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색의 향연

박현주展 / PARKHYUNJOO / 朴昡姝 / installation   2020_0508 ▶ 2020_0607 / 월요일 휴관

박현주_Light Monad (LM) 01-20_나무, 아크릴채색, 금박_122×320×12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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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홈페이지_www.parkhyunjoo.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예술공간 수애뇨339 SUEÑO 339 서울 종로구 평창길 339 Tel. +82.(0)2.379.2970 sueno339.com

삶이란, 언제나 사람이 생각하고 예상하는 범위를 벗어나며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임을 상기하게 만든다. 특히,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삶이라는 화두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끝없는 질문의 반복과 해답은 항상 공허함을 가져다 주곤 하는데, 언제나 결론지어지는 것은,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라는 사실이다. 그러다 어느새 찾아온 봄이라는 계절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박현주_Light Monad (LM) 02-20_나무, 아크릴채색, 금박_9×20×9cm×3_2020
박현주_Light-Being 02-20_캔버스에 안료, 아교, 아크릴채색_147.5×197.5cm_2020
박현주_Light-Being 01-20_캔버스에 안료, 아교, 아크릴채색_147.5×197.5cm_2020
박현주_Light-being 09-20_캔버스에 안료, 아교, 아크릴채색_50×50cm_2020

내가 그림의 바탕 작업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더욱 확실해 졌다. 흔히 젯소지(gesso)라고 부르는 바탕지 또는 화지(畵地) 는 물감을 흡수하는 정도에 따라 크게 수성지, 반수성지, 유성지로 나뉘게 되는데, 나는 이 중에서도 특히 수성지에 끌리게 되었다. 이 단어가 암시하듯이 수성지는 물과 관련이 있다. 서양의 전통 유화기법에서 사용하는 접착제 성분인 토끼 아교(rabbit glue)를 물에 팽윤시킨 후 중탕 가열 시켜 바탕지를 만들기 때문에 기름 성분은 들어가지 않는다. 화지의 표면은 다공질로 이루어져 물과 물감의 흡수력이 상당히 좋다. 주로 안료(pigment)와 아교 용액, 그리고 건성유가 들어가는 달걀 템패라 미디움(egg tempera medium)을 이용하여 작업을 진행 한다. 물과 기름은 서로 상극이다. 그러나 신기하게 수성지는 기름을 잘 먹기도 한다. 서로 상극인 물질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혼합되어 단단한 물질감을 화지(畵地) 위에 드러낸다.

박현주_봄, 색의 향연展_예술공간 수애뇨339_2020
박현주_봄, 색의 향연展_예술공간 수애뇨339_2020

작업의 과정은 마치 밭을 일구어 가는 농부의 일과 닮아 있다. 땅, 토양, 흙을 의미하는 "ground" 라는 단어는 회화 재료학 용어로 그림의 바탕지를 의미 하기도 한다. 물과 양분, 그리고 햇빛을 흡수하여 생명체를 움트게 하는 자연의 섭리가 그러하듯, 나는 백색 바탕지(ground) 위에 씨를 뿌리고, 가꾸면서, 열매가 맺히기를 조용히 기다린다. 그러나, 이 때 섣부른 혹은 지나친 욕망이 개입되면, 예민한 대지는 그 순간을 포착하고 멀리 달아나 버리고 만다. 화지(畵地) 위로 시간이 흐름과 동시에 쌓여가는 일상의 숨결과 흔적들을 지켜볼 뿐이다. ■ 박현주

Vol.20200508f | 박현주展 / PARKHYUNJOO / 朴昡姝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