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길 아리랑

이강일展 / LEEKANGIL / 李康一 / painting   2020_0529 ▶ 2020_0611

이강일_일월도_한지에 안료_200×450cm_202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529b | 이강일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20_0529_금요일_06:00pm

▶︎ 당진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전시감상물이 게재됩니다.

2020 당진 올해의 작가展 2020 DangJin Artist Exhibition

주최 / 당진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당진문예의전당 DANGJIN CULTURE & ART CENTER 충남 당진시 무수동2길 25-21 전시관 Tel. +82.(0)41.350.2911~4 www.dangjinart.go.kr

『2020당진 올해의 작가展-이강일』을 개최하며 ● 1970년대 한국현대미술계는 변화의 몸부림으로 격동기 그 자체였다. 서구 추상미술과 한국적인 구상미술의 혼재로 사실적 외연과 내연의 확장 사이에서 과연'한국미술이 무엇인가'라는 실존적 대안적 고민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서구 미술에서 도입된 외연의 확장은 각종 오브제등 사물의 물성에 침착되어 많은 작가들이 감성적 영역을 도출하고자 실험적인 작품으로 나타났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사실적 리얼리티를 강력히 표방하며 자생적으로 생성된 작가군 사이에서'한국적인 구상미술'로써 시대성을 작품에 담기 시작하였다. ● 실존적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현대미술 방향은 당연한 결과로 인식되었으며, 당시 많은 작가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1970-80년대 한국 사회는 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데 그 중심에 새로운 한국구상미술이'시대성'이라는 담론을 가지고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 2020 당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이강일 작가 또한 이러한'시대성' 경계선상에서 한국 구상미술의 새로운 실험 작가로 평가 받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그의 작품 면면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의 소재가 한 결 같이 평범한 가족과 이웃의 얼굴, 소나무, 주변 장고항, 간월암, 마곡사 등 일상적 풍경과 솔직하고 거친 모습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행들은 당시 한국구상미술에서 자주 등장하는 작품소재들로 작품에서 마치'민중미술'로 여겨지거나 평가되기도 하였다.

이강일_미륵불기행_한지에 안료_200×280cm_2020

당시 이러한 이유는 구체적인 형태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보다는 과감한 붓 터치와 투박한 색채로 표현한 여타 구상 미술과 어느 정도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이강일 작가는 스스로'민중미술 작가'라고 스스로 단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에서 사회적 현실을 극명하게 표현하려 의도보다는 각 대상물의 묘사방식에서 사물의 내면에 잠재된 응집력 또는 생명력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인체의 손과 발, 몸통의 형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일그러지고 왜곡되고 투박한 색채로 실존탐구의 근원을 표현하고자하는 작가의 의도가 더 강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강일 작가의 작품 제작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또 다른 것은 프레스코 습성기법을 이용한 일련의 작업들이다. 프레스코 기법은 14-15세기 서구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성행하던 기법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강일 작가의 작품을 이루는 재료기법 중 대부분을 차지고 있다.

이강일_미륵불기행_한지에 안료_200×280cm_2020

이것은 아마 세련미보다는 투박하고 거친 그리고 표현적인 회화를 추구하려는 이강일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여 진다. 또한 프레스코기법의 큰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은 것은 동양의 종이 습식기법과 서양의 캔버스 위에 유화 건식기법을 드나들 수 있는 중간 기법으로 작가에게는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 이와 같이 작가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것은 일획으로 이루어진 화려한 선이 회화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오는 투박한 선, 바로 못생긴 마음에서 나온 겸손한 민화와 같은 선들이 어우러져 작가의 감성과 심정으로 묻어나온다고 볼 수 있다. ● 결국, 작가는 작품의 무게중심을 치열한 현실 고발이 아니라 따듯하게 복을 빌어주는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우리의 한의 정서를 흥으로 승화시킨'아리랑'처럼 어울림과 아름다움의 철학이 작품 속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 재료기법의 다양화를 모색하고 재료의 한계를 넘어 실험적 기법을 과감히 회화에 도입하려고 노력한 이강일 작가의 2020 당진 올해의 작가전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자연과 자연이라는 관계성을 추구하며 항해하고 있다. ■ 정규돈

이강일_아리랑_한지에 안료_150×200cm_2020

이강일-신령스런 풍경 ● 이강일의 그림은 자신의 일상에서 보고 접한 것들, 자신의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 순간적으로 밀려나온 흔적이다. 그것은 직접적인 대면에서 파생된 그림이라기보다는 이미 보았던 것들을 마음의 갈피나 가슴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깊게 삭혀두거나 거름처럼 썩혔다가 홀연 건져낸 것 같다. 자신의 정서나 감동에 기반하고 있는 내용을 거느리고 그것들을 맛깔 나는 회화로 안착시키는 나름의 조형의 법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한국 자연과 미의 특질이나 성격, 나아가 모든 조형예술의 핵심이 되는 것들을 추구하는 것에 겨냥되어 있다는 인상이다. ● 작가는 자신의 거주지인 당진의 풍경과 그곳의 유적지 내지는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또한 우리 그림에 늘상 등장하는 소나무나 바위를 그리는가 하면 조선시대 민화나 꼭두의 인상적인 이미지들을 번안해내고 있다. 그 모든 대상들은 그이의 개성으로 가득한 조형적인 번역에 의해 환생한다. 평범하고 익숙한 대상, 이미지이자 자연 풍경이며 그것들이 거느린 모든 것들이 엉켜서 꿈틀거린다.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들이 한 화면 안에서 공존하며 그것들을 색채와 붓질(선)로 하나가 되어 있다. 기존의 이미지들이자 사진이나 도판에 의지해 그려진 그림은 그 대상 안에서 작가의 안목에 의해 포착된 특별한 조형의 체계이자 숨길 수 없는 우리 조상들의, 그 천진하고 따뜻한 마음의 공력으로 빚어낸 선이나 색채가 지닌 극진함에 대한 찬사와도 같다. 따라서 그가 그린 그림을 통해 우리는 대상을 다시 보게 되고 지극히 평범한 것들이 지닌 아름다움과 회화로 환생했을 때의 매력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러니 이강일의 그림은 자신의 감각으로 길어 올린 모든 대상에서 빛나는 조형의 아름다움과 나름의 엄정한 법칙들을 발견하고 이를 다시 온전하게 구현하는 작업인 듯하다. ● 모든 대상은 그것들만의 아름다움과 조형의 체계를 확고하게 거느리고 있고 생명체로서, 자연물로서의 합당한 체계 또한 작동하고 있다. 민화나 꼭두 같은 이미지들은 인간의 한계와 죽음을 이기고자 열망했던 이들의 간절한 기복신앙과 그로 인한 극진한 마음의 영역이 오롯하게 구현되어 있는 시각물이다. 우리네 옛 건축물(사당이나 사찰 등)과 그것들이 위치한 환경에 대한 지혜를 상징하는 풍수사상 역시 험한 자연적 조건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삶을 절박하게 모색하려는 지난한 과정이 스며있다.

이강일_아리랑_한지에 안료_150×105cm_2020

이강일의 그림은 이처럼 한국인의 조상들이 추구하고 기원했던 애잔한 마음의 자리와 그 결과물로서의 미감이 호출되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자연 환경)의 곳곳에 세워진 건축물과 여러 시각이미지에 산재해있다. 작가는 그 편린을 당진의 유적지와 사당과 사찰, 민화와 꼭두, 그리고 우리 자연에 산개한 소나무와 바위 등에서 수습한다. 자신의 구체적인 일상에서 건져 올린다. 사실 그 대상들은 한국의 전형적인 자연풍경과 그 안에 안온하게 자리한 인공의 건축물, 종교적 도상, 서민들의 기복신앙을 반영하는 그림과 죽은 이를 하늘나라로 인도하는 꼭두 등인데 이 모두는 한국인의 정서와 미의식, 세계관을 진솔하고 소박하게 반영하는 매개들이다. 따라서 작가가 그러한 소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다분히 한국의 기층문화와 생사관, 전통적인 미감 등을 조형화하는 데 관심이 있음을 방증한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공간 안에서 펼쳐진다. 그러나 이강일 그림에서 그 같은 소재 그 자체가 본질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는 그의 표현기법이 주목된다. 이강일의 회화적 방법론은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무척이나 이례적이고 독자적이다. 더없이 회화적인 맛으로 넘치는 그림이다.

이강일_아리랑_한지에 안료_150×105cm_2020

한지, 장지에 안료를 사용해 그린 그림은 몇 번의 활력적이고 생동하는 붓질이 분방하면서도 단호하다. 동양화와 서양화, 프레스코화의 특징들이 구분 없이 뒤섞여 있고 한국 전통회화와 현대미술의 조형성이 맞물려 있다. 전통적인 서화에서 엿보는 모필의 탄력적인 맛과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포착된 선들이 외형의 윤곽과 특정 대상의 내부를 감싸고 있다. 형상과 배경의 구분도 지워지고 원근이나 소실점을 대신해 전통적인 동양화의 시방식이 고지도처럼 전개되거나 민화에서 엿보이는 천진함과 해학적인 시선과 화면 구성이 교차한다. 무심하고 어눌해 보이면서도 활력적인 기운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붓질과 친근하고 편안하게 다듬은 도상화의 능력, 그리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들의 병치, 마치 후광처럼 화면에서 중심이 되는 대상의 테두리에서 번져 나오는 듯한 흰 색 물감의 처리, 화면 곳곳에서 꿈틀거리며 번지는 기운을 가시화하는 붓질 등이 주목되는 요소들이다. 특히 이강일 그림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의 하나가 이 흰색(白色)의 구사다. 그것은 환하고 눈부신 밝은 빛을 방사하고 신성스러운 기운, 이른바 영기적인 것을 뿜어내는 한편 특정 대상, 존재를 감싸고돌면서 돋보이게 한다. 또한 형상과 배경의 관계를 분리시키지 않고 하나로 녹여내고 있다. 따라서 그림은 전체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민화나 꼭두 등은 기존 그림, 사진이미지를 빌어 그것을 원본과는 유사하면서도 생경하게 그려냈다. 사당과 옛 건축물은 고지도처럼 하늘에서 내려다 본 시선으로 그려지고 중심에 자리한 건물은 정면에서 바라보는 시선 등을 종합해내면서 그리고 있다.

이강일_아리랑_한지에 안료_140×75cm_2020

급박하고 순발력 있는 붓질/색채로 그려낸 대상들은 그만큼 생생하고 활기차다. 의도적인 작업의 개념이나 무거운 주제, 작위성을 거느린 방법론을 거두어들이고 자신이 본 것의 핵심을 간파하고 이를 가능한 논리적으로, 타당한 조형 법칙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선과 색채를 이용해 자신의 감각을 표현해내는 그림이다. 보이는 것의 핵심을 간파하고 가능한 논리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화가의 일이라고 본 세잔이나 우리 산하의 진경을 포착하고자 그것을 그림이라는 구성체계안에, 별도의 세계 안에 옴팡지게 위치시킨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부터 연유하는 조형감각의 영향 등이 짙어 보인다. ● 선과 색채, 붓질의 방법론은 이강일 그림의 도드라진 표식이다. 그것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에 그대로 육박해서 그것이 지닌 핵심으로 들어가려는 선이고 붓질, 색채다. 형상과 배경은 다양한 색채 속에서 붙어 있다. 그 색들은 배경이자 동시에 대상의 윤곽과 배경 사이에서 진동하며 자율적이기도 하고 공간을 채우는 비가시적인 요소들의 떨림을 동반한다. 예를 들어 소나무 줄기들이 뻗어나가면서 허공으로 직진하는 과정, 그 자연의 순리를 닮아 이를 추적해내고 있고 바위는 바위가 지닌 물성과 견고한 형태에 맞는 조형적 고려와 역원근법적인 시선 아래 돌올하게 위치시키고 있다.

이강일_아리랑_한지에 안료_140×75cm_2020

그는 한국 자연과 전통미술 안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소재인 소나무, 바위 등을 조형적으로 실험하고 있으며 그것을 회화의 구조 안에 자연스럽게 그려보인다. 덧붙여 대상 자체가 지닌 생명력이나 구조의 법칙, 조형적 질서를 추출해내고 있는 그림이자 한국인의 미감과 조형의식, 생사관을 표출해내고 있는 민화의 특성을 힘껏 응용한 그림이다. 그러나 그림의 목적이 민화의 재연이나 한국적 미를 구현하려는 데 사로잡히지는 않는다. 그런 소재는 매개로서 차용한 것이고 결국 그 대상을 해석하고 표현해 내는 자신의 신앙과도 같은 조형관, 미의식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 한국 자연에서 흔하게 접하는 소나무나 바위 및 기층 민중들이 제 힘껏 그려낸 민화나 꼭두의 투박하고 소박한 미감과 그 조형 원리 아래 숨 쉬고 있는 따뜻하고 착한 심성이나 굳건한 믿음의 정신들이 결국 그러한 이미지를 만든 뿌리였음도 지적하는 그는 바로 그 마음과 사상이 우리의 근간인 동시에 한국 미술의 전통이기도 하다고 본다. 자신의 그림 역시 그러한 자장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한다. 동시에 그것은 모든 조형의 보편적인 법칙이나 회화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강일의 그림이 죄다 끌어안고 밀고 나가는 흔적들이 바로 그것이기도 하다. ■ 박영택

이강일_아리랑_한지에 안료_140×75cm_2020

대학원시절 80년대 한참 모더니즘의 추상계열이 판을 칠 때 동료들과 어울려 다니며 많은 조형실험을 했다. 값진 시간이었으며 훗날 당시의 재료와 화면구성에 큰 힘이 되었다. 서울 구산동 작업실시절 손장섭 선생님과 2년 넘게 작업실을 같이 쓰면서 형상에 대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때 전통에 대한 관심과 특히 민화에 대한 조형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였다. 문제는 민화에 등장하는 소나무가 제일 큰 장애물이었다. 신림동시절은 대학 시간강사시절인데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모더니즘과 민중의 치열한 대립은 더욱 혼돈의 시간이었다. 민중은 전남대 졸업반 때 광주항쟁을 직접 경험했기에 정서적으로는 이해가되지만 작품에는 좀처럼 체질에 맞지 않았다. 작업실 뒷 편 산에 올라 못생긴 리기다소나무에서 민화의 소나무와 비교해 보기도 하였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에 맞는 소나무 그대로를 시도해보는 것인데 어쨌든 금호미술관 초대전에서 반응이 좋아 소나무작가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 후 모교 대학연구소장학금으로 미국에서 크레딧을 주는 교수도 하였다. 미국생활은 나의 모든 것을 지우기였는데 그야말로 미국식정서로 무장하였지만 돌아와서 지금의 대학에 제직하면서 목포인근의 소나무를 줄기차게 그려대면서 나의 본래의 뿌리의 정서를 회복하였다. 가끔씩 전시회를 했지만 본격적인 작업은 미뤄오고 있었다. 그러나 항상 내가 숙명적 인연을 가지고 있던 프래스코 습성기법을 발전시켜 학생들에게 환경미술기법을 가르쳐왔고 일정부분 성과도 있었다. 그것은 나의 그림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었으며 이것을 앞으로 활용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프래스코는 다루기 힘든 재료이지만 성질을 알게 되면 동양의 종이기법과 서양의 켄버스 위에 유화기법을 드나들 수 있다.

이강일_아리랑_한지에 안료_140×75cm_2020

어쨌든 이제 학생들을 실험삼아 감이 잡힌다. 앞으로 기대가되어진다. 또 한편으로 작품의 장애물은 기법과 재료 그리고 경제적인 환경이 필수적이지만 작품이 지향하는 방향성이다. 즉 철학의 문제이다. 철학이 부족하면 내경험으로는 중간에 지칠 수 있다. 그런데 기존의 많은 철학이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지만 모든 게 모순 없이 떨어지는 철학은 만나기 쉽지 않다. 때문에 나는 여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이제 나름대로 그림에 적용할만한 나의 지침은 시간이 흐르면서 형성된 듯하다. 핵심은 올바른 감성 즉 심정이다. 이것으로 무장한 그림을 나는 찾고 있으며 세련된 선이 아닌 나의 몸에서 우러나오는 선 이것을 위해서 크로키만 줄기차게 해 왔다. 그 선이 바로 못생긴 마음에서 나온 겸손한 민화와 같은 선이다. 그리고 그림의 내용은 치열한 현실의 고발이 아니라 따듯하게 복을 빌어주는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그런 그림이 나에게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린다. 이것은 우리의 한의 정서를 흥으로 승화시킨 아리랑이라는 명제와 어울리는 그런 아름다움의 철학이 나의 지금 생각이다. 나는 오랜 공백을 통해서 알게 된 생각들 이제 이것을 풀어내는 것이다. 아리랑고개를 넘어왔고 넘어가듯 이웃과 사랑하며 따뜻한 시선을 그림 속에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민화 속에 소나무와 바위돌이 비로소 그림 속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듯하다. ■ 이강일

온라인 전시감상 프로젝트 『Gallery at Home』 코로나19로 인해, 전시장을 찾기 어려운 관람객을 위해 전시장 투어 및 아티스트&큐레이터 토크, 전시연계 공연프로그램 '일월무' 등의 영상물을 ▶︎ 당진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합니다. 많은 관심과 관람 바랍니다.

Vol.20200529a | 이강일展 / LEEKANGIL / 李康一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