서 기능한다. 즉, 1차적 이미지의 양식은 시각적 아이덴티티(identity)를 구성하며, 시각 장(場)에 출현한다. 어떻게 보면, 시각적 효과만이 강조된, 현상학적 체험이 소거된 이미지를 중심으로, 표면적이고 표피적인 양식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세계를 되돌아본다면, 소위 명화라고 분류되어 있는 이미지들을 물론 물리적으로 체험할 수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매체를 통해서 경험하게 된다. 책에 실린 도판을 통해서, TV, 노트북, 모바일폰 등 스크린을 통해서 이미지를 경험한다. 이는 전반적인 감각의 제거이고, 시각 중심적 체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이미지의 체험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곽윤수_Gesture collections_AI 스타일 트랜스퍼, 아크릴채색_가변크기_2020
육지민_Ballet Blanc_AI 스타일 트랜스퍼, 영상_2224×1668px_2020

이미 우리는 모더니즘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외치던, 천재적인 작가가 손으로 직접 만들어낸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는 그리고 아우라는 제거되었음을 경험했다. 그리고 팝아트에서도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마릴린(Marilyn)을 통해 이미지의 이미지가 생산되었음을 경험했다. 시간이 흘러 우리의 지능을 흉내 낸 AI라는 디지털 엔진이 발명되고, 실험하기에 이른다. 매체가 달라졌을 뿐, 우리의 현실과 삶 속에서 이미지를 바라보는, 그리고 생산하는 형태를 재현하는 예술작품들은 그대로 동일한 맥락으로 살아 있다.

주효정_그림놀이 화투_AI 스타일 트랜스퍼, 디지털 프린트_84.1×210cm_2020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AI 예술'이라고 칭하는 예술을 만들어내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그 방법론이 명확하지 않고, 미학적 해석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전시에서 우리는 결과물로서 이미지를 바라보기 보다는 그 과정에 좀 더 주목할 것을 요청한다. 즉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 담론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개입하여 많은 물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전지윤_autre object_AI 스타일 트랜스퍼, 프로젝션 매핑_80×95cm_2020

이미지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이 현대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여전히 인본주의적 휴머니즘 사상에 기초한 모더니즘 예술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현재의 삶은 현상학적 맥락보다는 시각적 유희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고 해석한다면, 그야말로, 이를 그대로 그러낸. 이들의 예술이 좀 더 솔직한 것은 아닐까. ● 참여 작가들은 본인의 경험과 체험을 바탕으로 한 이미지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작품들의 조형적 언어를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한다. 이 과정에서 1차적 이미지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명화가 될 수도 있고, 작가 자신이 이전에 그렸던 회화 작품일 수도 있다. 1차적 이미지와 2차적 이미지가 선택되는 순간에는 작가마다 다양한 해석이 생긴다. 자신의 현실적 공간과 상상의 공간이 결합되어 제 3의 공간이 생성된다는 해석, 이미지가 가진 속성을 이미지의 중첩을 통해 더욱 더 배가시킬 수 있다는 해석 등이다. 물론 이미지들의 섞임을 실제로 행하는 것은 AI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 이미지들을 선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에 좀 더 집중해본다면, 단순한 시각적 유희로써 그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 미니멀리즘 작가들이 작품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선택'의 문제를 고심했다는 것은 미술사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선택을 통해 작가의 손길을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이전에 존재했던 주관성에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던 것이다. 물론 AI 예술에서는 주관성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선택의 과정이 부각되는 맥락은 없지만, 다른 측면에서 단순한 이미지로서의 가벼움과 부유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맥락으로서 '선택'의 문제가 드러난다. 이러한 과정에서 선택의 문제는 다시 예술성으로의 문제로 환원될 수 있을 것이다. ● 작가들은 이미지의 결합 과정에서 새로운 매체 페인팅을 경험했고, 뒤따르는 많은 가능성과 논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반영하면서도 예술적인 맥락이 드러날 수 있는 AI예술에 대해 말이다. 롤랑 바르트가 팝아트를 해석했던 것처럼, 우리만의 이미지의 이미지, 즉 이미지의 유령을 불러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 우선미

Vol.20200731c | 이미지의 이미지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