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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학자 전영백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교수가 발상을 전환하여 희대의 명작을 탄생시킨 스타급 현대미술가 32명을 탐구 했다. 그들은 무엇을, 어떻게 작품으로 구현했으며, 그들의 발상은 그 이전의 작품들과 어떻게 다른지, 그들이 우리 삶에 제시한 뜻은 무엇인지, 전문가다운 시선으로 심도 있게 풀어냈다. 저자는 일반인들이 현대미술을 낯설고 이상하고 불편하다고 여기는 데는 미술인들이 그들 자신의 언어에만 천착해 일반인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면도 있다고 여긴다. 그 해 결방안 가운데 하나로 저자는 일반인들이 미술작품에 관해 갖는 오랜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술은 아름답고 고결해야한다는 보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미술, 특히 현대미술은 일상의 습관, 오랜 관습을 탈피, 이를 색다른 각도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개념미술이 대부분이라는 인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발상의 전환으로 걸작을 탄생시킨 현대미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다루고 있다. 개념미술이라는 측면에서 현대미술을 바라보면서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지금껏 보이지 않던 현대미술작품이 비로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현대미술작품과 일반인들을 잇는 가교를 자처한 저자의 의도가 꼭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현대미술가들은 무엇을, 어떻게 작품으로 구현하는가? 그들의 발상은 어떻게 다르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 현대미술은 낯설고 이상하고 불편하다? 2012년 서울 도심 한복판, 중구 세종대로 삼성생명 빌딩에 누군가의 평범한 침대를 찍은 대형 흑백사진이 걸렸다. 두 사람 이 함께 누웠던 흔적이 남은 빈 침대의 머리맡에는 베개 두개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아무런 설명도 없는 이 일상적 사진은 쿠바출신의 미국 작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무제」라는 작품으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걸작이었다. 그 의사 진작품은 에이즈로 죽어가는 연인과의 사적공간을 신체적 흔적과 함께적 나라하게 보여주었는데, 그 역시 38세에 에이즈로 요절했으며, 살아생전 사랑과 죽음을 지극히 체험적인 관점에서 다뤄왔다. 사회가 용인하지 못하는관계, 결국 죽음에 이르고 마는사랑이기에 그의 흑백사진은 절실함과 두려움, 삶과 죽음사이를 동요하면서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 작품은 어떠한가? 「누군가의 살아있는 마음속, 신체적 죽음의 불가능성」이라는 긴 제목을 가진이 작품은 폼알데하이드(방부액)가 가득한 유리관 속에 담긴 실제 상어의 모습을 제시했다. 이 작품은 일반인에게 공개 되었을 당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는데, 아름다움을 가치로 여기던 미술 영역에 충격도 가치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발상을 보여주었다. 허스트가 제시한 충격은 개념을 촉발하기 위해 시각적이며 형태적인 요소를 활용하는 것으로, 생물을 활용하여 삶과 죽음의 경계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현대미술가들은 신체의 극단적 고통을 정신적 도약으로 승화하거나 보따리를 실은 낡은 트럭 위에 앉아 고독한 뒷모습을 드러내거나 초콜릿 조각상을 핥고 몸을 비벼 비누를 마모 시킨다. 또 사막한 가운데3.2km 분화구에 15개의 방과 터널을 만들고,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 바닥에 167m의 균열을 만들거나 제국주의 식민지가 된 아프리카의 역사를 작품에 담는다. 이들 32명의 현대미술가들은 왜 이처럼 불편하고 낯설거나 이상해 보이며, 때로 폭력적이기까지 한 작업에 천착하는가? 이 책에는 그에 대한 설명이 낱낱이 담겨있다.
일상적인 삶 깊숙이 숨은 내면을 끄집어 올리다 미술 창작은 기존에 있던 생각을 바꾸는 일, 즉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작품으로 구현할 것인가는 순전히 작가의 몫이다. 그 콘셉트가 구체화하여 세상에 나타나면 우리 삶의 지평은 그만큼 확장된다. 둔해져 있던 감각이 살아나고 고정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융통성을 지니면서 자유롭고 해방된'나' 자신을 만나게 된다. 작가가 이 책에서 다룬 32명의 현대미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은 발상의 전환이라는 기준과 그것의 구현에 성공한 경우들이다. 작가는 그 작품들은 개인, 미학, 문화, 도시, 사회 ·공공이라는 다섯개의 키워드로 나누었다. 첫째는 개인의 영역으로, 상실의 아픔, 사랑과 그리움, 내면의 고통과 불안, 작가의 신체적 경험과 감각이다. 둘째는 미학의 영역으로서 미술작업에서 경험하는 관조와 사색, 개입과 참여, 몰입과 침잠, 주체적 체험과 감각이다. 셋째는 문화의 영역으로, 문화번역의 문제, 국가주의와 다른 진정한 문화적 특징에 관한 모색, 자문화와 타문화의 취향과 그 차이, 핵심적 문화 정체성의 추구와 그 경계 흐림에 관해서이다. 넷째, 도시의 영역은 서로 다른 도시들의 장소특성성과 그 표현, 실제 공간과 생활의 장으로서의 도시공간, 이에 대한 주체의 감각이다. 마지막으로 21세기에 가장 부각하는 화두인 사회·공공영역이다. 공공성과 개인주체의 연계, 사회에의 개입과 관계의 미학, 공동체속의 주체인식을 다룬다. 독자들은 현대미술계의 스타급 작가들이 지닌 문제의식과 그것을 드러내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 과정, 구현한 결과와 의미를 책을 통해 만나게 된다.
미술작가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던지는가? 「누군가의 살아 있는 마음속, 신체적 죽음의 불가능성」의작가 데미안 허스트는 "삶에서의 끔찍한 것은 아름다운 것을 가능하게 하고, 또 더 아름답게한다." 라고 말한다. 또 「주인 없는 땅」 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는 "내 작업의 핵심은 우리 각자가 유일무이하고 중요하다는 것과 동시에, 모두가 사라질 운명이라는 사실이다."라고말한다. 그들 모두 일상의 습관과 고정관념, 관습을 뒤집어 그들만의 방식으로 작품화 해냈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일반인들에게 색다른 시선으로 일상, 사회, 세계를 바라보게끔 했다. 작가는 현대미술은 작품을 대하는 관람자가 어떻게 느끼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적인 공간이나 환경을 만들어 이를 향유하게 하는 작업이 대세임을 부인할 수 없다. 또 하나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익명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을 유발 시킨다는 점이다. 사랑의 대상(오브제)을 만들어 보이는게 아니라 사랑 자체를 느끼게 하고, 공포물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를 체감하게 하는것이다. 일상의 삶과 분리돼 보이던 사적공간, 미학적 가치, 공공건물이나 빛바랜 역사의 현장이 현대미술작품을 통해 의미있게 다가온다면 현대미술의 지평 또한 그 만큼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바람이다. 좋건 싫건 미술은 시대의 변화에 민감 해야 한다는 것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다.
■ 책속으로 할머니의 쪼그라진 손이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가 내 어머니일때는 가슴 저미듯 아름다울 수 있는게 포스트모던 미학이다. 문제는 어느 입장에서 보는가에 따라 아름다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다._7쪽
그는 초콜릿뿐 아니라 라드(요리용 지방 덩어리) 등을 입으로 갉거나 씹어 립스틱 등의 오브제를 만들었고 자신의 눈썹을 붓 삼아 화면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또한 긴 머리카락을 검은색 염색액에 담가 마루를 닦기도 하였다.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온몸으로 드러내 우리에게 대면시킨다. _60쪽
우리는 평소 불고기나 스테이크를 즐겨 먹으며 얼마나 소의 몸에 가해지는 폭력을 생각하는가? 허스트가 그랬던 것처럼 소를 절단해 놓고 양의 몸을 벌려 놓아야 실감하는 우리다. 그런면에서 이 당돌한 작가는 어쩌면 감추고 싶고 누구도 얘기하기 꺼려하는 '방안의 코끼리'를 들춰내 그 두렵고 추한 모습을 드러낸 것인지 모른다. _99~100쪽
가장 보편적이고 궁극적인 아름다움은 그대로의 자연이다. 막대한 자본과 첨단 과학을 동원한 설치 작업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것은 결국 다시금 자연인 것이다. _128~129쪽
엘리아슨의 말을 인용한다. "예술은 구체적이고 견실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으로 문제의 리얼리티를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이것이 공감을 키우는 첫 발자국이며 행동으로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예술이야말로 공동체를 창출하는 중요한 방편이다." _135쪽
"그라피티는 미술의 가장 저급한 형식이 아니다. 몸을 숨기고 거짓말하고 행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가장 정직한 예술형식이다. 거기에는 엘리티즘과 허위의식이 없다." _235쪽
그의 「십볼렛」이 구현한 충격적 균열을 통해, 우리는 경계짓기로 더욱 위험해진 오늘의 세계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실감한다. 서로 다르다고 구별하고 증오하는 것은 우리의 안전한 삶을 위협하고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는점을 말이다. _273쪽
"내 작업의 핵심은 우리 각자가 유일무이하고 중요하다는 것과 동시에, 모두가 사라질 운명이라는 사실이다. 우리중 대부분은 두 세대를 거치면서, 우리를 알았던 사람들이 세상을 떠난 후 잊힐 것이다." _300쪽
■ 지은이_전영백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영국 리즈대학교Univ . of Leeds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술사학연구 회회장을 지냈으며, 2002년 부터 영국의 국제학술지Journal of V isual Culture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박물관장 및 현대미술관장을 지낸바 있고, 현재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학부) 및 미술사학과 (대학원 )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들 』, 『코끼리의방 : 현대미술 거장들의 공간』, 『세잔의 사과 : 현대사상가들의 세잔 읽기』가 있고, 책임 편집서로 『22명의예술가, 시대와 소통하다 : 1970년대 이후 한국현대미술의 자화상』 등이 있다. 번역서로 『후기 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 니즘』, 『미술사 방법론 』(공역 ), 『월드스펙테이터 』(공역), 『눈의폄하』(공역 ) 등을 출간했다. 한국연구재단 등재 논문으로 「데이비드 호 크니의 '눈에 진실한' 회화」, 「여행하는 작가 주체와 장소성」, 「영국의 도시공간과 현대미술」 등 18편을 냈다. 해외에서 발표된 논문으로 "Looking at Cezanne through h is own eyes", 'Cezanne's Portraits and Melancholia ' in Psychoana lysis and Image, "Korean Contemporary Art on British Soil in the Transnationa l Era" 등이 있다.
■ 차례
책을 열며
개인 PERSONAL 지극히 비밀스럽고 개인적인 것의 공유 |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élix González-Torres 삶과 다름없는 행위예술: 작품으로 들어온 옛사랑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ć 평온한 일상이 덮고 있는 내면의 불안 | 로버트 고버Robert Gober 흔들림 없는 뒷모습의 미학 | 김수자Kim Soo Ja 가장 사적인 조각 , 핥고 비벼 만드는 자신의 초상 | 재닌 안토니 Janine Antoni 아이패드 드로잉,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인간적 표현 |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미학AESTHETICS 빛의 현현, 그 침잠과 몰입 |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 압도적 공허, 그 선정적 '공空'의 체험 | 아니쉬 카푸어An ish Kapoor '충격 '의 개념미술: 기억과 실제의 괴리 | 데미안 허스트Dam ien Hirst 완벽한 신체와 괴물 사이 | 이불Lee Bul 실체 없이 기억으로 만남는 작품 | 티노 세갈Tino Sehgal 대자연을 꿈꾸는 설치미술 |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열리고 닫힘의 '중간' 미학 | 양혜규Yang Hae Gue
문화CULTURE 제국주의를 비꼬는 해학과 유머, 그 화려한 미학 | 잉카 쇼니바레Y inka Shonibare 중국적인 너무나 중국적인 | 아이웨이웨이A i Weiwei 문화번역: 창조를 위한 참조 | 신미경Sh in Mee Kyung 키치의 승리? 미술 전시와 시대의 변화 | 무라카미다카시Murakami Takash i 날아온집: 상상력을 통한 문화 이주 | 서도호Suh Do Ho 화약 폭발로 그린 도시의 폐허 | 차이궈창Cai Guo-Q iang
도시CITY 런던 트라팔가 광장의 네 번째 기단 | 레이첼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 산업적 천사, 도시의 랜드마크 | 안토니 곰 리Antony Gorm ley 도시의 그래피티: 창작과 범법행위 사이 | 뱅크시Banksy 눈에서 뇌로: 도시의 밤을 밝힌 개념미술 | 제니 홀저 Jenny Holzer 도시의 밤을 하얗게, 파리의 백야白夜 |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Michelangelo Pistoletto 회색 도시에 펼쳐진 오렌지빛 스펙터클 | 크리스토와 잔클로드Christo & Jeanne-Claude
사회·공공SOCIAL·PUBL IC 위기의 체험: 차별과 분리가 초래한 위험 | 도리스 살세도Doris Salcedo 단순한 실루엣으로 보는 불편한 진실 | 카라 워커Kara Walker 걸으면서 그리기, 정치에 개입하는 시적 행위 | 프란시스 알리스Francis A lÿs 모든 이의 개별적 애도를 위하여 |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Boltanski 쪼개진 집: 자르고 없애는 파괴의 미학 | 고든 마타클락Gordon Matta-Clark 대중의 취향: 사라진 공공 조각 |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 같이 밥 먹자! 공짜 음식을 미술관에서 |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 ija
Vol.20200416a | 전영백의 발상의 전환 / 지은이_전영백 @ 열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