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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 Tel. +82.(0)2.737.4679 www.gallerydos.com
깜빡이는 빛 ● 김태연은 온라인 환경에 드러난 사람의 이미지들과 정보를 조합하여 인터넷 공간의 형태에 맞게 변형된 동시대 인간을 그려낸다. 기술의 발달은 계층에 관계없이 정보를 공급받는 속도를 빨라지게 했고 소통에 있어서 물리적 거리를 축소시키며 편리를 가져왔다. 이로써 인터넷 이전 시대의 불편함이 지니던 절차와 시간이 생략되었고 온라인에서 상대방에게 보이는 자신의 정보 역시 실제 육체와 관계없이 식탁에 오르는 고기처럼 손질된 채 공개된다. ● 멀지 않은 지난날 인터넷 초기 가상의 공간에 몰두하는 인간은 육체를 초월한 상태로 존재했다. 실제 만남에서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여러 감각들이 유발하는 논리적이지 않은 분위기는 잘려나가고 화면에 보이는 언어가 곧 자신이다. 하지만 오늘날로 다가올수록 공감각적 정보는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자격지심이나 욕망이 투사되어 왜곡된 자화상을 자신의 본래 모습이라고 여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신체기관은 그리 대단하지 않지만 자신의 다듬어진 모습을 타인에게 선보이고 자극적인 관심을 얻기 위해서 다시 매력적인 외형과 운동으로 단련된 육체가 필요하기도 하다. 인간성이 압축되고 소비되기 위해 가공되는 시대의 사이에서 김태연은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효율적이고 계산적인 모습을 비판적 시각으로 우스꽝스럽게 재현한다.
작가에게 있어 회화는 의미가 흐릿해진 육체를 되새기게 해주는 통로이다. 화면 속 광경을 받아들인 인간의 모습은 척추가 휘고 등과 어깨가 굽고 가느다란 팔다리에 배가 나온 모습이다. 하지만 그 이미지는 사람의 신체구조가 지닌 자연스러운 특성과 한계를 숨김없이 드러내며 도구를 거쳐 화면에 그려진다. 작품의 표면을 긁고 지나가는 붓질은 방향이나 속도 등 모든 면에서 서버의 상태나 신호의 세기에 구애받지 않고 철저히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작가 자신의 의지를 투사한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선들로 이루어진 그리드(Grid)는 인물의 형태와 겹쳐지며 디지털 이미지의 단위인 픽셀처럼 작품을 분할하고 때로는 형태에 개입하기도 한다. 신체기관을 드러낸 인물의 모습은 가상공간에 녹아들어 필요에 따라 분열되고 왜곡되는 인간의 정체성인 동시에 사람이란 원래 무엇으로 이루어진 존재인지 역설한다. ● 디지털 소통방식에 존재하는 핑(Ping)은 시간차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아날로그 소통방식의 성질과 닮은 부분이 있다. 아날로그 시대의 시간차는 사람에게 주는 기다림에는 인내와 간절함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전의 침착함이 포함되어있지만 디지털 시대의 시간차는 찰나의 가벼운 짜증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김태연은 찰나의 지연이 용납되지 않는 쾌속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회화라는 잠시 동안의 느린 속도를 제공하며 이미지를 소비하는 우리의 육체를 느낄 수 있도록 꼬집는다. ■ 김치현
가상세계,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온라인과 현대인의 육체적인 존재 사이의 불가분적인 관계에 대해 회화, 오브제, 리서치 작업을 하고 있다. 유년기때 1세대 인터넷 사용자로 성장해온 나와 같은 경험을 한 현대인들이 어떻게 점차 신체를 소외시키고 있는지 더 연구해보고 싶었고, 이를 위해 초연결사람(사용하는 아이디가 6개 이상인 사람)으로 정의되는 현대인을 인터뷰한 선행 연구 과정 중, 정신의 일정 부분 온라인 연결에 의존하며 신체가 서서히 뒷전으로 물러나는 있는 현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엉켜버린 정신과 온라인 그리고 뒤쳐진 몸의 관계를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수집하고 나아가 회화와 타 매체에 새로운 미감으로 적용시키고자 한다. ● 전통도구들을 사용한 평면회화는 나에게 육신을 통한 질문의 도구이다. 가장 원초적이고 즉흥적인 도구이자 나에게 육체성을 가장 부여하는 도구이다. 이 회화의 형식에서 작업이 기반하고 시작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온라인세계와 육체의 관계를 은유하고 있는 것과 같다.
화면 안의 사람은 특정 대상이 아닌 온라인과 실제를 오가는 나와 같은 유동적인 존재이다. 이들은 꾸준한 소통을 위해 거북목처럼 육체가 변형되기도, 네트워킹 하기 위해 식도, 기도, 그리고 온라인, 세 가지의 필수 통로를 가진 장기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사생활을 끊임 없이 공유하며 살아있음을 자신의 장기를 들추어 보여주는 행위로, 본의 아니게 나의 사생활이 새어 나가는 것이 몸을 벗어난 장기들로 표현한다. 육체성이 강하게 드러나지만 이는 내장들마저도 온라인에 소속되어 버리는 감각을 부여한다. 마치 동양의학에서 혈자리가 건강해야 몸이 순환되고 살아나는 것과 유사하게 인터넷의 연결이 원활해야 숨쉴 수 있는 육체인 것이다. 흔히 인간의 정신을 담는다는 의미를 가진 눈동자는 픽셀화되어 네모난 눈동자로 세상을 데이터로 받아 들이며, 이들은 타인과 다른 정보들에게 연결되어 숨쉬기위해 공유하고 소통한다. 이렇게 나의 회화 안에서는 평면 속 삶에서 점점 더 증강현실, 해상도의 발전으로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모호한 사람의 모습을 전통적인 신체의 의미와 디지털적인 신체의 모습을 한 신체 안에 혼합하여 중층적으로 표현한다. 이 초연결자들은 수 많은 자연적인 하이퍼 링크와 연결되어 존재하며 이 데이터는 영원하지만 육체는 언젠가 오프라인이 되는 메멘토 모리를 대상이 볼 수 없는 위치에 배치한다. ● 개인적인 경험 뿐 아니라 타인의 온라인 사회적 관계의 경험에 대한 리서치를 통해 "인터넷 차일드" 초상화 작업시리즈를 제작했다. 6개 이상의 플랫폼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는 현대인을 일 컫는 말인 초연결사람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인터뷰 하며 시작된다. 대상과의 대화를 통해 온라인과 같이 성장한 자신이 보는 초연결 삶과 경험을 공유하고 내용 중 공감했던 부분에 초점을 맞춰 작업을 진행한다. ● 회화와 병행되어 진행되는 입체작업 "모두의 사생활-사활의 충전"은 나와 타인의 사생활이 엉켜버린 편안한 존재를 제작하고자 했다. 언듯 언듯 보이는 픽셀화된 인체로 만든 솜 인형장기들과 두상들이 모여있는 집합체로 일상속 접하는 촉감과 순간적인 이미지들의 조합을 통해 피부에 닿는 초연결 사람을 묘사한다. ■ 김태연
Vol.20200415c | 태킴(김태연)展 / Tae Kim / 金泰延 / painting