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고재욱_김정모_신제현_장철원 조영주_진달래&박우혁
후원 / 서울특별시 기획 / 고윤정 협업 / 서울시무용단_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_서울시극단
입장료 일반(만 19세 이상) 4,000원 /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미취학 아동 만 4-6세) 1,000원 국가유공자 및 동반 1인, 장애인 1~3급 및 동반 1인, 장애인 4~6급 본인 무료 20인 이상 단체 할인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입장마감_06:30pm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SEJONG CENTER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75 (세종로 81-3번지) 1관 Tel. +82.(0)2.399.1000 www.sejongpac.or.kr
『행복이 나를 찾는다.』는 세종문화미술관에서 처음 시도하는 다원예술 프로젝트이다. 이번 전시는 시각예술가와 서울시무용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서울시극단과의 협업으로 진행되어 서울시의 예술적 자원과 서로 간의 교류를 확장하는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 『행복이 나를 찾는다.』는 사물들이 갖고 있는 본래의 기능과 구조를 해체하고 끊임없이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질문을 하였던 페터 피슐리와 다비드 바이스(Peter Fischli & David Weiss)의 『행복은 나를 찾을 것인가?』 책에서 인용하였다. 진부할 것 같은 매일의 삶 속에서 어떤 일들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고, 어떤 일들이 더 나아가 예술가의 시각으로 사회를 다시 재조명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져온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행복이 나를 찾을 것인지?'를 묻기보다는 '행복이 나를 찾는다'로 귀결하여 재난적인 상황들을 오히려 희망적인 삶의 디딤돌로 바라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다. ● 2020년 현재 예술가들은 여전히 사회에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뉴노멀' 혹은 '뉴애브노멀' 등 특히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삶, 안정적이지 않은 삶의 전형이 점차 고착화되는 최근의 현상들은 예술가들로 하여금 어떻게 '살아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다. 예술가들은 이러한 현상들을 예술 작업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표출하거나, 행동적인 태도로 현장의 활동가처럼 그들의 역할을 다변화시키기도 하지만, 행동 이전에 오늘의 나의 삶과 사회를 끊임없이 관찰한다. 그리고 자신이 갖고 있는 개인적인 삶의 서사를 예술을 통하여 오늘의 재난적인 상황에 끊임없이 연결시킨다. 덧붙여 시대를 읽는 예술가의 태도도 다변화되면서 예술을 표현하는 과정도 미시적인 실천 사항들을 포괄하면서 보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 이러한 현상들은 전시장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과정과도 연계되어 멈춰 있는 미술관의 전시장을 다양한 사건, 퍼포먼스가 일어나는 공간이 되도록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행복이 나를 찾는다.』展에서는 다원적인 형식을 띄면서 사회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예술가 6명(팀)을 찾아 영상, 설치, 퍼포먼스의 다양한 협업 지점을, 세종문화회관이 갖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의 특성을 살려 펼쳐보이고자 한다.
고재욱은 힘든 청춘의 세대를 논하면서 예술계에 점차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30대 초반의 치기어린 나이에 시도했던 그의 작업들은 갈 곳 없는 청춘들을 위한 「렌터블 룸」(2015)이나 헤어진 연인들의 물품을 보관해 주는 작업 등 공간의 부재, 취업과 불안정한 주거 등에 대한 질문들로 구성된다. 특히 한 곳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이곳 저곳을 떠도는 청춘들을 매개하는 역할로 노래방을 만들고, 그 안에서 작은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다이포」(DIE for)(2013) 작업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다. ● 「DIE FOR」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참여해서 자신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프로젝트로 빈 거울로 만들어진 유리 큐브로 구성된 일인 노래방의 형식을 띈다. 외부에서는 큐브 내부의 노래 부르는 사람을 바라볼 수는 있지만, 내부에서는 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모습 밖에 볼 수 없다. 자신을 타인에게 드러내고자 하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의 모습만 확인할 수 밖에 없는 동시대 사람들의 심리를 참여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견고한 규칙으로 짜여 있는 미술관 안에서 참여자의 목소리가 어떤 균열을 낼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 더불어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과 같은 신조어가 등장하는 것처럼 외롭고 얘기할 사람이 없을 때 노래방으로 흘러들어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함께 들여다본다. ● 「인류박물관」은 먼 미래 대부분의 인류가 사라지고, AI가 모든 사회 시스템을 운영하며 남아있는 인류의 정서적, 정신적 풍요로움을 유지시키기 위해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영상 작업이다.
김정모는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을 읽으면서 구조적인 문제에 대응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왔다. 「재난미술프로젝트」는 한국 미술계의 현재를 재난의 상황으로 설정하고, 가상의 재난적인 모습으로 대피소를 만들어 관객들이 참여를 하면서 각자가 처한 재난의 모습을 교환하는 프로젝트였다. 이외에도 민주적인 미술 작품의 소유, 전시장에서의 작가와 권력 관계의 교환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으며, 「더 화이트 큐브」 보드게임은 한국 미술계라는 제한적인 경계 안에서 작가들의 활동이 점수따기처럼 형식화 되어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자 국내의 신생미술공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베니스 비엔날레' 등의 여러 가지 제도권 미술을 선정하여 게임으로 만든 바 있다. ● 김정모는 이번 전시에서 「신뢰쌓기게임(Trust building games)」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코로나 바이러스(Covid 19)로 무너진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간의 신뢰가 쉽사리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하였다. 신뢰 쌓기 게임은 일반적으로 여러 명의 참여자들이 서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주어진 행위를 수행해가면서 공동체 의식을 향상시키고 창의력과 소통능력을 키우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의 축소판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 게임의 구조는 당연하게도 참여자들이 협력을 통해 목표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고안된다. ● 하지만 사실은 게임의 구조가 참여자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면 어떨까? 참여자들은 잘못된 구조를 눈치 채고 창의적으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 혹은 서로를 탓하게 되는 불신을 키우게 될까? 아니면 엉터리 게임을 수행하는 것을 순순히 포기하게 될까? 김정모는 본 전시에 「Trust Building Games」를 통해 약간은 더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는 신뢰 쌓기 활동을 제안한다.
신제현은 세상에 없을 것 같은 괴랄(怪剌)한 정보를 재료 삼아 경험과 인지를 작곡한다. 개인적 경험에서 발생한 인지부조화 현상을 장기간의 리서치를 통해 프로젝트의 형식으로 작업한다. 일련의 과정을 하나의 작곡으로 보고 영상. 퍼포먼스. 페인팅.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악보를 만든다. 대안 포르노그래피를 만들어 주는 신 공공미술 작업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기도 하고 야생 대마초 자생지역을 알려주는 영상지도. 피부에 좋은 정액 비누 등을 통해 후기 식민주의 담론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국립현대무용단 등 여러 가지 프로젝트에서 재난적인 상황을 퍼포먼스로 연결시킨 신제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서울시무용단과 협업하여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 「백선 白线 White Line」은 글에서 행간의 빈 공간, 도로 위의 중앙선, 밀매 위스키 등 다양한 경계를 의미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과거 백인들이 어린 흑인 노예를 길들이기 위해 흰 선을 긋고 선을 나갈 때마다 체벌하는 흰색 횟가루 선을 뜻한다. 이렇게 길들여진 노예들은 굳이 큰 벽을 만들지 않아도 흰색 횟가루 선 밖으로 도망치지 않았다고 한다. 신제현은 미술작가로 생활하며 White Line이라 불리는 끔찍한 선들이 조금 더 세련된 형태로 도시사회 안에서 무수히 존재함을 느껴왔고, 무용수 4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무용수 개개인이 가지는 행복과 불행, 현실과 이상, 개인과 시스템, 국가와 시민, 예술가와 일반인 등 다양한 경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신체와 생활에서 측량된 다양한 길이들은 무대 위의 무수한 흰 선들로 구성되고 그 공간에서 언어와 소리들은 물리학과 수학적 요소들에 의해 음악을 만들 것이다. 4개의 영상과 4명의 무용수의 움직임, 빛과 소리들을 통해 관객들은 스스로 느끼지 못했던 White Line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기대한다.
장철원은 단순해 보이는 도형이 모여 복잡한 모양이 만들어지거나, 불규칙한 것에서 패턴이 만들어지는 현상에 관심을 두고, 사물 이면의 것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2018년 스위스-프랑스 국경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참여한 이후로 학제간의 연구를 통해 관심영역을 더 넓히려고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리학의 지식을 연계하여 재난과 예술과 과학의 연결고리를 렉처 퍼포먼스로 보여준다. ● 「Sestina」는 불규칙 무한소수로 이루어진 원주율에(3.14159...) '*Sestina'라고 하는 일련의 수학적인 규칙을 적용한 작품이다. 보이지 않는 숫자에 고유한 색을 부여하여(가령 숫자 1은 주황색, 5는 에매랄드색) 볼 수 있는 그림으로 전환하였다. 우리는 내일 일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내일을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이를 숫자라는 상징적인 구조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작은 단위의 세상을 구현해보고자 하였다. 한 그림 안에는 2016개의 사각형이 있으며, 수작업으로 채색되었다. ● 「CMY에서 온 별」은 인쇄된 종이와 빛을 굴절시키는 필름을 이용한 작품이다.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관객이 약 50cm의 거리에서 정면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는 시선의 위치에 따라 이미지의 상태가 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쇄물은 본래 CMYK를 이용한 감산혼합으로 이루어졌지만, 빛을 굴절시키는 필름으로 투사된 이미지는 가산혼합의 결과를 낳는다. ● 「재난 일기」는 지난 2월 대구에 작업실을 옮기고 잠시 다른 일을 보러 서울로 온 사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구에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쓰게 된 작가의 자전적인 지금의 일기이다. 노트북과 필요한 재료들이 모두 대구에 있는 상황에서 손글씨로 눌러쓴 작가의 하루하루는 약 한달간 지속되면서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수기로 작성한 일기에 어느 덧 익숙해지면서 오히려 갑작스럽게 작동하는 고장났던 컴퓨터의 타자의 어색함을 경험한 작가에게 '일기'는 재난을 기록하는 개인의 역사로 작동한다.
조영주는 예술가와 엄마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일상에서 반복되는 막막함과 불안감을 넘어 예술가로 바로 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탐구한다. 작가이기도 하면서 아줌마로서의 삶은 불규칙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언제나 놓여 있지만, 굴곡진 상황들은 결국 '예술가'로서 다시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 「풀 타임-더블 Full time-Double」에서 날짜와 시간을 의미하는 끊이지 않는 수평 선 위에 다양한 기호와 숫자들이 표시된 일종의 그래프이다. 작가가 본인의 출산 이후, 수십 개월간 반복되는 밤과 낮이라는 시간 위에 아기의 수유와 배변, 수면을 기록한 육아일지를 작성한 것이다. 작가는 본 육아일지를 기반으로 무보와 악보를 만들고 안무와 소나타 곡「"Diary of D'Art"」을 제작했다. ● 「나의 몸을 쓰는 것 Writing my body 」에서 반복되는 피아노 선율, 흰옷 위로 드러나는 살과 몸이 만들어낸 제스처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임무를 다해야만 하는 누군가의 운명을 연상케 한다. 조영주는 출산 이후, 기록한 육아일지를 기반으로 본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에 사용된 음악은 육아일지 기표 하나하나를 소리로 변환한 소나타 곡「"Diary of D'Art"」의 일부이다. 영상에서 작가는 본인의 신체로 직접 퍼포밍을 한다. 작가의 지금, 그대로의 '몸'은 새로운 신체적 경험으로 인해 다시 '드러나기' 과정에 놓인다. 작가는 자신의 몸을 돌아보면서 현재의 육체가 가지는 고유함과 기억에 대해 타자의 시선이 아닌, 본연 그대로의 것으로 드러내고자 시도한다.
진달래&박우혁은 현실 사회의 규범과 질서, 약속과 기준에 대한 의문을 주제로 꾸준히 활동해온 시각예술그룹이다. 설치와 영상을 기반으로 퍼포먼스와 결합한 전시를 여러 번 선보인 진달래&박우혁 팀은 '형태가' 물리적인 공간에 반응하는 여러 가지 형식을 2차원, 3차원으로 구성하고, 퍼포머를 통한 움직임을 함께 실험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시무용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서울시극단과 함께 협력하여 하나의 총체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 「The Moment」는 6M 천고를 활용한 하나의 무대이자 예술 작품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작업이다. 그 동안 진달래&박우혁이 이 세계를 통제하는 시간, 공간, 단위, 운동, 구조 등의 규칙이 어떤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해왔다면, 이 작업에서는 규칙이 만들어낸 시공간의 한 장면을 움직임, 소리, 호흡이 연속적으로 반복되는 합주로 재구성해 질서정연한 패턴을 보여주고, 더 나아가 미묘하게 진행되는 변주를 통해 같아보이지만 다른 불협화음을 시도한다. 일정하게 반복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 연주자의 소리, 배우의 호흡이 만드는 이 작업은 우주의 시공간처럼 내러티브와 기승전결이 없다. 처음과 끝이 없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매순간은 같지 않다. 모든 것이 순환하며 끝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움직임, 그런 소리, 그런 호흡. 우리가 집중해야 할 바로 그 순간이다.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전시 연계 퍼포먼스 타임 테이블 ○ 진달래&박우혁 - The Moment 수많은 규칙 속에서 발견되는 최소한의 장면 안에서의 움직임과 소리, 호흡의 단편 일시: 2020.04.24. PM 5시 (러닝타임 10분) 협업: 서울시무용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서울시극단
○ 장철원 - 재난과 시간(렉처 퍼포먼스) 시간이라는 개념의 물리학적 정의와 (비)현실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법 일시: 2020.04.30. PM 4시 (러닝타임 1시간)
○ 신제현 - 백선(白线) 무용수 개인이 느끼는 행복과 불행, 현실과 이상 등 다양한 경계에 대한 이야기 일시: 2020.05.09. PM 5시 (러닝타임 10분) 협업: 서울시 무용단
Vol.20200424b | 행복이 나를 찾는다. Happiness Finds M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