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91014g | 유혜경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일,공휴일_11:00am~06:00pm 점심시간_12:00pm~01:30pm
갤러리 도올 GALLERY DOLL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팔판동 27-6번지) Tel. +82.(0)2.739.1405~6 www.gallerydoll.com
유혜경이 그린 산을 관찰해 보면 공간의 중심에 있고 전통 산수화에서 말하는 준皴은 가득하다. 성실한 자세로 먹을 다루어 왔으며 채색 또한 자유분방하여 밝은 편이다. 고즈넉한 느낌에 준이 갈수록 늘어나 조금씩 공간을 달리해 나타난다. 투명한 상자 안에 있거나 실내 창문 너머로 있기도 하며 어느새 공간을 부유하듯 사람들과 함께 계단을 오르내린다. 조금은 당돌하다 말할 수 있는 작가의 풍경은 산을 끊임없이 변화시킨다. 천정이나 바닥에 위치하고 거대한 크기보다 형태는 쉽게 확인되며 고운 색과 어울려 현실적인 느낌이 있으나 사실에 머무르지 않는다. 거대한 식물의 덩어리처럼 표현되어 신비로운 성격도 있다. 지켜야 할 것과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 사이에 갈등을 안고 현대미술의 잣대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기준에서 작품들을 바라보려고 한다.
작가가 그린 산과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개인적 시점의 서사구조는 잘 보이지 않는다. 진경의 범주 내에서 관계를 다져온 외형을 담아내고 거기에 시간을 부여한 지나간 사건들, 흔적을 찾는 과정이라 해야겠다. 진지함도 있지만 가끔은 황당하다 할 수 있는 산 형태로 우주 안에 절벽이 즐비하고 우주인도 보인다. 면면히 흐르는 장엄함도 있지만 그리는 행동에 초점을 맞춘 듯 산은 어린아이가 놀이를 하듯 화면을 떠돈다. 멀리서 관찰되는 여럿의 표정을 알 수 없는 것이 묘하다. 그동안 설치물로 보여준 군상처럼 드러난 피규어들도 사람 아닌 생명체라 말해도 될 듯싶다. 정확한 것은 없다. 작품 제목으로 장자의 질주 불휴 疾走不休생각하면 장면은 어느 한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쉼 없이 달려온 그 누군가로 욕망은 끊임이 없고 사회는 돌아가며 인류는 그렇게 살아왔다. 일하다 잠시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면 좋으련만 삶은 고달프다. 작가 역시 예외일리 없다. 가정을 꾸리고 작업을 한다는 것은 생계와 연결되기에 현실과 이상을 꿈꾸는 과정 속에서 잠시 어떤 것을 놓치고 있는지 나를 끊임없이 돌아보고 숙고해야 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새롭고 낯선 곳 아니면 늘 접해왔던 곳도 순간 달리 보일 때가 있으니 잠시 쉬었다 가도 좋겠다. 경험과 기억은 일상을 전제로 한다. 매 순간 경험한 곳 그리고 기억을 안고 작가는 순간을 떠올리며 이상적으로 바라는 경계 지점에서 장소와 사물을 관찰하고 산도 끌어들이기에 관념적이고 포괄적이다.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 수 있는 사소하거나 버거운 진실 일 수도 있다. 무의식의 잔재로 산은 소중하며 장난처럼 형태를 다루고 있지만 소중한 정서적 작용으로 산해경 山海經을 전제로 작업을 해왔다. 너무 멀어 정확하지 않은 신비로운 장소로 시점은 흐려진다. 공간은 깊이를 알 수 없어 매력적이다. 먹선으로 높게 형성된 산을 보고 있으면 태곳적부터 있었을 것 같고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산으로 이 안의 생명체들은 반인반수로 그만의 상상으로 만든 생명체들이다. 괴기스럽지 않으며 각각에 자리한다. 작가의 내면으로 표상처럼 존재되어 이곳은 실제 거닐 수 없지만 소재가 되어 주었다. 최근엔 인간 중심으로 산이 표현된다. 실내로 들어온 산은 투명한 상자 안에 초록색 위로 제강과 겹쳐진다. 한층 더 밝아진 색감으로 내밀한 개인의 기억을 안고 멀리서 바라본 듯한 외형은 여전하다. 잘 정돈된 공간으로 풍경은 욕망의 대상으로 자유롭게 나열된다. 베르그송이 말한 물질과 기억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다. 놀이의 과정처럼 즐겁지만 깊이 들어가면 무의식의 잔재로 의식의 흐름처럼 되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가 있었고 아니면 식물이 있었을 공간을 작가는 바라본다. 관찰을 지나 마음으로 느낀다. 지나침 없는 서사구조로 결말은 없다. 그렇다면 감정을 빼고 혼자가 아닌 다수 익명으로 공간을 나누어 사용하는 도시로 근대화를 지나 지금의 시대를 생각하면 이야기는 무한대로 늘어난다. ■ 신희원
Vol.20200708b | 유혜경展 / YUHAEKYUNG / 劉惠鏡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