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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5:00pm / 월,화,토요일 휴관
아트랩 Art Lab 부산시 수영구 망미번영로90번길 6 Fb.me/artlabkorea
창으로 나어진 고립된 공간 속에서 육중한 철제 침대 위로 물방울이 침묵을 가르며 낙하한다. 떨어진 물방울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하얀 궤적을 남기고 금세 공중으로 산산이 흩어진다.
우리는 열역학적 시간 속에서 엔트로피라는 시간의 화살을 타고 열적 죽음을 향해 달려 나간다. 뜨거운 것은 뜨거움을 잃고 높은 것은 언제든 낮음을 향할 준비를 한다. 깊어진 밤은 아침을 부르지 않고 떨어진 꽃은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시작의 기억을 잃은 우리는 매일 죽음이라는 끝을 삶으로 소환한다.
하지만 이러한 위대한 에너지의 방향성 안에서 우리는 평형을 거슬러 비평형을 생성한다. 고립된 공간은 시간의 틈을 헤집고 다시금 열린 공간으로 나아가고 공간을 분리하던 창은 녹아 우주의 심연을 향해 낙하한다. 태양이 잃은 뜨거움이 나의 마음이 되고, 깊어진 밤에 다시 아침을 선사한다.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살아 있으라, 누구든 살아 있으라. 턱턱, 짧은 숨 쉬며 내부의 아득한 시간의 숨 신뢰하면서 -기형도 [비가2- 붉은 달]에서- ● 열은 우주의 움직임 그 자체이다. 모든 물체에 적용되는 열역학 법칙은 단순하면서 우아하기까지 하다. 태초의 우주로부터 시작된 열이 지금 우리의 심장을 뛰게 하고 감정을 만들어 내며 사랑을 이야기하게 한다. 이 작품은 이러한 열의 언어를 통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살고 있고, 사랑하고 죽는 세계에 대하여. 이 작품은 열로 그려내는 아름답고도 슬픈 인간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살아 있음에 대한 선언이며 우리 자신을 위한 위로이기도 하다. ■ 김덕희
Vol.20200527g | 김덕희展 / KIMDOKI / ???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