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탈피, get away from the painting

강원제展 / KANGWONJE / 姜元濟 / painting   2020_0525 ▶ 2020_0628 / 월요일 휴관

강원제_NO. 598(Selected Paint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7×22cm_201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90323c | 강원제展으로 갑니다.

강원제 홈페이지_www.kangwonje.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boombasic(붐베이직) 주최 / Gallery 19.48 기획 / 이주연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19.48 Gallery 19.48 서울 용산구 원효로19길 48 Tel. +82.(0)2.594.5104

그림탈피 Get away from the painting ● 강원제 작가는 그림을 그리고 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보다 그림을 그려 나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음을 알게 된 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일 그리기 방법론을 만들어 러닝 페인팅(Running painting) 프로젝트를 실천하기로 했다.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작가는 본 것, 느낀 것, 일상의 것, 상상한 것, 혹은 연습한 것, 그리다 만 것, 실패한 것 등등 삶의 모든 것이 그림이 되었지만 특정 주제 없이 매일 그리기를 수행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완성된 이미지는 일관성도 없고 무작위 적이었다. 그림 그리기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계획을 실행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어떤 그림을 걸어야 될까?라는 고민이 생겼고, 자신의 그림이지만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이는 그리기를 지루하지 않게 하는 전략이기도 했으며 작업을 하는 과정이 몸으로 생생히 체험되는 경험의 영역으로써 보다 더 실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작가는 말하였다. 4년동안 러닝 페인팅(Running painting) 프로젝트를 이어오던 작가가 조금씩 새로운 작업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스타일이 없다는 것이 또 다른 스타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결론을 지으며 그동안의 작업들을 관조적인 태도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 러닝 페인팅(Running Painting) 시리즈 중 여러 장의 드로잉을 접착하여 이미지를 은폐, 압축한 조각(Weighty painting), 마음에 드는 부분을 잘라내어 붙이는 작업 'Selected Painting(선택된 그림)', 잘리고 남은 것들을 설치한 작업 'Unselected Painting(선택되지 않은 그림)', 그려 놓은 그림을 가리는 작업 등 '나'의 작업들을 훼손시키고, 가림으로써 본인이 제3자의 위치에 있음을 드러내는 제스처이기도 하다. 작가는 여기서 "실체가 없는 '나'를 관찰하는 '나'가 나의 본질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졌다. 이쯤에서 라캉의 '현실'과 '실재'간의 구분을 연상시킨다. 즉 현실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며 실재는 표현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작품은 보여 질 수 있는 것이며 작가의 행위는 표현의 과정이자 일정한 법칙들에 따라서 말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강원제_NO. 596(Selected Paint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7×22cm_2019
강원제_Black star_종이에 펜_210×309.1cm_2020
강원제_Black star in detail_종이에 펜_210×309.1cm_2020

이번 전시 중에서도 가장 내면적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Black Stars' 드로잉 시리즈는 1.0mm 검은색 볼펜으로 배경을 빈틈없는 검은색이 될 때까지 선을 그어 별을 만들어 내는데 빛나는 별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선 긋기가 요구된다. 이 작품의 핵심은 반짝이는 별이 아닌 어두운 배경을 의미하며 이는 곧 반짝이는 별을 나타내기 위했던 과정을 나타내는 은유적 표현이기도 하다. 또 아름다운 것, 예쁜 것, 신성한 것을 그림으로써 자신만의 거친 스타일을 풀어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 컬러풀한 색을 쓰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색을 쓰기도 하며, 형태가 있고, 없고, 숫자를 쓰기도, 글자를 쓰기도 했고 또 풍경을 그리기도 하고, 사람을 그리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영상과 설치물까지 작업의 다양성을 띠고 있는데 수많은 작업물들 중에 어느 하나 일정하게 고집 된 것들은 없지만 작가의 붓질과 드로잉에서 느껴지는 러프함은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이렇듯 여러 가지 스타일의 전시를 한꺼번에 소화할 수 있는 소수의 작가들 중 한 사람이 아닐까 감히 말하고 싶다. 그동안 내면을 표출해내는 것에만 집중한 작품들은 정제되지 않은 거친 모습이 강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이것도 강원제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정도의 절제됨, 덜어내고 비워낸 보다 가벼워진 모습들로 신작과 함께 보여주지 못했던 작업들을 밖으로 꺼내어 관찰하기 시리즈를 온전히 펼치기에 앞서 탈피하는 과정들을 풀어내고자 한다. ● 작가가 이제껏 해온 전시들을 보았다면 이번 전시를 달리 볼 수 있을 듯하고, 보지 못했더라도 러닝 페인팅에서 관찰하기로 넘어가는 과정들을 쉽게 이해하고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그림탈피는 앞으로 다른 작업들을 위해 나아갈 길을 모색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 보면 된다. ■ 이주연

강원제_NO.1013(Weighty painting)_혼합재료_10.5×7×5cm_2020
강원제_Weighty painting_혼합재료_10.5×7×5cm_2020

그림탈피 ● 그림을 그린 뒤 그로부터 벗어나길 반복해왔다. 구체적인 주제, 형식, 기법, 재료들이 마치 내 고유한 화풍이 되려하면 의도적으로 이들을 버리려고 애썼다. 그림 한점 한점은 이전 그림에 대한 저항이었고 어떤 틀에 포획되지 않기 위해 강박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했었다. 처음에는 흥미로웠던 것이 시간이 지나 습관이 되고 권태로 자리잡을 때면 어김없이 다른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렇게 내가 만들어놓은 무언가를 부수고, 부정하고, 벗어나려는 태도는 내 작업의 방법론이 되었으며 이는 그리기를 지속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무언가로부터 탈피하여 새로 시작하는 순간은 나에게 즐거움이자 동시에 자유를 느끼게 한다. ● 하지만 그림을 그리며 그림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태도조차 구속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지금 그즈음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까지의 작업 과정을 되돌아 보며 지난 4년간 진행 해왔던 프로젝트 러닝 페인팅의 작품들, 그리고 프로젝트 종료후 진행한 시리즈 작업들을 선별하여 선보인다. (작가노트 中) ■ 강원제

강원제_Drawing by RIGHT hand_종이에 연필_29.7×21cm_2020
강원제_Selected painting_캔버스에 유채_27.3×22cm_2020
강원제_NO.1029_acrylic_캔버스에 스프레이_38×38cm_2020

get away from the painting ● I tried numerous times to escape from the painting. When specific subjects, forms, techniques, and materials were becoming into my own style of painting, I deliberately tried to abandon them. Each painting was an action resistance to the previous painting and had obsessively pursued novelty to avoid the captured frame. Interesting things became as a habit and as the time goes by when weariness is taking up the space I'll turn my route into a different direction. Breaking, denying, and escaping kinds of attitudes became the methodology of my work, which was also a strategy to continuously work on my art pieces. The moment I start a new and getting away from something brings me happiness and freedom. However, even the attitude of trying to get away from the paint by painting sometimes forms a restrained feeling. ● I think I'm drawing around in that time zone. In this exhibition, I will be presenting the works that have been going on for the past four years, which is the Project: Running Painting, and the series of works that have been done since the end of the project. (Artist note's) ■ KANGWONJE

Vol.20200525c | 강원제展 / KANGWONJE / 姜元濟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